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HR, 상반기 결산 & 하반기 전략
지난 5월, 원티드랩은 2024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첫날인 HR Day에서는 총 24개의 세션을 통해 최신 HR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필자는 HR Day의 특별 세션에서 전체 내용을 요약해 전달하는 디브리핑 세션을 진행했으며, 덕분에 다양한 사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고성과 관리가 HR의 주요한 목표라는 점이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경제적 불확실성, 그리고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기업들은 더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요구받고 있다. 직원 만족과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 사례는 2024년 HR에서 겪고 있는 변화의 한 장면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양한 HR 트렌드가 현실화되었고, 우리는 그 영향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생성 AI 도입을 비롯한 기술적 진화, DEI의 확산, 직원 경험의 중요성 부각 등 다양한 트렌드가 HR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HR 부서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문화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4년이 절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러한 트렌드들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하반기 HR 전략 수립에 어떤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HR의 역할과 가치를 재정립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2024년 상반기 HR 트렌드를 돌아보며 우리가 배운 것들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아보자.
Keyword 1. 고성과 고몰입형 HR 제도 최근 성과관리 프로세스는 보다 빈번한 주기의 피드백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연 단위 또는 반기 단위의 성과 평가 대신, 리더와 구성원 간 정기적인 체크인을 통해 지속적인 피드백과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 권장되고 있다. 이는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인정함으로써 열린 소통과 지속적인 개선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변화를 비유하자면, 성과관리를 위해 GPS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구성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경로를 조정하며 확인하는 것이다. 성과관리를 위한 BI 솔루션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과업 목표와 일정, 진척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기 위함이다. 대시보드와 같은 시각화 도구를 통해 주요 성과 지표(KPI)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성과관리는 구성원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에도 유용하다. 빈번한 피드백 주기와 실시간 성과관리의 도입은 고성과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기적인 체크인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업무 진행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필요 시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조직 전체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피드백과 모니터링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성과관리 문화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성과관리의 중요한 요소인 평가 보상제도도 최근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업이 상대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했으며, 평가와 보상을 분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의 주요 이유는 상대평가가 지나친 내부 경쟁을 유발하고 팀워크를 저해하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억제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구성원들 간의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협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로 인해 새로운 문제점들도 발생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구성원이 비슷한 평가 등급을 받는 ‘관대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보상도 평균으로 수렴하는 ‘중앙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과 고성과 관리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해 최근에는 다시 평가와 보상을 강하게 연결시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구성원의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의 성과를 더욱 명확히 인정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MZ세대의 공정성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 역시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담스의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한 노력과 그에 따른 보상이 타인과 비교해 공정하다고 느낄 때 높은 동기부여를 갖는다. 반대로, 불공정하다고 느낄 경우 동기부여가 저하되고 생산성이 감소한다.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는 기업이 평가와 보상을 공정하게 설계하여 구성원들의 기여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적절히 보상하는 것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평가 등급을 세분화해 저성과자를 더 명확히 드러내고 변별력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성과관리의 변별력을 높이고 보다 정확한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보상제도도 변화하고 있다. 토스에서는 구성원이 6개월 단위로 보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이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 철학에 기초하여 상시적이고 개인화된 보상 패키지로 변해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이 평가 보상제도의 변화는 고성과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조직 내 협력과 개인의 성과를 모두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들이 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성과관리 문화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Keyword 2. Data driven HR에 Gen AI까지 2024년 상반기 HR 트렌드 중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는 생성 AI와 데이터 기반 HR의 가속화이다. 생성 AI는 채용 과정에서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AI 기반 채용 플랫폼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적합한 후보를 신속하게 선별하고, 편향 없는 평가를 제공한다. 이는 이력서 스크리닝, 초기 인터뷰 진행, 후보자 적합성 평가 등을 포함해 채용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더 나은 인재 매칭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원티드랩은 생성 AI를 활용한 면접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원자가 면접 준비를 할 때 AI가 모의 면접을 진행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여 지원자가 실제 면접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지원자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면접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 HRD 분야에서도 생성 AI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AI 기반 학습 플랫폼은 각 직원의 학습 스타일, 경력 목표, 현재 기술 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효과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고, 기업은 인재 개발을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직원의 스킬을 중심으로 인적 자원을 관리하고 개발하는 접근 방식인 Skill-based HR은 AI의 활용성이 높은 분야이다. Eightfold는 AI를 활용하여 직원의 스킬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경력 경로를 제안하고, 내부 인재 시장을 통해 프로젝트나 새로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매칭한다. Fuel50과 Gloat 역시 인재 관리 및 경력 개발에 AI 기술을 접목해 개개인의 성장 플랜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HR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는 것에 있다. 직원 이직률 예측, 성과 분석, 조직 문화 진단 등에 데이터 분석이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HR 부서는 선제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고, 직원 개개인에게 더 효과적인 HR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erceptyx의 People Insights Platform은 AI를 통해 직원 설문 데이터를 분석하고, Atlas Copilot은 HR 콘텐츠를 기반으로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Coach Hub의 AIMY는 AI 코칭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자가 필요한 조언을 받을 수 있게 했고, Beamery의 TalentGPT는 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매칭과 제안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Visier의 Vee는 피플 애널리틱스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AI와 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한 대규모 금융 서비스 회사에서 AI를 사용해 직원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생성하는 것이 직원의 업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AI가 작성한 피드백임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AI의 피드백은 사람이 주는 피드백과 비교해 직원의 업무 성과를 12.9%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AI가 사람인 관리자보다 더 폭넓고 깊이 있는 고품질의 피드백을 제공해 결과적으로 직원의 학습과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피드백의 주체가 AI임을 밝힌 경우, 사람 관리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직원보다 AI관리자의 피드백을 받은 직원의 평균 성과가 5.4% 낮다는 부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AI의 피드백이 실제로는 더 고품질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AI의 피드백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이다. 생성 AI와 데이터 기반 HR의 가속화는 HR 프로세스를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HR의 전략적 역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HR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구성원의 수용도를 높이고 개인정보와 윤리적 고려사항을 균형 있게 다루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Keyword 3. HR은 비즈니스 파트너, 리더는 HR 파트너로 HRBP(HR Business Partner)는 인사 관리와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직무이다. HRBP는 각 사업부의 HR 파트너로서 인재 채용, 인사 운영, 직원 개발 등 HR 영역 전반을 관리하며, 사업 계획과 재정 상황을 고려하여 중장기 인사 계획을 수립한다. 한편으로는 구성원 개개인의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HRBP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으로 인해 HR의 전략적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HRBP 직무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HRBP를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HRBP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업 도메인에 특화된 HR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HRBP가 전략적 역할에 충실할 때 구성원들의 성과 창출을 지원하고 회사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다. 머서(Merc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HRBP의 전략적 역할이 조직의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HRBP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업 리더 역시 HR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HR CoE가 단일한 기준으로 운영하던 인사제도를 해체하고, 사업 도메인에 따른 유연한 HR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HR의 권한과 기능을 현업 리더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현업 리더가 HR의 책임을 가지고 HR 파트너로 변모할 때, 전략적 의사결정을 자연스럽게 지원할 수 있다. 조직개발 차원에서는 기업문화보다 팀 문화가 중요해지면서 회사와 구성원 사이의 연결자로서 리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경영진이나 HR에서 진행해 왔던 비전이나 전략 공유의 역할이 현업 리더로 무게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회사가 가야 할 방향, 지켜야 할 가치, 핵심 전략과 추진 과제에 대해 리더가 더 잘 설명하고 자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HRBP는 CEO-리더-구성원 사이의 연결자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의 약한 고리를 감지하고 이를 보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HRBP는 리더가 조직문화 전파와 성과관리, 인재 밀도 관리를 잘하도록 지원하고, 리더가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때, 비로소 HRBP는 리더의 신뢰받는 조언자로 조직 전체의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