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막강그룹 채용의 관상 면접관
안성기 배우 주연의 1988년도 영화 <성공시대>를 보면 과거의 대기업(막강그룹 감미료회사 유미사) 면접 장면이 나온다.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랬듯이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의 압박면접 형태였다. 면접관 여럿에 지원자 한 명이 들어와 스탠딩 형태로 역할연기(Role Playing) 면접을 수행토록 한다. 과제는 ‘본인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꺼내서 면접관에게 팔아보라’는 것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당황해하면서 열심히 판매를 해 보지만, 임원들로 구성된 면접관들의 흥미를 끌지는 못한다. 특이한 것은 면접관 중에 두루마기 도포를 입은 인물이 있다. 그는 여느 직원 같아 보이지 않는데, 영화 내에서 안성기 배우가 ‘빈 주먹’을 판매하면서 결국 손바닥을 펴니까 돋보기로 손금을 보고 그의 재물운을 판단한다. 주인공의 합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는 범상한 면접관이 아니었다. 그렇다. 그는 관상 면접관이었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초창기 삼성그룹의 면접에서 이병철 회장은 관상가, 또는 역술인을 면접관으로 배석시켰다는 소문이 있었다. ‘인재제일’의 경영철학을 강조한 분이니만큼 직접 면접에 나선 것도 대단하지만, 사람을 판단할 때 관상, 또는 사주팔자까지 확인했다는 점이 요즘 시각으로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필자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새내기일 때 삼성에서 인사 임원을 오래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상무님, 정말 선대 회장님이 면접 때 점쟁이를 불렀습니까?” “글쎄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 실제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삼성 인사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은 있었지.” “그게 어떤 건데요?” “전국에 용하다는 무속인들을 찾아가서 실제로 그들이 인재를 제대로 평가하는지 진지하게 검증을 해 보았지. 나는 당시 광주 점집까지 가서 확인을 했어.”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하하하, 이 사람이! 만약 그게 맞았다면 지금도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면접관으로 쓰고 있었겠지.” “그랬겠군요~” “하나도 맞는 게 없었어. 사진만 보고 누가 봐도 형편없는 친구를 핵심인재라고 하지 않나, 사주를 보더니 이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사람에 대해서도 장차 큰 인물이 될 거라는 둥...” “삼성 인사는 과학적이었군요!(끄덕끄덕)”
당시 들었던 이야기는 필자에게 채용 기법과 실제 현장에서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타당성 분석’의 중요도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 삼성 인사처럼 채용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활용했던 채용 기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채용된 인재를 대상으로 반드시 검증을 해 봐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