권기범 『인게이지먼트』 저자 / 텍사스 A&M-커머스 대학 교수

갤럽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증가에 따른 생산성 손실이 1조 9,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 참여한 정규직 및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33%가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인다는 응답은 50%로 늘었고, 나머지 16%는 적극적으로 업무를 피한다고 응답했다. 조사결과는 업무에 전념하지 않는다는 두 부류 응답자의 생산성 손실을 달러 가치로 환산한 뒤 전체 노동 인구에 대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한국 기업들에 대입해 본다면? 참고로 한국의 직원몰입도(12%)는 미국의 직원 몰입도(35%)와 세 배 차이가 난다.  권기범 텍사스 A&M-커머스 대학 교수가 『인게이지먼트』를 집필하게 된 배경이다.  권 교수는 “당연한 이치로 구성원 몰입도는 기업 성과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키(key)”라며 “NVIDIA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게이지먼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매년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상세히 공유하는 것처럼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 늦기 전에 몰입에 몰입하라고 강조하는 권 교수와의 시간을 공유한다.

먼저 개인 소개를 해달라. 텍사스 A&M-커머스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발자취에서부터 근황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LG전자 인사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 이후 유학길에 올라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에서 인적자원개발 및 조직개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게이지먼트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다양한 리서치를 해왔는데 이러한 작업물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지난해 <인게이지먼트> 책을 내게 됐다. 현재는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인재경영 그리고 직원들의 인게이지먼트에 대해서 연구와 컨설팅,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전세계 인적자원개발 분야 최고 권위의 저널인 HRDQ 부편집장 그리고 한국경제신문 비즈니스 인사이트 코너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책을 내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을 듯하다. 더불어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는지도 같이 말해 달라. 인게이지먼트 혹은 직원몰입의 정의와 개념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과 정의가 상존하지만, 글로벌 혁신 기업에서 인게이지먼트는 리더십처럼 보통명사가 되어, 즉 별도 조작적 정의 없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학문적으로도 개념과 정의에 대해서 연구와 논의가 이미 많이 진행되었다.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국내에서의 혼선을 바로잡고자 책을 내게 됐다. 주안을 두었던 부분이라 하면, 집필 전 대상을 일반 대중으로 할지, HR담당자로 할지 고민했었다. 책의 성격상 기본적으로는 HR담당자가 메인 타깃이지만, 일반 독자들, 그러니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인게이지먼트의 개념과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상을 특정하진 않고 집필했다.

단적으로 무엇이 몰입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나. 일단 국내에서는 몰입(인게이지먼트)에 대한 개념이 아직 모호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게이지먼트를 단순히 조직 몰입으로 해석하더라도, 그 정확한 의미에 대한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이루었고, 직원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몰입해서 일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NVIDIA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한다. 이러한 보고서에는 조직이 인게이지먼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가 상세히 나와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아직 인게이지먼트에 대해 체계적인 접근이 부족하다. 심지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이벤트 중심의 접근이나 일회성 해결책에 그치고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일회성 워크숍에서 다룰 정도로 가볍게 인식하는데, 이는 문제의 원인을 깊이 있게 파악하지 않고, 표면적인 해결책에만 집중하는 방식이다. 조직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C 레벨의 리더들도 조직문화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려고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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