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저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히는 애플을 다룬 책은 그 명성만큼이나 차고 넘친다.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이나 애플의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은 애플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쓴 것들로, 실제 애플의 속살을 다루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애플에서 4년 동안 일한 개발자가 들려주는 실제 애플 이야기,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스티브 잡스의 유산과 같은 애플의 경영문화부터 성과를 내면서도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는 법, 의미 있는 회의를 진행하는 법, 그리고 복잡한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 등 애플이 왜 포춘지 선정, 17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박지수 저자의 목소리로 확인해보자.

 

먼저 개인 소개를 해달라.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소자 공정개발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분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공부를 마치고 2010년부터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메타(페이스북)에서 증강현실 하드웨어 개발팀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메타로 옮기기 전 애플에서 4년간 근무하며 애플의 독특한 경영문화를 비롯하여 성과를 내면서도 좋은 팀워크 유지법, 의미있는 회의 진행법, 복잡한 일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법 등 일류들이 일하는 방식을 경험했다. 천재들이 모인다는 실리콘밸리에서 평범한 엔지니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책을 내게 된 계기는. 스티브 잡스와 더불어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애플은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아이폰을 기반으로, 주식 시가 총액이 삼성전자의 여덟 배에 달하는 실리콘밸리의 공룡이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이미 10년이 넘었지만, 그와 애플을 다룬 책이 여전히 출간되고, 많은 이들이 여전히 잡스의 경영철학과 애플의 일하는 방식을 궁금해한다. 나 역시 애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이런 문화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증을 갖고 여러 책을 읽어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 애플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외부인이 쓴 것으로, 애플의 경영철학이나 업무처리에 대한 실제적인 내용은 부족했고,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물론 애플의 엄격한 비밀주의 문화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애플에서 작접 일한 사람이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과 애플의 일하는 방식을 소개해준다면 더 큰 가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 자신이 속한 조직을 일류로 만들고 싶은 리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  애플에서 배운 ‘단순하게 일하는 방식’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단순함이 궁극적인 정교함이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1977년 출시된 애플 Ⅱ컴퓨터의 팜플렛 상단에 적혀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용문구이다. 애플이 추구하는 단순함은 기능의 복잡성을 무시하거나 시각적인 스타일을 단순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제품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깊이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본질에서 벗어난 불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사용자가 제품을 완전히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만든다. 즉,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기능을 정교하게 단순화하는 것이 애플이 말하는 진정한 세련된 단순함이다. ‘단순하게 일하는 방식’은 거리낌 없는 질문과 논쟁을 통해 복잡한 업무나 의사 결정이 단순화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업무담당자 간의 다양한 의견이 여과없이 충돌하고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애플의 기업문화이다. 누구든 마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경쟁하듯 상대의 빈틈을 찾아 거리낌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때 업무 담당자는 어떤 날카로운 질문에도 논리적으로 완벽한 답을 할 수 있어야 전문가로 평가받게 된다. 이런 업무담당자들 간의 질문과 논쟁을 통해 복잡하게 보였던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게 되고, 그 본질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도출된 해답을 디렉터나 부사장에게 원 페이저로 보고한다. 마치 투박하고 뾰족한 돌이 부드럽고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과정과 같다. 애플에서는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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