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소환하고 일터가 답하다, 지금은 AI*HR 시대

HR에서의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HR 분야는 신기술, 특히 인공지능(AI)의 도입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AI는 머신러닝, 딥러닝, 생성 AI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 중 생성 AI는 2022년 ChatGPT 출시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들은 비즈니스, 헬스케어, 감정 인식,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HR 역시 AI의 혁신에 의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HR 분야에서는 아직 더 많은 시도와 발전이 필요하다.
SHRM이 지난 2월 미국 전역에서 2,366명의 HR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2024 Talent Trends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1/4이 HR 활동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으며, AI 도입 비율은 202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직원 수가 5,000명 이상인 대기업에서 AI 활용이 두드러진다. 설문에 응답한 HR 전문가의 절반 가까이는 AI 적용의 우선순위가 지난 1년 동안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대부분의 HR 담당자는 AI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60% 이상의 응답자가 AI를 조직 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56%는 AI가 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용 프로세스의 변화
AI가 HR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영역은 채용(64%), 학습 및 개발(43%), 성과관리(25%) 순이다. 특히 채용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HR 전문가 중 65%는 직무 설명서 작성에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42%는 채용 공고를 맞춤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약 33%의 전문가들은 지원자 이력서를 검토하거나 선별하고,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와 소통하며, 지원자 검색을 자동화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AI 도입 덕분에 HR 담당자들은 시간 절약과 효율성 증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최고의 후보자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채용 비용 역시 절감되고 있다.
AI는 방대한 이력서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를 통해 채용 과정이 크게 간소화되고 있다. 또한 AI는 필요한 스킬과 자격을 갖춘 후보자를 신속하게 식별하여 채용 과정의 속도를 높이고, 자동화로 절감된 시간을 활용해 후보자와의 개인화된 상호 작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식은 채용 담당자가 후보자와 더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직무 기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상세한 직무 설명은 해당 직무에 필요한 핵심 스킬과 자격을 강조하여, 잠재적인 후보자가 직무의 요구 사항을 명확히 이해하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모의 인터뷰와 같은 도구를 통해 후보자가 평가 프로세스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원티드랩에서 제공하는 ChatGPT를 활용한 활용한 ‘AI 면접코칭’ 서비스
채용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특정 역할에 가장 적합한 이상적인 후보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AI는 과거 채용 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와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미래 채용 수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후보자의 자격과 경험을 분석하여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HR 담당자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채용 담당자는 후보자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회사의 문화 및 목표와의 적합성까지 고려한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스킬 기반의 조직으로의 전환
최근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인해 HR의 전통적인 직무 기반 체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직무는 산업화 시대부터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체계로, 기계적 순서에 맞춰 업무를 배치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역할을 세분화한 개념이다. 그러나 현대의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고정된 직무 체계가 더 이상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임원의 19%와 근로자의 23%만이 현재의 직무 기반 체계를 통해 그들의 업무가 잘 조직되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직무 기반 체계가 더 이상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많은 조직이 고정된 직무 역할을 넘어 스킬 기반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22년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스킬 기반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63%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스킬 기반 조직은 직원들의 스킬을 분석하고 분류한 후, 각 직원이 가진 스킬에 맞춰 적합한 업무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특정 직무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스킬이 최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스킬 기반 조직을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23년 머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HR 리더 중 약 45%만이 조직의 일부에서 스킬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3분의 2는 직원들의 상세한 스킬 셋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AI는 직원의 스킬과 역량, 관심사를 분석하여 조직 내에서 잠재적인 경력 경로를 제안하고, 현재와 미래의 스킬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AI는 직원의 경험과 성과를 기반으로 스킬을 자동으로 태그 지정해 지속적으로 스킬 인벤토리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교육 계획을 강화하고, 직원들이 현재와 미래의 역할에서 필요한 스킬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는 인재 확보부터 스킬 분류, 그리고 스킬과 업무의 매칭까지 조직의 인적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Gloat와 Fuel50 같은 HR테크 회사들은 다양한 평가 모델을 통해 스킬을 평가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며, AI를 활용해 직원 맞춤형 성장 플랜을 제공하고 리스킬링 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해 스킬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성과관리와 AI의 역할
성과관리는 기업의 성장과 직원 육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HR 프로세스다. 그러나 기존의 성과관리 방식은 여전히 1954년 피터 드러커가 제안한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모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전통적인 방식은 직원들이 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 방식은 기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성과 평가에서 부정확성과 편견을 초래할 수 있으며, 업무와 무관한 기준으로 인해 평가의 공정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AI를 성과관리에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AI는 다양한 데이터 원천을 활용하여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이해관계자의 피드백, 평가 대상자가 참여한 프로젝트의 결과, 업무 습관, 의사소통 패턴 등을 분석하여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과 평가 과정이 간소화되며, 실시간 피드백과 코칭 제공이 가능해진다. AI는 데이터 기반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 편견을 줄이고, 조직 내에서 지속적인 학습 및 성장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2024 Talent Trends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조직의 다수는 성과에 대한 대화와 향후 단계를 촉진하는 데 AI를 사용하고 있다. 57%의 조직은 AI를 통해 관리자가 직원에게 더 포괄적이고 실행 가능한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돕고 있으며, 46%는 AI를 활용해 조직의 목표 설정을 지원받고 있다. 

HR에서의 AI 도입,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HR 분야에서 AI의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HR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AI의 가장 두드러진 효과는 업무자동화이다. AI는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HR 담당자가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이로 인해 HR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한편 업무 자동화는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 자동화된 작업이 직원들에게 ‘무의미한’ 시간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효율성 극대화와 인간적 요소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AI 도입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 편향 가능성, 도입 비용과 같은 다양한 이슈를 동반할 수 있다.
HR 데이터 활용은 AI 도입의 핵심 영역이다. AI는 직무 성과, 이직 가능성을 예측하는 등 HR 담당자가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AI는 여러 데이터를 빠르게 스캔해 적합한 후보자를 검색하고 개인과 조직 간의 적합성을 평가한다. 그러나 HR 데이터 활용에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와 데이터 공유에 대한 직원들의 저항이라는 한계가 있다. AI가 의사 결정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일부 기업은 AI 도입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작업 환경 재설계도 AI 도입과 함께 변화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AI는 학습 및 개발 과정에서 작업의 형태와 내용을 변화시켜 직원들이 더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채용 과정에서도 AI는 구인 제안 수락률을 높이고, 조직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한다. 하지만 기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도 있으며, 특히 연령대가 높은 직원들에게는 재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지속적인 학습을 촉진하는 교육시스템과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꺼리는 이유는 AI 도구에 대한 지식 부족과 AI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 부족이다. 많은 HR 담당자가 AI 도구가 복잡하고 기술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AI가 HR 프로세스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AI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이 투명하지 않아 AI가 편향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 불신이 존재한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도구로, 올바르게 활용되면 인간의 편견을 줄이고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I의 작동 원리와 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HR 담당자가 AI와 협력해 판단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AI가 인간적 상호작용을 제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HR 담당자는 AI가 직원과 관리자의 관계에서 인간적 연결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AI는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HR담당자들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AI는 이력서 검토 작업을 자동화해 HR 담당자가 후보자와의 깊이 있는 면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한다. AI는 인간적 상호작용을 대체하기보다는 이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AI 도입의 기대치를 적절히 관리하고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이다. AI는 HR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지만, 모든 문제를 즉시 해결할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충분한 양질의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으면 기대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으며, AI 도구는 조직의 요구와 문화에 맞게 조정되고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AI 기능을 실현하려 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성과를 평가하면서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HR에서 AI 도입의 목표는 기술이 모든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AI가 협력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HR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AI의 기능을 확장하고, 기술과 인간의 상호 보완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AI 도입 성공의 핵심이다.
AI 도입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과 동시에 점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AI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빠르게 도입해 실전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기술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AI 도입의 성공을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더 큰 성과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HR 영역에서의 AI의 적용은 단순히 HR만의 과제가 아니다. 전체 구성원의 AI 리터러시(AI Literacy)를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AI를 HR에 빠르게 적용하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AI와 상호작용하고 그 기술에 익숙해질 수 있다. 이는 AI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높이며, 기업의 전체적인 비즈니스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AI 리터러시가 높아지면, 직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더 잘 받아들이고 회사의 디지털 전환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AI 도입은 HR만의 과제가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글_윤명훈 원티드랩 Chief of Sta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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