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스마트러닝’이 무엇인지 의미를 짚어보고, 활용방법과 미래 전망을 모색해보는 기획 ‘스마트러닝이란 무엇인가’를 연재한다. 박형주 에듀윌 교육시스템연구소장의 칼럼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은 일선 기업교육현장에 스마트러닝을 도입, 활용하려 준비하는 인사·교육 담당자들에게 효과적인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 스마트러닝을 둘러싼 혼란, 왜 또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서... ‘스마트’라는 키워드가 인기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각종 명사에 ‘스마트’라는 형용사를 붙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배우고 익히는 학습의 영역에도 ‘스마트’라는 화두가 던져져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e러닝의 틀 내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학습의 주제와 방식을 ‘스마트러닝’으로 풀어내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 모두가 고민 중이다. 한국이러닝산업협회는 스마트러닝 포럼 세미나 행사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뭔가 혼란스럽다. 도대체 ‘스마트러닝’이 무엇이길래 우리가 이 키워드에 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기존의 e러닝, u러닝 등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스마트’가 각종 명사에 붙어 새로운 상품으로, 새로운 개념으로, 새로운 서비스로 재탄생하는 이유는 기업들의 전략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기기가 대중화될 것을 예측한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버즈워드’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의 e러닝, u러닝의 키워드를 버리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스마트’를 들고 나왔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용 교육 애플리케이션 중 상당수가 스마트러닝의 꼬리표를 달고 나오는 있는 것만 봐서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트렌드에 맞게 학습의 방법과 형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가 하려는 학습의 방법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어떤 키워드이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스마트를 학습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선결돼야 하는 이슈도 많다. 각종 스마트러닝 관련 행사와 발표에 빠지지 않는 이슈가 ‘스마트러닝을 무엇으로 정의(definition)해야 할까요’이다. 정의는 곧 목표이다. 정의를 통해 우리가 스마트러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마트러닝의 공식적인 정의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웹2.0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언급됐던 ‘위키피디아’에서라도 집단지성을 통해 활발하게 논의됐으면 좋겠으나, 이런 노력도 ‘출처불분명’이라는 이유로 등록거부 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위키백과 스마트러닝 검색화면 2. 스마트러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스마트러닝은 무엇인가? 우리는 스마트러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며, 스마트러닝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스마트러닝을 하나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보지 말고,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봐야 한다. 16세기까지 사람들은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세계관인 천동설을 믿으며 살아왔다. 그렇게 믿었고, 후세에 그렇게 가르쳐 왔고, 그 사실을 배우며 살아온 것이다. 하늘이 지구를 돈다는 것이 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대두돼 정설로 확인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천동설을 진리로 믿어 왔다. 절대적인 진리가 상대적 진리로 바뀐 것이다. 진리를 절대적으로 보느냐 상대적으로 보느냐는 사람이 사고하는 데 큰 변화를 줬다. 교육계에서도 진리의 상대성에 영향을 받은 패러다임이 1990년대 이후에 ‘구성주의’라는 이름으로 각광 받아 왔고, 지금까지 유지돼 ‘학습자 중심 학습’으로 발전되고 있다. 과거에는 교사와 교과서가 진리이므로 학생들은 주어진 지식을 받아들여야 했었지만, 지금은 학습자의 개별적인 인지적 특성과 성향 등을 고려해 맞춤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학습자 중심적인 접근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진리의 상대성 때문이다. ‘스마트’는 상대적이다. 스마트는 홀로 성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전 것에 비해, 다른 것에 비해 똑똑하다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하나 밖에 없는데 스마트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를 상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지만, 유독 스마트러닝에 대해서는 스마트가 갖고 있는 본질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관점으로 스마트러닝을 바라본다면 스마트러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스마트러닝은 절대적으로 이뤄야 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가 배우고 익힘에 있어서 기존의 것을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상대적인 지향점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러닝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정의하고 지향하는 주체에 따라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정의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정의하는 것이 다를 수 있고,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의 스마트러닝의 지향점이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스마트러닝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기존의 것보다 더 나아지려고 하는 학습의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꼭 권위 있는 스마트러닝의 정의가 필요할까? 저명한 학자가 정의한 한 문장의 정의에 따라 학계와 업계의 모든 사람이 달려가기에는 세상은 너무 다양하고 상대적이다. 주제에 따라, 상황에 따라 스마트러닝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스마트러닝이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데 힘을 쏟기 보다는 얼마나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스마트러닝을 정의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3. 나만의 스마트러닝 만들기 스마트러닝을 이야기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크게 4가지 정도이다. 사람, 지능화, 맞춤화, 정보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것을 중심으로 ‘나만의 스마트러닝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지능형 맞춤학습’ 일단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 학습자 없는 학습은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 스마트러닝은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일조해야 한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창의적 사고, 하이브리드 사고 등과 같은 것도 결국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상황보다 더 깊은 내면의 능력,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스마트러닝은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넘어 사람의 잠재력이라는 부분을 다뤄야할 것이다.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하되,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스마트러닝이 꼭 스마트폰, 태블릿을 활용한 교육일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서도 안 된다. 어차피 기존의 디바이스보다 성능과 기능이 약간 더 우월하기 때문에 스마트라는 형용사를 붙인 것 뿐이다.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절대적으로 스마트디바이스에 종속되면 안되겠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이 갖고 있는 인지적,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준다면 사람의 잠재력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학습에 있어서 정보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특히 스마트러닝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의 역할은 중요하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은 스마트한 디바이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만 디바이스를 잘 활용하면 스마트러닝을 구현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아이폰의 국내상륙이 국내 비즈니스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줬듯이 혁신적인 스마트 디바이스가 스마트러닝으로 나가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당연히 디바이스 매몰적인 사고는 버려야한다. 태블릿을 활용하면 태블릿러닝이 아니듯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습이 스마트러닝은 아니다. 디바이스는 도구일 뿐이다. 디바이스는 목적에 따라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디바이스가 없어도 이룰 수 있는 목적이지만, 디바이스를 활용함으로써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룰 수는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스마트러닝 에듀윌 애플리케이션

스마트러닝은 지능적으로 사람에게 대응해야 한다. ‘지능적’이라는 것에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이전에는 사람이 했던 일들을 기계가 대신해 줌으로써 편리하고 풍요로워진 예는 많다. 학습을 함에 있어서도 굳이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정보기술을 통해 개발된 기계(디바이스, 로봇, 엔진, 플랫폼 등)가 하도록 하고, 사람은 사람다운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데이터가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 학습활동에 있어서도 데이터를 수집, 분석, 분류, 가공, 산출하는 등의 일이 중요하다. 중요한 일이지만 사람이 하는 것 보다 기계가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은 지능적인 기계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생기는 시간과 비용은 보다 사람다운 학습활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기계는 기계가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가 자동화, 시맨틱화, 지능화돼야 한다. 맞춤이어야 한다. e러닝도 맞춤학습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학습의 속도(진도)를 교사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권력이양’ 했다라는 것만으로도 e러닝은 크나큰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e러닝 도입 10여 년 동안 학습자에게 학습의 주도권을 넘겨준 e러닝이지만 통제중심의 제도와 콘텐츠의 획일화로 e러닝은 위기를 맞게 된다. 한때는 e러닝이 맞춤학습의 산실이었다지만 이것이 일반화된 이후에는 또 다른 대량전달의 방법으로 인식돼 버린 것이다. 그것의 대안으로 다양한 방법들이 나왔지만, 결국 비슷비슷한 결과만 나올 뿐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마트러닝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마트러닝이 진정 스마트하게 포지셔닝 하려면 맞춤학습이 돼야 한다. 사람의 특성에 따라, 목적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할 수 있는 맞춤학습이어야 할 것이다. 4. 함께 고민하고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스마트러닝 스마트러닝은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러닝을 정의해야 하고, 그 정의에 부합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한다. 스마트러닝이라는 신대륙은 저 멀리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바다 너머에는 육지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꿈을 꾸고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하면서 비아냥거리기만 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노력한 사람들은 신대륙을 발견해 진귀한 보물과 명성 그리고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줬다. 스마트러닝이든 e러닝이든 단어의 선택은 중요하지 않다.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흐름에 맞춰 나를 노력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러닝을 위해서는 e러닝만, 교육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생각의 폭을 넓히고, 타 업종간의 융합을 시도해야 한다. 게임, e스포츠, e헬스, 웹기술, 방송통신 등 교육과 연관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과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 닌텐도로 그림그리기를 배울 수도 있고, 게임기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듯이, 더 이상 PC 앞의 e러닝, 동영상 중심의 e러닝, 플래시 중심의 e러닝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스마트러닝을 단순히 e러닝의 확장판 정도로 축소해 규정해서도 안 될 것이다. 때로는 e러닝도 스마트러닝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형적인 e러닝이 필요하다면 스마트러닝 방법론에서 e러닝을 활용하면 된다. 단 이전보다 더 똑똑하게 적용해 스마트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원하는 다양한 학습방법론을 활용하려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스마트러닝이 확실한 신대륙일지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신기루일지 아무도 모른다. 함께 고민하고 시도하다보면 그 실체가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앞으로 본지를 통해 스마트러닝에 대한 글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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