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조직과 사람을 이해하는 시대

기업 경영에서 조직문화와 인재에 대한 통찰은 오랫동안 ‘경험’과 ‘감’에 의존해 온 영역이었다. 조직 구성원의 개인적 성향이나 리더십 특성, 팀 내 갈등의 실체와 같은 요소들은 정량적 측정 및 비교에 한계가 있어 대부분 관리자의 직관이나 제한된 설문 도구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조직 운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상의 관행은 빠르게 전환기를 맞고 있다. 최근 HR 분야에 도입되는 AI는 단순 자동화 기술을 넘어 사람의 직관에 의존하던 조직문화와 인재 특성을 정량화하는 도구로써 주목받고 있다. 특히, AI 기술은 ▲ 핵심인재 도출 ▲ 이직 리스크 예측 ▲ 리더십 진단 ▲ 조직 문화 진단 등에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메일과 회의 참여 로그, 협업 플랫폼의 행동 패턴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조직 구성원의 이직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거나 핵심인재 선별, 리더십 역량을 진단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도 자사의 HR 솔루션인 SucessFactors를 활용하여 직원의 역량과 직무 선호, 성과 지표, 이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핵심인재 선별, 조직 문화 진단, 이직 리스크 예측 등 HR 전반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휴머나이즈(Humanyze)는 이메일 로그, 회의데이터, 협업 툴 활동 기록 등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인력 통찰력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협업 효율 개선과 조직 문화 진단에 실질적 효과를 얻고 있다. 이와 같은 선진 기업들의 AI 기술의 활용은 HR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조직 운영이 가능해졌음을 보여준다. AI는 기업이 보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으며, 조직 운영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AI를 활용해 분석한 데이터는 기업 경영에서 단순 참고 수준을 넘어 핵심 인재 선별, 리더 역량 개발, 조직 문화 개선, 이직 방지 전략 마련 등에서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선진 기업들이 AI로 조직 문화와 인재를 분석하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를 통해 HR 분야에 AI를 도입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이 실질적인 활용 방향과 성공적인 적용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선진 기업의 AI 기반 HR 활용 사례

1)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업무 플랫폼인 Microsoft 365 생태계 전반에서 생성되는 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직 문화 분석 및 인재 관리 고도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에 특화된 자사 플랫폼 Microsoft Viva1)의 Viva Insights2)와 Viva Engage3)를 중심으로 이메일, 일정, 회의 참여 로그, 협업 플랫폼의 행동 패턴 등의 비정형 메타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구성원 개인부터 조직 전체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Viva Insights는 이메일·회의·채팅 로그 등에서 도출되는 협업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업무 집중 시간, 회의 과부하, 퇴근 후 업무 시간, 번아웃 신호(Burnout-Signal)와 같은 직원들의 업무 리듬과 심리적 안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별 직원들에게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작업 패턴, 직장 내 웰빙 개선 방안을 권고하고, 팀 리더에게는 협업 밀도, 상호 연결성, 리더십 행동 패턴은 물론 이직 위험을 높이는 팀 문화 개선 전략을 함께 제안한다. 특히, 고급 분석 기능으로 Advanced Insight는 팀 단위의 협업 흐름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조직 내 팀 간 연결 상태, 업무 경험의 차이를 AI로 분석해 협업 구조를 개선하고 특정 집단의 부담이나 단절을 줄이기 위한 조직 차원의 전략을 지원한다. Viva Engage는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흐름(e.g. 빈도, 감정 반응, 공감도 등)을 토대로 참여 활력 및 연결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Network Analytics4)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조직 내에서 어떤 커뮤니티가 가장 활발한지, 어떤 주제가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지 등 조직 전체의 주요 참여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준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Viva Engage를 사용하는 직원의 유지율(retention rate)이 사용하지 않는 직원 보다 평균 11.0%p가 높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이는 구성원 간 소통과 참여를 촉진하는 AI 기술 활용이 실제 이직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5). 또한 조직 관리자들은 Viva Engage를 활용해 형식적 역할 외에 조직 문화 및 정서적 연결성 측면에서 조직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2) SAP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은 자사의 인적 자본 관리(Human Capital Management) 솔루션인 SucessFactors에 AI 기술을 통합하여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6). 특히, 솔루션의 주요 기능인 Talent Intelligence Hub7)와 People Analytics 모듈8)을 중심으로 조직 구성원의 기술 역량, 경력 목표, 직무 선호, 참여도, 성과 지표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통합 수집·분석해 핵심 인재 도출, 이직 리스크 예측, 리더십 진단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정밀하게 지원하고 있다. SAP은 특히 Talent Intelligence Hub 기능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개별 기술 역량, 업무 스타일, 커리어 목표 등을 AI 기반으로 자동 수집·분석하여 포트폴리오(Growth Portfolio) 형태로 시각화해 제공한다. 이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경력 정보가 아닌 개인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관리자들이 핵심 인재를 선별하고 조직 내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과정은 AI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진행되어 내부 이동성과 경력 성장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또한 SAP은 SucessFactors의 People Analytics 모듈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성과, 참여도, 근속 기간, 근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여 이직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있다. 이 모듈은 조직과 팀 단위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HR 담당자에게는 이직 가능성이 높은 직원에 대한 알림과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제시해준다. 일례로, 장시간 근무, 잦은 회의 참석, 낮은 피드백 응답률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해당 직원의 번아웃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HR 담당자에게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해결 방안에 대해 안내한다. 이는 직원들의 이직률 감소뿐 아니라 조직 전반의 웰빙 문화 개선과 지속가능한 인력 운영 전략 수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3) Humanyze 휴머나이즈는 이메일, 회의 로그, 협업 툴 활동 기록 등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조직의 인력에 대한 통찰력을 분석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9). 핵심적인 기능으로 조직 내 비정형 협업 데이터를 집계·분석하여 직원 참여도, 팀 간 협업 구조, 리더십 영향력, 업무 집중 시간 등 조직 문화 및 협업 성과 지표를 시각화하여 제공한다. 특히, 다양한 협업 플랫폼(e.g. Asana, GitHub, Google Workspace, Salesforce, Slack, Notion, MS 365 등)과 연동되어 기존 워크플로우에 원활하게 통합되며 경영진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과정은 개인 정보 보호를 전제로 하여 이메일·캘린더·메신저·회의 등의 로그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형태로 익명화 및 집계 처리된 후 수집되며 분석 결과는 조직 전체에서부터 부서, 팀, 직무 유형 등 다양한 수준으로 시각화되어 제시된다. 휴머나이즈는 분석 결과를 단순히 시각화해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조직이 문제를 인식하고 전략적 변화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일례로, 조직 내 팀이나 구성원이 타 부서 혹은 구성원들과 단절되어 있거나 업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올 경우, 경영진에게 이를 개선하기 위한 협업 구조 재설계, 공간 배치 조정, 회의 방식 변화, 리더십 개입 및 교차 팀 커뮤니케이션 강화 방안 등을 수립하도록 조언한다. 실제로 휴머나이즈는 글로벌 제조, 기술, 제약, 금융, 컨설팅 기업 등과 협업해 실질적인 조직 문화 변화와 성과 개선을 달성한 사례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10). 한 일본의 기술 기업은 휴머나이즈의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장시간 근무 문화보다는 효율적인 대면 협업이 성과를 높인다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좌석 배치, 업무 방식에 변화를 유도하였다. 또한 한 다국적 에너지 기업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휴머나이즈의 비정형 협업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양 조직 간의 실질적인 협업 연결 상태와 업무 방식 차이(e.g. 직원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업무 규범, 프로세스 등), 협의 방안을 직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통합 초기 단계에서 문화적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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