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러 나라가 분리 독립 움직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먼저 영국의 스코틀랜드가 지난 9월 18일 분리 독립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51%가 분리 독립을 지지했으나 결과는 반대 56%로 부결됐다. 영국에 이어 스페인의 카탈루냐가 최근 독립 추진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달 10일 바르셀로나에서 있은 ‘카탈루냐 독립 여부에 관한 투표’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투표권이 있는 카탈루냐 주민 540여만 명 가운데 230만 5290명이 투표에 참가해 무려 80.76%인 186만 175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일단 이번 투표는 비공식 투표이기에 법적인 효력은 없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에 분리 독립 여부에 대한 대화에 임하라는 압박 효과가 있다.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중앙 정부가 계속 대화를 거부한다면 공식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카탈루냐 주민들의 의견이다. 분리 독립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만약 현 시점에 공식적인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면 이변이 없는 한 ‘찬성’ 쪽에 압도적인 표가 쏠릴 판이다. 이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클럽이자 카탈루냐의 주도인 바르셀로나를 연고지로 하는 FC 바르셀로나가 분리 독립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FC 바르셀로나는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즈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활약하는 유럽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가정이지만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FC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에서 빠져 연간 7500억 원의 수익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FC 바르셀로나는 왜 7500억 원을 포기하는 독립지지 선언을 했을까? FC 바르셀로나 홈페이지 클럽소개에는 “more than a club”, 즉 “축구클럽 이상의 클럽”이라고 선명히 표시되어 있고, 그 이유를 ‘축구클럽은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FC 바르셀로나가 말하는 그들의 나라는 스페인이 아니라 ‘카탈루냐’라고 표기되어 있다. 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FC 바르셀로나는 그들의 나라를 스페인이 아닌 카탈루냐라고 할까? FC 바르셀로나는 1899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출범한 세계에서 유일한 시민구단이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던 FC 바르셀로나가 축구클럽 이상의 클럽으로 변모한 결정적 계기는 1939년 왕정을 등에 업은 프랑코장군의 군사쿠데타였다. 독립과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바르셀로나를 프랑코 독재는 속박과 독재로 억압했고 시민들은 FC 바르셀로나 경기장에서 그들의 언어인 카탈루냐 어로 독립만세를 외쳤다. 특히 프랑코 독재의 근거지인 수도 마드리드를 상징하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엘 클라시코 더비:최고 전통의 명승부라는 뜻)는 흡사 전쟁을 치루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 FC 바르셀로나 선수들 또한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닌 팬들을 대표해서 전쟁을 치루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이런 상황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FC 바르셀로나는 단지 축구클럽이 아닌 그들의 나라 카탈루냐와 시민을 위한 축구클럽이 되는 것이 그들의 존재이유이며 정신과 신념이다. 신기하게도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즈 등 대부분 선수들은 카탈루냐 출신이 아닌 외국인임에도 이런 정신과 신념에 동참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는 이런 정신과 신념 외에도 독특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연간 7500억 원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주주에게 땡전 한 푼 배당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최고액으로 영입하여 최고의 선수진을 유지하는 데 대부분의 돈을 쓴다. 그들의 유니폼에는 삼성이나 LG와 같은 기업의 상업광고도 없다. 자선단체 유니세프 로고를 부착하고 오히려 후원까지 한다. 선수양성도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병행하여 최고 수준의 유소년 축구단을 운영하여 어릴 때부터 미래의 FC 바르셀로나를 이끌 선수들을 육성한다. 메시, 네이마르 등 많은 선수들이 유소년 축구단 출신이다. 우리나라의 이승우선수도 이런 시스템에 의해 육성되고 있는 최고의 기대주 중 한 명이다.

축구클럽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돈을 벌어 주주인 구단을 홍보하고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운영방식도 수익을 내기 위해 많은 광고주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사회봉사나 기여활동은 축구클럽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부분 축구클럽이 이런 목적을 가지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상업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 같은 FC 바르셀로나는 전혀 다른 존재이유와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FC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성장한 이유다. 그리고 이런 존재이유와 운영방식이 지구상 최고 축구클럽이 7500억 원 수익도 버리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이유이다. 우리 기업을 한번 생각해 보자. 요즘 잘나가는 기업은 이윤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한다. 결국 고객만족이 이윤도 내고 지속 성장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에 맞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것이 있다. 직원들의 생각이다.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와 달라야 하는가?”,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와 무엇이 다른가?”에 어떻게 대답하는가이다. 직원들 생각에 “우리 회사가 다를 게 뭐가 있어요. 남들 다니는 회사나 마찬가지죠. 그냥 일반적인 제조기업, 서비스기업이죠. 일반적인 대기업, 중소기업이죠. 다른 회사보다 월급 좀 많이 주는 회사 정도…”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이런 생각으로는 남들과 차별화된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 혁신적인 제품,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가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와 다르다”는 차별화된 생각, 거기서 나오는 직원들의 사명감과 열정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도 그렇다. 기업의 정신과 신념이 다른데 운영하는 방식이 똑같다면 기업 고유의 정신과 신념이 강하게 발현되기 어렵다. 다른 회사와 똑같은 일하는 방식, 채용·교육·평가·보상 제도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현재 우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정신과 신념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 애플 방식이 애플을 만들고, 구글 방식이 구글을 만들고, 페이스북 방식이 페이스북을 만들고, 삼성과 현대차 방식이 삼성과 현대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마윈이 만든 알리바바 방식이 설립된 지 불과 15년 만에 세계 4대 기업 알리바바가 되었다. 2014년 대한민국의 기업 환경은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기업 환경은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보통 저성장 시대에는 전반적으로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불안감이 증대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이 직원들의 마음이 똘똘 뭉치게 하는 것이다. 똘똘 뭉치려면 보다 높은 기업가치 즉, 정신과 신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가오는 2015년 많은 기업이 “기업 이상의 기업이 되자”, “직원 이상의 직원이 되자”라고 굳게 생각을 모으고 실천하여 세상과 고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업의 FC 바르셀로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장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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