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기 맨파워코리아 대표
아웃소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단순ㆍ반복적인 업무나 대체가 용이한 업종에 국한돼 있던 아웃소싱분야가 이제는 연구개발, 기획 등 전문ㆍ기술직종으로 그 범위를 넓혀감에 따라 기업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문용기 맨파워코리아 대표는“과거에는 비용구조 개선이나 하부조직의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아웃소싱이 이루어 졌다면 최근에는‘외부 자원을 통한 자체 경쟁력 강화’,‘기업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고객사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파견근로자의 내적 역량이 중요하고, 이러한 역량 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근로 교육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보통 20%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 간의 제살깍기 식 경쟁으로 단 1~2%의 영업이익만 나도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이러한 가격덤핑은 국내 아웃소싱 산업의 존립차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공멸의 길로, 업계는 저가경쟁을 즉각 중단하고 적정수익을 확보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아웃소싱 산업의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웃소싱에 대해 하청 개념이 아닌 상생의 동반자로서의 인식 전환을 강조하는 문 대표를 만나 국내 아웃소싱 시장의 현황과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글┃전성열 편집장 chanchan46@naver.com 사진┃김혜리 기자
맨파워코리아의 대표로 부임한지 올해로 9년이 됐다. 감회와 더불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 지난 2004년 2월에 부임했으니까 벌써 만 9년째다. 정말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선진 스태핑 서비스를 국내에 정착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내 아웃소싱 시장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아웃소싱 기업들은 대개 자국의 증권시장에 상장이 되어 있는 반면 국내 아웃소싱 기업들은 대부분 비상장이고 개인이 대주주인 법인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1~2%라는 터무니없는 영업이익에도 협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특히 이 부분, 즉 수익성 부분에 있어서 건전한 기업구조를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미국 뉴욕 증시 기관 투자자들이 대주주로 되어 있어 그들의 기대수준에 맞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야만 한다. 우리는 우리 맨파워만이 가지고 있는 한 차원 수준 높은 서비스를 통해서 고수익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자체가 워낙 경쟁이 심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업이익이 적다라는 것은 서비스가 그만큼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면 결국은 일하는 근로자나 서비스를 받는 고객사 모두에게 손해다. 이러한 가격덤핑은 국내 아웃소싱 산업의 존립차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공멸의 길로, 저가경쟁을 즉각 중단하고 적정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직원들로 하여금 아웃소싱 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내부 교육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업의 특성상 아웃소싱은 직원들의 자질이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이다.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의 자질에 따라 어렵게 맺은 고객과의 인연이 계속 유지될 수도 있고, 때로는 거래가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맨파워코리아는 업계에서 교육이 많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내부직원의 역량이 서비스의 질과 그대로 직결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 외에도 HR서비스산업협회 수석부회장으로서 선도 기업들에게 아웃소싱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같이 노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주력할 사업에 대해서 말해 달라. ■ 우리는 올해 아웃소싱 시장, 그 중에서도 제조, 물류, 유통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아웃소싱 시장은 기업의 수요가 많은 반면 서비스가 건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를테면 위장도급이라든지, 불법파견 등의 이슈가 많은 분야다. 진정한 아웃소싱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아웃소싱회사에 모든 것을 일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어 최근의 몇몇 기업사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아웃소싱 시장의 자정역할은 물론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핵심역량을 앞세워 체계적으로 접근해 나갈 계획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인재들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헤드헌팅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세계 80개국에 퍼져 있는 맨파워그룹 현지법인들이 이 부분에 있어 큰 경쟁력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맨파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맨파워코리아의 경쟁력이라 하면 단연 인재의 채용에서부터 평가, 교육, 보상, 퇴직, 파견, 도급, 헤드헌팅에 이르기까지 토탈 HR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의 유일한 회사라는 점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또 다른 경쟁력으로는 맨파워와 함께 한다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이슈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전에 확실하게 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생겼을 때 로펌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김앤장의 자문을 통해 정확하고 바른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이 밖에도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스태핑부문에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우리 맨파워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한 차원 품격 높은 서비스를 고객이 경험하게 되는 것, 그 자체가 우리 맨파워의 경쟁력인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지 상당 기간 지났지만 고용환경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앞으로 어떤 점들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소위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은 90% 이상의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경영기법으로 활용할 정도로 비정규직 제도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차이가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동일한 업무를 한다면 같은 임금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류하기 보다는 임금체계를 직무의 성격에 따라 세분화하는 임금구조 개편이 시급한 것이다. 아울러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의 고용, 해고의 경직성으로 인해 빚어진 외부 노동력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같은 회사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소통과 배려의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주기를 당부드린다. 국내 아웃소싱 업계의 건전한 동반성장을 위한 고견을 부탁한다. ■ 선진국의 경우 보통 20% 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 간의 제 살 깍기식 경쟁으로 1~2% 대의 영업이익에도 협상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가격덤핑은 공멸하는 길이다. 국내 아웃소싱 산업의 존립자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저가경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리한 저가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물론 인건비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인사담당자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것이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됨은 불 보듯 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가격경쟁보다는 진정한 아웃소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느 업체가 적합한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결과적으로 상호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아웃소싱은 이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각 고객사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른 만큼 고객사 니즈에 맞는 맞춤인재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감동을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내부인력의 역량 확보 및 양질의 서비스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웃소싱산업이 건전한 미래 산업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아웃소싱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기업들이 모범이 되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체제를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영성과 극대화를 위한 성공적인 아웃소싱 전략을 말해 달라. ■ 아웃소싱은 고정비절감, 채용편의, 검증효과, 인력의 탄력적 활용, 조직의 효율성 배가, 단체화, 집단화를 이유로 활용되고 있다.아웃소싱을 통해 경영의 전체적인 안정성과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 HR서비스 비즈니스인 헤드헌팅, 인재파견활용, 비핵심업무의 아웃소싱화, 채용대행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리조트의 경우 여름 시즌에 맞춰 워터파크를 오픈했다. 여름 바캉스시즌을 겨냥한 사업이기 때문에 모든 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어 아웃소싱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매표, 주차관리, 안전요원, 청소요원 등 약 350여명이 시즌운영에 투입됐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또 다른 B사는 수입화물을 배나 비행기로 받아서 화주에게 넘겨주는 상시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아웃소싱 함으로써 경비절감 효과뿐 아니라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C사는 전자제품 제조업체로 마트나 백화점에 판매사원을 아웃소싱 함으로써 더 좋은 전자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업들이 운영전체를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아웃소싱을 도입하고 있다. 아웃소싱의 강점은 나를, 우리를, 우리 회사를, 우리사회를,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우리나라 아웃소싱의 수준은 어떻다고 보는가. ■ 미국은 1980년대부터 아웃소싱이 일반화되었다가 복리후생 관리, 퇴직자 관리, 임시직 채용 등으로 발전해왔고, 일본도 1980년대 인재파견 중심에서 1990년대 이후 아웃소싱의 분야로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은 고용유연성 확보와 비용 절감, 또는 수시 구조조정의 후속작업으로 인식한 나머지 기업 스스로의 체질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에 의한 선행적 아웃소싱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아웃소싱기업들도 비용절감형 하청식 비즈니스 비중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문아웃소싱 분야가 늘면서 고객사가 보유하고 있지 못한 전문화 된 HR서비스 역량으로 그 활용도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전문역량형 HR 아웃소싱 서비스로 진화되어 가는 속도는 더욱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 일방적인 관계 속에선 성공적인 아웃소싱을 기대할 수 없다. ‘상생(相生)’, ‘동반자(Partner)’ 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웃소싱부문에 대한 하청 개념의 인식보다는 상생의 인식 기반에서 적정사업비 보전과 함께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보장해주는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아웃소싱의 실제 사례를 보면 ‘무시’와 ‘차별’이 상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이 아닌 ‘우리’의 개념으로 인정하고 인식해야 한다. 물론 HR 아웃소싱 기업들도 업에 대한 비전과 함께 그 설계를 명확히 공유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맨파워코리아의 중장기 비전과 사장으로서의 포부를 말해 달라. ■ 맨파워코리아는 2020년까지 매출 5,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맨파워그룹은 지난 2011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알리는 ‘휴먼 에이지(Human Age)’ 에 대한 연설과 함께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과거 자본주의 시대에는 기업의 성패가 ‘자본’에 달려 있었다면, 앞으로는 인재전쟁(War for Talent)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맨파워는 휴먼에이지 시대의 인재 전쟁을 리드하는 회사로서, 기업에게는 한 차원 수준 높은 HR서비스를 통해 기업경쟁력 제고를, 개인에게는 커리어개발과 가치 있는 생애설계를 지원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공익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구체화해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