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HR 결산 & 2025 미리보기

2024년 채용 시장, 지속되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2024년 채용 시장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며 꾸준히 진화해 왔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기술 발전, 이에 따른 경영 전략의 기민한 대응 속에서 기업들은 전통적인 채용 방식을 넘어 계속해서 변화하고 혁신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특히 수시 및 상시 채용의 확대, AI 기반 채용 프로세스 강화, 컬처핏(Culture-fit) 중심의 채용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수시 및 상시 채용 확대
2024년에도 채용 시장에서 가속화된 변화는 수시 및 상시 채용의 확대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기 공채 비율은 2019년 39.9%에서 2023년 35.8%로 감소한 반면, 수시채용 비율은 45.6%에서 48.3%로 증가했다. 기존에도 수시 및 상시 채용을 중심으로 진행해온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전통적으로 공채를 실시해오던 대기업마저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인재 수요에 따라 수시 및 상시 채용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 기반 채용 프로세스 강화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AI를 활용한 채용 프로세스의 강화도 한 해 동안 주목받은 채용 트렌드였다. 지원자 모집 단계에서의 인재풀 관리, 이력서 검토 및 분류, 선발 단계에서의 평가 도구, 지원자 관리 등에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AI 기술은 채용 과정의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들을 자동화하며, 채용담당자의 소모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다 전략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또한 AI는 채용과 관련한 데이터 활용 및 분석에도 도움을 주어 데이터 기반의 채용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컬처핏(Culture-fit) 중심 채용
2024년 채용 시장에서는 ‘컬처핏’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조직 내 세대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협업과 팀워크를 통한 조직 성과 창출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은 다양한 개인 중에서 조직문화에 잘 맞는 사람을 채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지원자의 가치관,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조직 내에서의 성장 가능성 등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는지를 검증하는 컬처핏 채용이 중요해졌다.

2025년, 채용 패러다임 변화와 채용 전략
경영 환경의 빠른 변화에 맞춰 채용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채용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는, 채용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채용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 및 상시 채용의 가속화, AI를 필두로 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재에 대한 관점의 변화 등 전통적인 접근 방식에서 새로운 방향으로의 채용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인재 영입, 개별화된 채용 프로세스, AI 확대에 따른 채용담당자의 역할 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인재 영입
지금까지 채용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의 목적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래의 성장과 변화에 적응하며 대비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며, 채용의 방식과 전략 또한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채용(Recruitment) 보다는 영입(Acquisition)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기업들은 잠재 지원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기업의 미래 조직 역량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인재는 누구인지, 특히 미래에 요구되는 스킬셋(Skill-set)을 갖춘 인재를 정의하고 발굴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을 통해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략에 적합한 인재를 선제적으로 찾고,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후보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너처링(Nurturing)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즉, TRM(Talent Relationship Management, 후보자 관계 관리) 전략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만날 기회를 확보하고 영입하기 위해서는 인재풀(Pipeline)을 구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싱을 통해 수집한 인재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채용 프로세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재풀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협력하며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직무보다는 스킬(Skill) 중심의 채용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리더십 등과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갖춘 인재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내부 구성원의 스킬셋을 파악하고, 조직 내에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내부 인재 육성도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략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채용 브랜딩도 매우 중요하다. 영입의 시대에서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지원자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도 자신의 가치관, 지향하는 방향과 목적에 맞는 기업을 선택한다. 채용 브랜딩을 위해서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를 잘 도출하고, 차별화된 채용 브랜딩 키워드와 메시지를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 문화, 커리어 성장, 인재상 등을 꾸준하고 일관되게 전달해야 한다. 기업은 효과적인 채용 브랜딩을 통해 잠재 지원자들에게 ‘일하고 싶은 회사, 지원하고 싶은 회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공적인 인재 영입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개별화된 채용 프로세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는 고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채용에 있어서도 지원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채용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지원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개별화된 채용 프로세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지원자 경험이 성공적인 채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며, 더 나은 지원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자 맞춤형 채용 프로세스는 채용의 뉴노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 프로세스에서의 개별화 접근은 지원자 맞춤형 면접 전형 설계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채용 프로세스는 지원자 서류 접수 → 서류 평가 → 1~2차 면접 전형 → 합격자 발표로 이어지는 것이 소위 국룰이다. 이는 단계별 채용 전형에 따른 프로세스로, 주로 기업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 이제는 채용이 아닌 영입의 관점에서 전형 단계들이 기존의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바꾸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직무 특성과 지원자 상황에 따라 면접 순서와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차, 2차 순서대로 이어지던 면접 전형을 지원자의 일정을 고려하여 하루에 모두 진행하거나, 순서를 바꾸어 진행하기도 하고, 현재 직장에 재직 중인 경력직 지원자를 위해 면접 시간도 퇴근시간 이후 또는 주말에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일할 팀원이 면접에 참여하여 동료로서의 협업 스타일과 적합성을 평가하고, 세대, 성별, 직무 등 다양한 배경의 면접관이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지원자를 검증할 수도 있다. 유연하게 조정된 맞춤형 프로세스는 기업 입장에서 미래의 조직 역량에 기여할 지원자의 잠재력을 다각도로 평가하는데 도움을 주고, 지원자에게는 불편함을 줄이고 의미 있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다.
개별화된 채용 프로세스는 지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실시간으로 채용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세심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면접 후에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커뮤니케이션의 투명함을 높이고 지원자와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채용 전형을 마친 후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지원자의 만족도와 피드백을 조사하여 지원자 경험을 고려한 채용 프로세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AI 확대와 채용담당자의 역할 변화
AI가 채용 전반에 걸쳐 확대됨에 따라 채용담당자의 역할도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채용담당자가 지원서 검토, 지원자 관리, 면접일정 조율 등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면, AI 기술이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들을 자동화하면서 채용담당자는 보다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채용담당자는 HRBP(HR Business Partner) 역할에 집중하고, 조직의 성장과 혁신에 기여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강조된다.
 앞으로 채용담당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데이터 분석 역량이 강조될 것이다. 채용담당자는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하여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 영입 전략을 수립하는데 주력해야 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HR Analytics를 고도화하여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와 함께 AI가 처리하기 어려운 정성적 영역에 대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지원자의 가치관, 동기, 조직문화 적합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 기법과 스킬을 강화하고, AI 도구를 활용하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검증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자와의 휴먼 터치(Human touch)를 통해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채용 브랜딩을 강화하는 전략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서는 현업 부서와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사팀과 채용담당자가 주도하던 채용에서 현업의 하이어링 매니저(Hiring Manager)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채용이 되어야 한다. 하이어링 매니저는 직무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고, 후보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할 수 있으며, 명확한 목표와 기준을 바탕으로 채용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채용담당자는 기업이 직면한 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업 프로젝트로서 채용을 바라보고, 채용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채용의 성과를 책임지고 만들어 나가는 역할로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

2025년은 채용 시장이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며,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해가 될 것이다. 채용 시장의 변화 속에서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 기업은 단기적인 필요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개별화된 맞춤형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지원자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채용담당자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채용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과 성장에 기여하며, 지원자들에게는 더 나은 채용 경험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채용 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모든 기업과 채용담당자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도전하고 혁신하며 성장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민호 (주)두들린 HR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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