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블랙록의 ESG 입장과 영향력

블랙록(BlackRock)은 약 9조 달러 이상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지난 10년 이상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자산운용사가 어떤 기준으로 투자하고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기업 경영 및 시장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데, 블랙록은 이 영역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최근 10년간 CEO 래리 핑크를 중심으로 ESG 경영의 전도사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블랙록이, 최근 1~2년 ESG를 직접적으로 강조하지 않는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블랙록의 ESG 정책 변화의 양상과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은 글로벌 ESG 트렌드를 읽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1) 초기 ESG 통합과 수탁자 책임 강조(2010년대 초·중반) 2010년대 초반부터 블랙록은 기후변화·노동·인권·기업지배구조 등 ESG 이슈가 장기적 투자 성과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 래리 핑크(Larry Fink) CEO와 경영진은 “기업의 단기 실적뿐 아니라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시장에 전했다.  ① ESG 통합(Integration) 철학 도입: 기후변화와 사회적 이슈를 재무적 리스크로 간주하고, 투자 프로세스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②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조직 재정비: 2012~2013년경부터 의결권 행사와 주주 관여(Engagement)를 통해,경영진에게 ESG 중시 경영을 촉구하는 활동을 본격화했다. 2) CEO 연례서한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이슈 제기(2010년대 중·후반) ① 래리 핑크의 연례 CEO 서한: 2014년부터 매년 초 “기업은 장기 가치와 이해관계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는 서한을 자가가 투자하고 있는 세계 유력 기업 CEO들에게 발송했다. 이 편지는 ESG 이슈를 경영 전략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②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담론 주도: 블랙록은 고객·직원·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경영 방식을 강하게 옹호했다. “기업의 목적(Purpose)은 이윤 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포함해야 한다”라는 주장은 주주 이익 극대화 일변도였던 기존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했다. 3) 주요 성과와 한계 ① 거버넌스 개선 영향력: 2010년대 중후반, 블랙록은 이사회 다양성과 기업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요구하며, 글로벌 기업들에 실질적 변화를 촉진했다. ② 환경·사회 분야의 전략적 접근: 온실가스 감축, 공급망 인권, 노동권 강화 등에 ‘장기 투자의 리스크 관리’라는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기업들이 ESG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압박했다. ③ 정치·시장적 비판: 한편, “블랙록이 ESG를 통해 시장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라는 비판도 받았다. ESG로 특정 업종(예: 화석연료)을 배제함으로써 경제·정치적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었고, 반대로 “그린워싱”이라는 회의론도 존재했다. 4) 지난 10년의 의미 ① ESG 주류화의 견인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ESG를 투자분석의 핵심으로 편입함으로써, ESG는 대체 테마가 아닌 주류 투자 기준이 되었다. ② 글로벌 공시 기준·규범 확산: 블랙록 등 대형 운용사들의 목소리가 TCFD, PRI 등 국제 규범과 기업 공시 기준을 강화·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③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부상: 전통적 ‘주주 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기업 경영 트렌드를 주도했다. ④ 정치·사회적 갈등 촉발: ESG 이슈를 두고 찬반이 갈라지면서, 2020년대 들어 반(反)ESG 운동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블랙록은 지난 10년간 ESG 확산의 선봉에 서 있었으나, 기대와 비판이 동시에 커지면서 최근에는 전략적 조정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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