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핵심인재 이직의 위험과 센싱의 중요성

“갑작스러운 이직 통보를 받았을 때, 대부분 이미 대처하기에는 늦은 것이다.” 핵심인재의 이탈은 단순한 자원의 공백이 아니라, 조직의 전략, 운영, 문화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충격을 초래한다. 채용, 교육, 온보딩 등 가시적인 비용 외에도 고객 관리의 연속성 붕괴, 남은 직원들의 피로도 증가, 리더십 신뢰도 하락 등 보이지 않는 손실이 막대하다. 미국 SHRM의 연구에 따르면 고위 임원 이직 시 대체 비용은 연봉의 최대 213%에 이르며,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핵심인재가 지닌 전략적 통찰력과 경험의 가치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이직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핵심인재의 퇴사 소식은 동료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를 낮춘다. 이직이 연속되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문제’로 전환된다. 따라서 HR은 단순한 대응이 아닌, 사전 감지와 선제 개입이 가능한 ‘센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People Analytics(PA)의 전략적 가치는 분명해진다.

Ⅱ. 피플애널리틱스와 이직 대응

People Analytics는 크게 네 가지 분석 유형으로 나뉜다. 각각의 단계는 조직의 데이터 활용 성숙도를 나타내며, HR이 조직의 미래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첫 번째는 기술적 분석(Descriptive Analytics)이다. 기술적 분석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분석이다. 최근 3년간 핵심 인재의 이직률, 부서별 평균 근속 기간, 퇴사 전 평가 점수 변화 등 기초적인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구축하면 이직이 어디에서, 언제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진단적 분석(Diagnostic Analytics)이다. 이 분석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깊이 파고든다. 퇴직자와 남은 사람을 비교해 직무 만족도, 리더십 평가, 보상 만족도, 성장 기회 등의 설문 데이터를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다. 필자가 진행했던 한 퇴사자 분석에서는 퇴사자의 72%가 상사와의 관계 악화와 명확하지 않은 성장 기회를 주요 이직 이유로 꼽았다. 특히 퇴사 6개월 전부터 상사와의 관계 만족도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분석을 통해 조직 내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재편성하고, 피드백 문화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단계는 예측적 분석(Predictive Analytics)이다. 예측적 분석은 과거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의 인력 리스크를 예측한다. 근속 기간, 직무 유형, 성과 추이, 보상 수준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 인재의 이직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분석을 통해 특정 부서의 핵심 인재들이 향후 6개월 내에 높은 이직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었으며, HRBP는 이들과 즉시 면담을 진행하고 사전적 대처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단계는 처방적 분석(Prescriptive Analytics)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단계는 예측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다. 닐슨은 내부 분석을 통해, 부서 이동이 가능한 핵심인재를 다른 부서로 수평 이동시켰을 때 자발적 이직률이 48% 감소한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이동 제안을 받은 인재의 40%가 이를 수용했고, 6개월 후 이직자는 0%였다. People Analytics는 사람과 관련된 문제의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Descriptive), 그 이유를 깊이 이해하며(Diagnostic),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감지하고(Predictive), 이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을 제안하는(Prescriptive) 전략적 사고의 과정이다. 핵심 인재의 이탈이라는 문제를 단순한 사건으로 보는 대신, 조직 전체의 전략적 문제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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