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Analytics, HR부서만의 이슈는 아니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떠들썩했던 2016년 이래 AI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ChatGPT의 출시와 함께 AI는 미래가 아닌 현실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 “로봇이 사람의 업무를 얼마나 대체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답변으로 생산현장 및 단순노무직이 주로 거론되어 왔으나, 고도의 사고와 논리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AI는 상대적으로 고학력/고임금 직무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행의 2023년 연구결과1)에 따르면, AI는 기존의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보다 ‘상대적으로 학력 및 임금수준이 높은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며, 그러한 직무의 특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의 효율화가 적합한 직무’로 국내 전체 취업자 중 341만 명이 대상자라고 한다. HR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국내외 많은 선도기업은 HR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기존에 사람이 수행하던 역할을 점진적으로 AI에 대체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실시된 Gartner의 설문조사2)(복수응답)에 따르면, HR 업무에서 향후 자원 투입의 확대를 계획 중인 요소로서 ‘HR Technology’가 48%로 3년 연속 1위로 꼽혔으며, HR 및 Talent Analytics가 25%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와 같이 AI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HR 업무의 자동화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HR 부서에 요구되는 역량은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론”에서 “HR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여 이제는 일반명사화된 것이 바로 ‘HR Analytics’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HR 컨설팅 업계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서 다르지 않다. 예컨대 인력계획과 관련하여 수행해 왔던 과거의 주요 과제는 “우리 회사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부서별 적정 수준의 인력은 몇 명인가?” 등으로 대표될 수 있었는데, 최근 만나는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별 인력을 어떻게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Analytics를 활용하여 어떻게 기업 내 직무별 최적의 인재를 탐색하고 배치할 수 있을 것인가?” 등으로 바뀌고 있다. 즉 축적된 과거의 HR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의 적합도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로 넘어온 상황이다. 이와 같은 고객 Needs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HR컨설팅은 기존의 고객사 인사관리 체계 개편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HR Analytics 기반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새로운 역할을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HR Analytics의 재정의: 기존에 수행하던 데이터 분석과는 무엇이 다를까? HR Analytics가 “해보면 좋은 어떠한 것”을 넘어서 최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그 위상이 높아진 것에 대해, 지금도 전국 각지의 고객사에서 분투하고 있는 HR컨설턴트들이 갸우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터 기반의 HR이 본격화되기 전의 컨설팅은 주로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여 기업의 인사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고들 하나, 필자가 컨설팅 업계에 입문하였을 때부터는 정성적인 결과 도출이 필요한 일부 HR 영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HR 컨설팅 업무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진단 및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사제도 운영 현황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 이슈를 도출하고, 이를 고객사로부터 수령한 다양한 평가/보상 관련 데이터와 교차 검증하여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은 분명 데이터를 처리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한다는 점에 있어서 HR Analytics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항상 수행하여 왔던 ‘데이터 분석 기반 HR 의사결정’과, HR 업계의 New Normal로 자리 잡으려 하는 ‘HR Analytics 기반 의사결정’의 차이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바탕으로 구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 둘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

1) 데이터의 다양성 HR Analytics는 일반적으로 활용해 왔던 HR 데이터(평가 결과, 보상 지급결과, 승진률 등)의 범주를 넘어서, 조직 내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HR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유명한 사례로, 직원의 퇴사율을 예측하는 분석 모델을 설계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조직몰입도, 직무몰입도, 평가 결과, 이직 경험 등 ‘HR 부서 내 생산된 데이터’의 범주를 넘어서, 거주지와의 거리, 대학 전공, 심지어는 개인별 퇴직금 조회 화면 클릭 횟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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