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보이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 존 C. 맥스웰 (John C. Maxwell)

어항 효과(fishbowl effect)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항 속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당신이 하는 모든 결정, 말투, 심지어 회의에서 반응하는 태도까지 눈에 띈다. 당신이 좋아하든 원하지 않든, 사람들은 지켜보고, 해석하고, 의견을 형성한다. 리더의 움직임은 다른 사람의 눈에 확대되어 보이고, 작은 표정이나 행동도 때로는 큰 파문을 일으킨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본연의 의도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항 속의 물고기가 만들어내는 파문처럼, 리더의 행동과 결정은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어항 효과(fishbowl effect)’라고 한다. 무심코 한 말이나 좌절의 순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반대로, 단순한 공감이나 칭찬, 인정의 행동은 신뢰와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리더십은 이러한 파급 효과를 이해하고 활용하여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있다.
리더에게는 어항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타인의 관찰과 감시는 압박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내가 지금 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판단하고 있는 걸까? 그런 압박감은 스트레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심지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꺼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관심에 힘을 얻는 대신, 관심에 갇힌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항 속에 있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눈을 통해 자신을 기꺼이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관찰된다는 것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리더에게 있어 관찰은 성장의 기회다”라고 했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자기 인식을 더 잘하게 된다. 때로는 이러한 인식이 좋을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상황에 주의 깊게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상사, 동료, 구성원들의 관심이 당신을 더욱 집중하게 하고, 세련되게 만들 수 있다. 당신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더욱 자신감 있고 유능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다면진단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인식을 위한 반사 도구, 다면진단
우리 모두에게는 사각지대가 있다. 당신은 스스로를 접근하기 쉽고 협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팀에서는 당신을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당신은 결단력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독단적이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다면진단은 리더에게 이러한 격차(gap)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손가락질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고 의도와 영향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언제나 인식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은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라고 경험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인식(self-awareness)이 매우 중요하다. 어항 속의 금붕어가 반사 없이는 주변 유리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리더는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반사의 도구가 필요하다. 다면진단은 반사 역할을 하며 리더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는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리더십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보여준다. 이 과정은 불편할 수 있지만,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단계이다.
다면진단은 리더에게 등급이나 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거울을 들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당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말하는 것이다. 리더는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상사, 동료, 구성원으로부터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투명성은 양날의 검이다. 리더의 행동이 의도한 것과 다르게 해석되거나 자신의 스타일이 자신이 믿었던 것만큼 효과적이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선물이 될 수 있다. 어항 속의 리더는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진정성에 대한 문도 열어준다. 투명하게 보이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포용하는 리더에게는 신뢰와 공감을 구축할 기회가 된다. 취약성을 보이고,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결코 리더십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의 겸손을 보여준다. 리더의 겸손은 곧 강력한 리더십을 만든다.
어항 속의 리더는 부인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 금붕어가 생존을 위해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리더는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신뢰와 존경이 필요하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이 조직의 분위기를 결정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리더가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충동적으로 또는 방어적으로 행동하면 두려움이나 불확실성이 파급될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에 접근해야 한다. 

어항 효과를 강점으로 바꾸는 방법
리더가 어항 효과를 수용할 수 있다면 이를 스트레스가 아닌 힘의 원천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어항 속의 금붕어로 사는 리더들이 어떻게 하면 어항 효과를 수용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개방성, 적응성, 일관성이라는 세 가지 주요 원칙에 있다.

1. 개방성: 어항을 벽이 아닌 창문으로 만들기
어항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투명성을 수용하는 것이다. 닫힌 문 뒤에 숨어 있거나 피드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리더는 종종 자신과 팀 사이에 거리를 두게 된다. 대신, 어항을 사람들이 당신의 가치, 사고 과정, 심지어 당신의 취약점까지 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자. 취약점을 공유하고, 실수를 인정하자. 그리고 피드백을 요청하자. 리더의 개방성은 구성원에게 겸손과 배려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신뢰를 강화한다.
2. 적응성: 조류에 맞춰 수영하는 법 배우기
어항 속의 리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족관과 같다. 적응을 거부하는 리더는 정체되고 뒤처질 위험이 있다. 적응성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기꺼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답을 갖고 있는 리더는 없으며 최고의 아이디어는 집단 지성을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의사소통 스타일이 너무 형식적이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는 피드백을 받은 리더를 생각해 보자. 좀 더 캐주얼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면 팀과의 유대 관계가 더 강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피드백의 흐름에 따라 헤엄치면 더욱 적응성이 높아진다.
3. 일관성: 예측 가능성을 통해 신뢰 구축
적응성 못지않게 일관성도 중요하다. 리더가 어느 날 공감하고 다음 날 무시한다면 팀원들은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며, 불확실성은 불신과 불편함을 낳는다.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고집스럽고 완고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원칙과 가치에 충실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의사결정에 다른 사람을 참여시켜 이를 직접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성원의 성장을 우선시한다면 원온원(1-on-1)을 새롭게 도입해서 구성원과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삶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기꺼이 보려고 하는 것이다. 다면진단은 리더의 맹점을 보여준다. 리더는 자신의 맹점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수용하고, 성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위대한 리더는 어항 속에서 투명성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사람들이다. 리더십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다. 배우고, 적응하고, 성장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어항 속의 금붕어를 바라보는 많은 시선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자. 이를 성찰하고, 연결하고, 의도적으로 변화하는 기회로 활용하자. 결국 최고의 리더는 어항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안에서 빛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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