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RACTICE]

2005년 파산 보호 신청이라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극복한 델타항공은 현재 미국 항공업계 시가총액 1위이자, 최고의 신뢰도와 수익성을 자랑하는 항공사로 재도약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델타항공만의 차별화된 인재경영이 있다. 직장 리뷰 플랫폼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직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2점을 기록했으며, 에드 바스티안 CEO의 직원 지지율은 87%에 달한다. 2024년 최고의 직장 순위에서는 전체 13위, 항공사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뛰어난 직원 및 고객 만족 경영으로 유명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직원 만족도 4.1점과 CEO 지지율 69%를 앞선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부 노동 시장의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조직 내 리스킬링과 업스킬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의 발전이 더해져, 즉 조직의 경쟁 우위를 좌우하는 필요 스킬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스킬 기반 조직(Skills-based organization)이 HR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스킬 퍼스트(Skills-First)’라는 기치 아래 스킬 기반의 인재 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직무 관련 전문성과 업무 경험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채용 및 인재 개발 전략을 혁신한 것으로, 여기서는 델타항공의 스킬 퍼스트 전략이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스킬 기반 조직으로의 전환, 델타항공의 담대한 도전 델타항공이 스킬 기반 조직으로 전환한 것은 2020년 12월, 에드 바스티안 CEO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그는 구성원들의 새로운 삶과 경력 기회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을 없애고, 현장 직원들의 공정한 경력 개발과 보상을 위해 스킬 퍼스트 전략을 선언했다.  스킬 퍼스트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델타항공은 전사적인 스킬 분류 체계를 모델링하여, 이를 HR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연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 스킬을 이해하고, 현재 인재 풀의 스킬 수준과 요구되는 수준 간의 격차를 전사적 관점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10만명의 직원들이 각 부서에 특화된 업무에 매진하던 상황에서, 전사적 관점의 스킬 개발 필요성에 대해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었다. 특히 2020년 말은 팬데믹으로 인한 보건 규제와 항공 이용객의 급격한 변동으로 항공산업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인재 이탈이 본격화되던 시기였다. 노동 공급 부족으로 신규 인재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조직 역량 유지를 위해 내부 인재들에게 명확한 경력 개발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해졌지만, 팬데믹으로 이미 업무 부담이 가중된 구성원들에게 추가적인 스킬 개발을 요구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

변화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델타항공은 직원들이 새로운 스킬 기반 접근 방식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별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최고 경영진을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스킬 기반 HR 시스템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하고 조직 내 지지를 확보했다. 전사적 커뮤니케이션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첫 단계에서는 리더십 회의체를 통해, 조직 책임자, 채용 및 학습과 개발 담당자, HR 임원들이 스킬 퍼스트의 원칙을 조직 운영 전반과 모든 인사 관련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가이드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에 어떻게 기여할지를 보여주는 영상과 다양한 자료를 제작해 전사적으로 공유했다. 이는 구성원들이 “이 변화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What’s in it for me)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도왔다. 특히, 성과 평가 세션에서 리더들이 급여와 경력 성장에 대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리더의 지원 아래 전문성을 개발하며 새로운 직무에 도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스킬 중심의 채용 혁신 델타항공의 스킬 퍼스트 전략은 채용 과정에서 전통적인 학위 요건보다 실질적인 스킬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본격화되었다. 일부 직무에서는 학부 이상의 학력이 요구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실무 경험을 통해 습득한 스킬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뒷받침된 결정이었다. 이러한 방침은 학위가 없는 지원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인재 풀을 넓혔다. 실제로 2023년 델타항공의 외부 채용 중 82%는 학위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모든 채용 담당자와 면접관을 대상으로 스킬 중심 채용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자들을 위한 스킬 기반 코칭 가이드를 제공했다. 또한 내부 인재를 스킬로 검색할 수 있는 탤런트 마켓플레이스(Talent marketplace) 개념의 경력 프로필 시스템을 구축하여, 필요한 스킬을 보유한 내부 후보자를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자신의 스킬을 개발하고 성장할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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