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모리대학교의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 교수는 두 마리 원숭이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두 원숭이에게 동일한 과제를 주고, 과제를 수행한 뒤 서로 다른 보상을 제공했을 때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A와 B 원숭이는 각각 다른 우리에 있었지만 서로의 행동을 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연구자는 먼저 A 원숭이에게 우리 안의 작은 돌을 가져오라는 임무를 주었고, A가 돌을 가져오자 보상으로 오이를 건넸다. A는 오이를 맛있게 받아먹었다. 이어서 B 원숭이에게 같은 임무를 부여했는데, 이번에는 보상으로 오이 대신 포도를 주었다. 원숭이는 일반적으로 오이보다 포도를 훨씬 선호한다. A 원숭이는 B가 더 좋은 보상을 받는 모습을 보자마자 즉각 분노를 드러냈다. 연구자가 다시 A에게 오이를 주자, A는 그 오이를 먹지 않고 바깥으로 내던지며 강하게 항의했다. 심지어 우리 문을 발로 차는 행동까지 보였다. 이 연구는 ‘Monkeys reject unequal pay(원숭이는 불평등한 보상을 거부한다)’라는 제목으로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었다. 학자들은 이 실험이 “불공정에 대한 민감성은 학습을 통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본능적 특성”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한다.

여전히 진행 중인 논란

성과급 논란이 다소 잦아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성과급과 보상에 대한 논란의 본질은 결국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 보상과 관련된 갈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완전히 사라질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은 단기적인 경영성과나 이익 증가분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보하길 원하고, 구성원은 그 성과가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판단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다. 어느 한쪽의 입장이 절대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에는 적절한 지점에서 합의(컨센서스)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과급·보상 논란이 단지 ‘좋아진 경영성과의 분배’ 문제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보상 시스템과 보상 철학 자체의 구조적 한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하에서는 국내 기업 보상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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