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형봉 KGC인삼공사 사장
기업이 한 세기를 넘는 기간 동안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 잡은 삼성도 100년 기업이 되기에 30여년이나 더 남았다. 오랜 세월 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100년 제품이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도 이 모든 조건에 부합이 되는 기업이 있다.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창립 115주년을 맞이한 인삼공사는 다년간의 노하우와 품질관리기법을 앞세워 국내 홍삼시장 선두주자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인삼공사의 대표 브랜드‘정관장’의 인기는 국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서구 선진국을 포함해 6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헤롯 백화점에도 입점하는 등 갈수록 그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방형봉 인삼공사 사장은“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순위를 보면 3위에 정관장이 있다”며“국내외 할 것 없이 우리 제품이 이렇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결국 타 제품에 비해 우리 제품의 효능이 그만큼 탁월하기 때문이며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 제품은 이미 명품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6년근 계약재배를 통해 토양 분석에서 수확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원료삼을 관리하는 인삼공사의 노하우는 어떤 경쟁사도 따라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15년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품질, 안전 제품 생산을 위해 애쓰고 있는 방형봉 인삼공사 사장을 만났다. 인삼공사가 걸어온 지난 발자취에 대해 소개해 달라. ■ KGC인삼공사는 1899년 대한제국 궁내부 삼정과에서 출발해 전매청, 전매공사를 거쳐 지금의 담배인삼공사로까지 100여 년의 장구한 역사를 거치면서 쌓인 제조 노하우와 품질관리기법을 앞세워 국내 홍삼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삼 종주 기업이다. 주지하다시피 ‘정관장’은 우리 회사의 대표적인 홍삼제품 브랜드이다. 효율적인 마케팅전략과 현지화 정책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명품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중상인(中商人)들은 정관장 고려삼(중국인들은 한국의 홍삼을 고려삼이라 부름) 사업을 세대를 걸쳐 전해줄 기업으로 여길 만큼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국제 인삼 거래 시장인 홍콩에서 외국삼(북미, 중국산)에 비해 5~10배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인삼공사의 사령탑을 맡은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소회와 더불어 그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 장기화된 소비침체와 지속적인 원가상승 압박이 회사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대내외 정책들 역시 결코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신속한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매출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했다는 데에 대한 보람과 함께, 한편으로는 더 잘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하는 것 같다. 그간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부분이라 하면, 중장기 관점의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차별화, 고효율, 미래준비, 역량집중’을 핵심전략으로 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년 연속 해외 수출액 1,000억원 달성, 창립 이래 청정원료 역대 최대 조달, 공정개선을 통한 고급삼 생출률 증대 등 여러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사실 그간 이루어 놓은 성과나 위기 타개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보다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 우리 인삼공사와 같이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에게는 이러한 경기 불황 상황이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삼공사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무엇인가. ■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홍삼시장 또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외적인 상황에 굴하지 않고 구조적 변화를 통한 기존 사업지위 공고화 및 미래성장 기반 조성을 통해 다시금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고자 한다. 먼저 둔화된 국내시장의 성장세를 반전시키는 것이 시급한데, 이를 위해 먼저 마케팅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하고, 현장 근무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성과체계의 합리적인 개선을 이뤄낼 것이다. 또한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채널별로 효율과 수익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세대별 니즈를 고려하여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탐색하고 있다. 해외부분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주력시장인 중국·대만·홍콩의 경우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춘 체제로 운영하며 인프라 구축 및 고도화, 현지 전문가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중심성성(衆心成成)’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즉, 많은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성을 쌓을 만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올해 우리 공사는 우리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함께 공유하여 다시 한 번 위대한 도전을 시작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홍삼사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나아가 글로벌 건식사업 리더로서 중장기적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정관장’은 명품으로 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기 비결이 궁금하다. ■ 우리 제품 ‘정관장’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이유는 인삼공사만이 고수한 115년 원칙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원칙이라 하면, 첫째 오직 국내산 6년근만을 사용한다. 인삼은 6년근이 인삼 생육의 최고 성숙기이며 효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도 6년근은 ‘의약품’으로, 5년근 이하는 ‘일반식품(신자원제품)’으로 분류할 정도로 6년근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둘째, 100% 계약재배한 인삼만을 원료로 한다. 우리 땅 청정 재배 예정지를 찾아 재배 전 토양관리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토양에서부터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7~8년간 땅의 기운을 담아 100% 계약재배한 인삼만을 사용해 안전성을 보장한다. 셋째, 법률 기준치보다 4배 더 까다로운 품질 원칙을 지키고 있다. 정부기준보다 더욱 엄격한 260가지 이상의 안전성 검사를 7회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 수준의 관리가 이루어지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인증 시설에서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넷째, 안전한 원료 확보를 위해 경작관리비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 3천억원에 달하는 경작관리비 지원 및 기술지도 등으로 인삼 경작인의 소득 증대는 물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다섯째, 대한민국 홍삼 산업의 리더로서 매년 이익의 20%를 홍삼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관장 제품으로 홍삼의 새로운 기능을 식약청에서 인증받는 등 홍삼의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에 등장한 반값 홍삼이 이슈다. 인삼공사의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비싼 이유는. ■ 단순히 ‘가격’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인삼공사의 모든 원료는 100% 계약재배한 안전한 인삼만이 사용되며, 정부 기준보다 엄격한 260가지 까다로운 안전성 검사를 7회 통과한 제품만이 출하되고 있다. 안전한 청정 원료삼 확보를 위해 농가에 제공하는 수삼 수매가격은 시중 가격에 비해 최소 20% 이상 비싼편이다. 또한 홍삼의 제조과정에서 미생물, 중금속 등 안전성검사를 재배 예정지부터 제품화까지 수차례 시행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인삼공사의 친환경적인 원료조달 시스템으로 제품가격은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이는 모두 안전하고 더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공정한 업무 프로세스의 확립을 위해 최근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인삼공사는 ‘바른기업’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세계 속의 일류 모범기업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는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이란 기업이 스스로 공정거래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운영하는 준법 시스템을 말한다. 경영진의 자율준수 의지표명, 자율준수 편람의 작성·배포, 교육프로그램운영 등 일곱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2013년에는 공정거래 관련 법령 해설·지침서인 자율준수 편람을 e-book으로 제작/배포하였고, 교육(임원부터 현업부서까지)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 준수 인식을 높여 현업부서의 법령준수 역량을 향상시켰다. 앞으로도 인삼공사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발전시켜 정도경영의 길을 걸어 나가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나눔 경영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인삼공사는 ‘정관장과 함께하는 건강한 세상 만들기’라는 사회공헌비전 아래 건강한 기업, 건강한 사회,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첫째, 건강한 기업이란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을 본연의 업(業)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인류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홍삼 및 건강기능식품사업발전, R&D연구, 상생경영활동에 충실하고 있다. 둘째, 건강한 사회란 인류가 건강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곳곳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유괴예방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장애인인식개선교육, 환자교육, 건강나눔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대상으로 연간 50만명 이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셋째, 건강한 문화는 인류의 건강한 문화조성을 위해 스포츠지원 및 문화예술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 인삼공사의 인재육성 계획을 말해 달라. ■ 올해 인삼공사의 인재육성 방향은 크게 다섯 가지로 말할수 있다. 유연하고 강한 조직문화 구축, 핵심리더의 전략적 육성, 성과중심의 영업실행력 강화, 경쟁력 있는 직무전문가 육성, 그리고 핵심지식 자산 관리 확대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유연하고 강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현장중심의 변화실천 워크숍을 지속 실행할 계획이고, 지속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임원세미나와 계층별 교육과 연계하여 시너지를 높여갈 것이다. 핵심리더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원에서 임원까지 리더십파이프라인에 따른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개설하고 조직변화의 키가 되는 부장에 대한 교육을 집중할 예정이다. 영업 접점인원의 수준별 맞춤식 교육을 통해 성과와 연계되는 영업교육을 실행하고, 원료/제조 브랜드/글로벌 각 분야의 직무전문가 육성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사의 산재되어 있는 핵심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 공유하여 조직의 지적자산을 축적해 나가 조직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재확보와 육성은 개인의 의지를 넘어선 전세계 모든 리더들의 책무이다. 인재확보와 육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 아무리 품질이 좋은 씨앗도 애정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우수한 인재를 뽑아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으면 정체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인재를 키우는 것은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씨를 뿌려 바로 수확할 수는 없지만, 사계절 동안 가꾸고 기다리면 우리가 바라던 곡물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인재육성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부서장들에게 리더의 역할 중 하나가 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한 ‘촉진자’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또한 전 임직원들에게 ‘자기 계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문하고 있다. 조직의 최고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거나 주문하는 내용이 있다면. ■ “주도적으로 혁신하라!”는 말을 많이 또 자주 하고 있다. 요즘 같은 급변하는 시장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며, 시장의 흐름만을 뒤쫓아 가는 기업은 평생 뒤쫓아 가야만 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다고 해서 결코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구성원 스스로변화를 주도해야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고, 시장질서와 경쟁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사실 변화와 혁신은 그리 어렵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즉, 주어진 모든 업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철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각자 맡은 분야에 축적된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작은 부분에서부터 하나씩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 혁신적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전체 최적화를 위한 소통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뿌리가 깊고 큰 한 그루의 나무는 그 자체로써 훌륭할 수 있지만, 단지 한 그루만으로는 절대 울창한 숲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다. 회사 역시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한 부문이 아무리 뛰어난 역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문의 뒷받침 없이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문 이기주의를 버리고 활발한 소통을 통해 상호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