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아시안 최초 여성대통령의 시대가 개막됐다. 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미국LPGA를 석권한 박세리, 신지애 선수 등에 의해 예고된 여성인력의 우수성과 독창성의 최고 정점으로서 세계사의 신기원을 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여성 노동시장 성과의 양적ㆍ질적 발전 속도는 기대와는 달리 빠르지 않다. 한국은 전체 여성생산가능 인구 중 약 절반이상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표 1]의 OECD자료에 의하면 2011년 15-64세 한국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9%로서 회원국 평균인 63.9%보다 약 5%p 낮은 수준이나 70%대 이상의 주요선진국들과는 다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 25-54세의 경우 한국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62.8%로 OECD평균 71.2%에 훨씬 못 미치며 서구선진국들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여성의 노동시장참여비율은 한 사회가 노동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주요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저조하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의 노동력이 시장을 통한 활용률이 낮아 투입노동요소의 양과 질이 쇠퇴하여 잠재성장을 저해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OECD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노동시장의 여성고용비율이 낮은 구조적 특성을 살펴보고 여성고용비율을 늘리기 위한 대표적 방안의 출발이 무엇인지 실사구시적인 방법으로 체크하고자 한다. OECD 각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율 지표를 국민 1인당 소득수준과 연계하여 좀 더 자세히 비교해보면 한국의 15-64세 고용율은 57.1%로 OECD평균 58.8%에 약간 미달되는 수준이다. OECD국가 중 한국보다 여성 고용율이 낮은 국가는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 중 아일랜드,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오직 4개 국가만이 해당되며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 중에는 뉴질랜드,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체코, 포르투칼, 에스토니아가 해당된다. 남성 고용율과의 격차도 한국은 22.6%로 OECD평균 17.5% 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비교대상이 된 모든 국가들의 성별 고용률 격차 크기보다 한국이 높은 수치이다. 특히 한국과 국민 1인당 소득이 유사한 뉴질랜드와 비교 할 때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16%p. 더 낮고 고용율의 남녀격차도 한국이 약 2배 정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에 비하여 성별격차가 심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성별직종분리적인 노동시장구조이다. 성별로 직종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어서 여성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부터 저임금직종에 근무할 수밖에 없으며, 고임금직종의 경우 여성에 대해 일종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임금수준도 2010년 기준 여성임금이 남성임금의 60.2%의 수준으로 OECD국가 평균 84.2%보다 24%p. 더 낮고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둘째, 여성노동시장의 복합적인 이중구조현상이다. 여성의 고학력화 및 경제활동 참여증가는 임금에 있어서 고임금을 받는 여성이 증가한 반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려는 기혼여성을 중심으로 한 단순서비스직의 비중도 증가하는 현상이 공존한다. 즉 고숙련-고임금의 경력직에 종사하면서 경력단절을 거치지 않은 여성은 지속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생애경력경로에 따라 이동해가는 반면, 경력단절을 거치게 되는 여성은 이전에 경력직에 종사하였더라도 경력단절 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진입하더라도 저숙련-저임금 직종으로의 취업이 불가피한 전형적인 [그림 1]의 M자형 커브를 띠기 때문이다. 우리경제의 롤모델로 거론되고 있는 독일과 스웨덴의 경우는 역U자형으로 한국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률이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급격히 감소하였다가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우리나라의 전형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 이유는 통상적으로 직장과 가정양립을 병행하는 데 따르는 애로요인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거나 기업 측의 출산, 육아기 여성에 대한 태도와 뿌리 깊은 남성본위의 가부장적인 조직문화에도 기인되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직업능력의 감가상각으로 이어지고, 저임금직종으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고학력여성인력을 백분 활용하려면 이러한 M자형에서 하루 빨리 탈출해야 할 것이다. 여성정책이 가장 선진적인 스웨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한국사정과는 달리 동일연령대 구간에서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같은 방향으로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 연령층의 한국과의 차이가 30%p. 이상, 독일과는 25%p. 이상 격차를 보이며 대비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한국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와 비교해도 유사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한국 여성노동시장의 경력단절현상은 매우 특수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ㆍ가정양립지원제도와 정책메뉴가 2008년 이후 풍부하게 개발되어 있지만, 실효성과 활용도는 매우 낮기 때문에 정부의 강도 높은 제도재정비 노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한국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9%로서 한국과 소득수준이 비슷한 뉴질랜드(69.9%) 또는 일본(65.7%), 캐나다(70.6%), 미국(67.1%) 등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다. 한국 대졸이상 고학력여성인력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로 고졸여성인력의 경제활동참가율(57%)에 비해 불과 4%p. 높으며, OECD 전체 국가평균 82%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등, 최하위를 점유하고 있다. UNDP의 여성관련제도의 인프라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GII(Gender Inequality Index)는 2010년부터 각 국의 성불평등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새로 도입된 지수로, 기존 여성권한척도(GEM)와 남녀평등지수(GDI)를 대체한 것으로서 2011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146개국 중 11위를 차지하여 상위층에 속한다. 이 중 여성 공공부문진출 비중(여성 국회의원 비율 14.7%, 여성고위직공무원 비율 약3% 등)의 대표성은 오히려 미진하여 남녀인적특성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지위는 매우 낮은 편임을 시사한다. 문제의 핵심은 대기업, 공공부문일수록 여성인력활용비율이 적고, 고학력일수록 활용률이 낮은 현실에서 보는 여성인력활용의 문제점이 크다는 점이다. 여성의 학력증가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고용에 있어서 성차별적 상황은 과도하기 때문이다. 남성임금을 100으로 할 때, 여성임금수준은 약 60%수준이고, 고용상태도 불안정하여 남성임금 근로자의 약 65%가 정규직인데 반해 여성은 남성의 절반수준만이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임시ㆍ일용직이었다. 이는 곧 남성은 고생산성, 고임금, 고용안정의 직업계층 상층부를 차지하고 여성은 저생산성, 저임금, 고용불안의 하층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여성 대부분은 서비스 판매직이나 단순근로 기능직 등의 직종에 종사하는 성별분리의 직업구조를 갖게 되며 여성의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근무는 법제도로부터 정상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고용의 열악한 단면이다. 여성고용의 양적문제와 더불어 질적 문제를 거론할 때 직장의 핵심 업무에 진입할 기회가 차단되는 ‘유리벽(glass wall)’과 일정수준이상으로 승진이 되지 않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여성고용의 핵심과제로 주목되어 왔다. 예를 들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확률이 남성은 약70%인데 비해 여성은 약35%에 불과하다. 과장급 이상 관리직의 여성비율은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여도 1/3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와 같은 한국여성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선진국 여성에 비해 뒤떨어지는 이유는 일ㆍ가정양립제도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등 여성고용평등정책 실행의 느슨함이 원인인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 여성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바탕으로 여성고용증가를 위한 대표적 방안의 출발이 되는 경로를 찾아보면 [그림 2]와 같이 OECD 주요국의 여성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지표를 비교분석하여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유연성, 안정성 모두 회원국 평균이하로 나타났다. 미국과 덴마크의 유연성은 OECD평균보다 낮지만 안정성과 고용율이 높았으며, 영국의 경우는 유연성과 안정성이 모두 평균보다 높았다. 독일, 네덜란드는 유연성은 높지만 안정성은 평균보다 낮았다. 풀타임정규직 여성의 비율이 높고 여성고용률도 평균에 비해 높은 미국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지만 우리나라는 OECD평균점을 향해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고용률을 제고하는 정책이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선순환으로 유연근로 비중(파트타임 고용)을 높여서 여성고용률을 제고하고 다음 단계로 정규직의 비중을 높여가는 고용경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성 고용률이 낮고 임시직과 풀타임 근로비중이 높은 한국이 단번에 파트타임-정규직이 많고 고용률도 높은 영국, 캐나다처럼 개선되기는 지극히 어렵다. 이와 같은 단계적 고용경로를 밟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일ㆍ가정양립을 위한 노동시장에서의 유연근로 활성화, 보육서비스 및 인프라 구축의 직접적인 확대, 남녀 간 노동시장 진입-유지-승진 사이클 측면에서의 고용평등제도 및 정책의 착근이 정책적 조화를 이룰 때 실현가능한 현실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부의 고용정책 캐치프레이즈인 ‘70% 고용율 달성’은 행복한 경제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다. 유연성은 OECD 기준 여성전체 피고용자중 파트타임/풀타임종사자의 비중이고, 안정성은 자영업을 제외한 여성전체피고용자중 임시직/정규직종사자의 비중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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