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를 넘은 사랑을 그린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역사를 신중하면서도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는 데 성공한 영화” – 뉴욕타임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è Bella)>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 주연을 맡은 영화로 1997년 개봉 이후 28년 만에 재개봉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남성이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랑과 유머로 가득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영화는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져 있으며,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1930년대 말 이탈리아 로마, 시골에서 올라온 티 없이 맑은 영혼의 소유자 귀도(로베르토 베니니)는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고, 사랑스러운 아들 조슈아를 낳는다. 조슈아의 다섯 번째 생일날, 군인들이 들이닥쳐 귀도와 조슈아를 수용소행 기차에 실어버린다. 이들은 유태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다. 이 소식을 들은 도라도 가족을 쫓아간다. 비참한 수용소 생활이 시작되지만, 귀도는 생일 선물로 특별히 준비한 게임이라며 조슈아를 안심시킨다. 아이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수용소 사람들도 위대한 거짓말에 동참한다. 영화 속에 담긴 인사이트를 생각해 본다.

“나를 찾으면 탱크를 줘” - 게이미피케이션

조슈아가 숨바꼭질을 하며 아버지 귀도에게 외치는 말이다. 귀도는 수용소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아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다른 죄수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이야기를 전하며 아들을 위로한다. 수용소라는 절망적인 공간을 즐거운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귀도의 희생적인 사랑은 조슈아에게 큰 힘이 된다. 영화 속에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장면은 아내를 찾아 나선 귀도가 군인들에게 발각되었을 때, 아들을 안심시키며 조슈아를 향해 윙크를 보내는 모습이다. 마지막 작별이 될지도 모르는 그 순간에도 귀도는 삶을 긍정한다. 수용소라는 절망적인 공간을 게임 공간으로 전환하여 재미를 만든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게임이 아닌 일에 게임적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구성원을 몰입시키는 과정’을 의미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으로 2018년 말 출시된 피트니스 복싱은 지루한 다이어트 과정을 재미로 포장한 경우다. 잽과 스트레이트, 어퍼컷 등 복싱 동작에 리듬 게임 요소를 넣었고, 적절한 타이밍으로 주먹을 내지를 경우에만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교육이다. 기능성 게임 제작사인 블루클라우드는 발달 장애인이 물건 배송 업무를 익히게 도와주는 가상현실(VR) 게임을 만들어 장애인 고용 업체에 납품했다. 반복적인 말로 설명해선 배우기 어려운 업무를 게임을 통해 몰입을 유도해 손쉽게 알려준다. 게임 기법을 통해 이전의 딱딱한 교육, 수동적 교육을 ‘받고 싶은 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고, 재활 훈련 등 힘든 행위를 반복해야 하는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 가능하다. Z세대를 겨냥한 ‘도파민 뱅킹’도 금융권의 화두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적 요소를 금융상품에 접목해 고객의 뱅킹 앱 이용을 늘리는 전략을 의미한다. 단순성을 강화하되 게임 등을 활용하여 즐거움과 금전적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이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도 게임적 요소를 결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매주 입금할 금액이 같은 액수로 늘어나는데 1000원에서 1만 원 사이로 본인이 증액 금액을 선택해 납입하는 방식이다. 특이한 건 적금을 부을 때마다 라이언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모양 도장(스탬프)이 앱 상에서 찍힌다는 점이다. 돈 넣는 행위에 재미를 추가하면서 매주 스탬프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고, 은행이 정해준 데로 납입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얼마를 추가할지를 설계할 수 있고 통장 이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았다.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을 어린 아들을 위해 재미난 놀이터로 만든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은 오늘날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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