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핵심은 면접이다. 인사담당자 설문 결과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형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류, 필기 전형에서 과거 중요하게 여겨졌던 요소들이 유명무실해지고 있어 면접의 중요도는 점점 더해가고 있는 듯하다.  한편, 다양한 회사의 면접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면접관과 여러 회사의 채용 면접을 설계, 진행하는 채용(대행) 컨설팅사가 등장한 지 10여 년이 된다. 이들은 한 회사에서의 채용 면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풍부한 실전 경험을 통해 전통적이고 교과서적인 면접이론과는 다른 실질적인 노하우를 쌓고 있다. 이들의 소감을 바탕으로 보통의 인사 채용담당자들이 간과하는 ‘면접에서 놓치는 것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어마 무시한 파괴력 - 면접관의 미소 & 리액션

필자가 면접관 교육을 하면서, 특히 모의면접 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면접관의 ‘미소’와 ‘리액션’이다. 너무나도 뻔하고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래와 같이 강하게 이야기한다면 그 의미가 좀 달라 보일 수 있다. “면접관 여러분! 면접을 마쳤을 때 안면 근육이 당기면 정상입니다. 만약 얼굴에 피로도가 전혀 없다면, 지원자는 면접장에서 여러분에게 엄청난 압박을 받다가 나간 것이라 보면 됩니다.” 면접장은 태생적으로 지원자에게 엄청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나의 향후 커리어, 인생이 결정되는 순간이고, 앞에 앉은 면접관들은 나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지고 내려다보며 내 운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다. 좌석 배치 역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배치되며, 보통의 경우 면접과정은 밝고 명랑하기보다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엄청나게 긴장되고 경직될 수밖에 없다. 지원자는 평소 대비 지적 능력은 1/10로 떨어지게 되고, 면접장을 박차고 나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하는데, 이를 ‘면접포비아’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면접관의 노력은 대개 실패로 돌아간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농담은 긴장해서 방어적 자세를 가진 지원자의 불쾌함과 빈축을 살 뿐이다. 어떤 면접관은 MBTI를, 어떤 면접관은 등산 취미를, 또 다른 면접관은 ‘톰과 제리 중 악당은?’이라는 발언으로 채용면접 오픈채팅방에서 의도와는 달리 심한 비난을 받았다. 오히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 미소와 눈맞춤, 경청을 통한 리액션이다. 미소와 리액션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최근의 면접은 오랜 취업난으로 상업화, 고도화, 전문화되어 있다. 인기 있는 기업의 면접전형은 철저하게 분석되어 있고, 지원자들은 최소한 면접 스터디, 보통은 취업학원, 일부 고액의 컨설팅으로 훈련된다. 별도의 준비 없이 기존처럼 면접을 봤다가는 ‘지원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컨설턴트들이 짜 준 스크립트’를 듣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면접 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필수다. 대개 첫 질문에 지원자들은 자신만의 모범답안을 준비하지만, 꼬리질문이 이어지면 거기까지는 준비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꼬리질문을 무표정으로 하게 되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압박, 심할 경우 취조가 된다. 가뜩이나 긴장한 지원자를 한계로 몰아붙이게 되면 그의 실력을 파악할 수 없고,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손해이다. 그래서 꼬리질문을 하기 위해서라도 면접관의 의도적인 미소와 리액션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채용 브랜딩’ 측면에서도 면접관의 미소와 리액션은 강조된다. 많은 기업이 지원자를 위한 선물, 면접비 증액, 기업 이미지 홍보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 등을 동원해서 해당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자원을 투입하더라도 면접 현장에서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따뜻한 환대를 받는 것만큼 효과적인 채용 브랜딩은 없다. 면접 후기는 기업평판사이트, 채용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오픈채팅방에서도 적나라하게 공유된다.

2. ‘쇳복 면접’을 막아라! - 면접관의 인재에 대한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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