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의 생각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안달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그런 회사에 다니고 싶었다. 또 마땅히 인사담당자로서 그런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엔 월요일이 기다려졌다. 집이 멀어 출퇴근 시간에 서너 시간이 걸렸지만 결코 힘들지 않았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 일처럼 느껴져 휴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의 경조사를 챙겼다. Work & Life Balance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없다.

최근의 생각 “‘출근하고 싶어 환장한 회사’는 너무 높은 목표 아닙니까? 일단 ‘출근하기 싫지 않은 회사’를 만들어 봅시다.” 회장님 주문이다. 사십 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출근하기 싫지 않은 회사’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무임승차자들까지 출근하기 싫지 않은 회사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그래서 바꾸기로 했다. ‘모두가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가 아니라 ‘인재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로.  많은 이들이 착각한다. 모든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HR의 목표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건 틀렸다. 인재들이 몰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HR의 본질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 한다. 그 본능을 거슬러 몰입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HR의 진짜 역할이다.

조직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은 누구일까? 흔히 조직 내 직원을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일을 탁월하게 잘하는 A그룹(10% 내외), 보통으로 일하는 B그룹(70~80% 내외), 그리고 일을 잘 못하는 C그룹(10% 내외)이다. 이 세 그룹 중에서 조직의 성패를 결정짓는 건 어디일까? 조직의 운명은 가장 많은 인원이 속한 B그룹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달려 있다. B그룹이 A그룹을 바라보느냐, C그룹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결정된다. 만약 A, B, C 그룹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먼저, A그룹은 조직에 대한 실망감으로 퇴사하거나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B그룹이 A가 아니라 C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B그룹이 C를 본다는 것은 조직의 중심축이 성과가 낮은 방향으로 기운다는 뜻이다. 그 결과, 조직 전체의 성과와 분위기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명확하다. A그룹을 제대로 대우하고 그들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B그룹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A그룹으로 향하게 된다. B그룹의 대부분이 A그룹의 방식과 문화를 따르게 되면서 조직의 성과가 향상된다. 이것이 바로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 이른바 ‘탤런트 매니지먼트’가 주목받는 이유다. A그룹을 만족시키는 것이 곧 B그룹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인사담당자들에게 묻고 싶다. 귀사는 지금 누구를 위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있는가? 단순히 ‘출근하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 ‘누가 출근하고 싶어 하는 회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조직의 인재들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할 때, B그룹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A그룹으로 향한다. 그 순간, 조직의 성장은 시작된다. 

글_백진기 한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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