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경영 실적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선봉장 블랙록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평가받는 블랙록(BlackRock)은 1999년 10월 1일 상장(IPO) 이후 2023년 12월 31일까지 약 9,097%의 누적 총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S&P 500 지수의 총수익률이 487%, 그리고 S&P 500 Financials 지수의 총수익률이 258% 수준임을 감안하면, 블랙록의 성과는 업계와 비교해도 현저한 우위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포함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 기조를 전 세계로 전파하는 데 기여한 선도 기업이다.  CEO이자 공동창업자인 래리 핑크(Larry Fink)가 매년 발표하는 연례 서한(CEO Letter)은 전 세계 기업과 경영에 커다란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블랙록의 독특함은 자본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주도하면서도,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기업이 가져야 할 ‘미션(Mission)·비전(Vision)·핵심가치(Core Values)’를 중시하며 일관성 있는 경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왔다는 점이다. 이 글은 블랙록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는지, 그 중심에서 래리 핑크가 강조한 가치관 경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블랙록의 투자 철학, 정교한 위험관리와 장기투자 블랙록은 1988년 설립되었으며,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팀이 채권 관련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운용 시 위험관리를 혁신적으로 수행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시작했다. 래리 핑크는 첫 직장인 퍼스트 보스톤(First Boston)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하던 시절(1976~1982)부터 채권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리스크 관리 기법을 연구해 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정교한 위험관리와 장기적 시각”이 자산운용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블랙록을 창립했다.  블랙록은 설립 후 30여 년간 꾸준히 외연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을 선도해 왔다. 2018년 운용자산(AUM) 약 8조 달러, 2019년 약 9조 달러로 급상승하였으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변동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과정에서도 블랙록은 자산운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23년 운용자산(AUM) 10조 달러(한화 1경 4700조 원)를 돌파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178.6억 달러, 영업이익 62.7억 달러, 직원 수 19,800명이다. 블랙록의 주요 고객은 전 세계 연기금, 보험사, 은행, 정부기관, 재단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이며, 동시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도 폭넓은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블랙록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위기 대응 자문, 부실자산 구조조정 지원 등을 맡으면서 ‘금융 생태계에서의 조정자’ 역할을 자임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의 부실 자산 정리 과정에서 중요한 자문 역할을 수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CEO 래리 핑크 이야기 1954년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래리 핑크는 1976년 퍼스트 보스톤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근무하며 월가에 발을 디뎠다. 이 시기 그는 채권시장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며 유능한 인물로 이름을 알렸지만, 1986년 대규모 손실 사건을 겪으면서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이 경험은 이후 블랙록 설립(1988)과 운영 철학 확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988년 블랙록을 공동 창립한 이후, 1990년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30년이 넘도록 그가 강조해 온 가치는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단기 시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업의 내재 가치와 시장 변화의 큰 흐름을 통찰하여 장기 수익 극대화를 추구 2) 위험관리와 투명성: ALADDIN 같은 시스템을 통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소통 3) ESG(환경·사회·거버넌스)의 통합: 매년 발표하는 CEO 서한을 통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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