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INSIGHTⅠ

모든 것이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 세포가 둘로 분할되고, 둘이 넷이 되는 일이 계속된다. 그런 분할이 47회만 반복되면 1경(京, 10(16))개의 세포가 생기게 되면서 인간으로 태어날 준비가 끝난다. 그리고 각각의 세포들은 모두 탄생에서 죽음까지 당신을 보존하고 키워주기 위해서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벨기에의 생화학자 크리스티앙 드 뒤브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수백 종류의 세포가 있다. 극히 일부 예외가 있지만, 대부분의 세포는 한 달 이상 사는 경우가 드물다. 세포는 죽음으로써 새로운 세포의 탄생을 이끌고 이를 통해 당신의 생명이 유지되고 성장한다. 살아있건 죽어있건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 기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다만 기업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을 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운명이 정해진다. 구조조정은 기업이 선택하는 변화의 일환이고, 요즘은 일상의 경영활동이 된 듯하다. 경영은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경제혼란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의 경제활동 구성원들은 실로 유례가 없던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눈치 있는 HR 담당자라면 작금의 경영환경 속에서 HR 기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기업생존을 위한 조직 슬림화 및 인력감축 등으로 바쁘겠지만, 한 번쯤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자. 회사가 어려운 지금 HR 기능은 어떤 책임이 있는가? 과거 회사가 잘될 때, HR 부서는 어떤 기여를 하였는가? 공도 과도 없다면 HR 부서가 지금처럼 전략적 기능이 중시되는 핵심부서로서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인사팀을 해체하자!’, ‘인사부서를 구조조정하라!’ 몇몇 알려진 경영전문가들의 최근 외침이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인사관리 기능은 많은 부분 현장에서 수행하게 되었고, 과거 전문성이 인정되던 HR 기획 기능 또한 일반화되어 원칙에 따른 운영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조직구조와 운영방식 등 기업경영의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인사 기능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들은 변화된 경영체제 속에서 인사 기능이 변화에 뒤처져 있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인사부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HR 기능 구조조정 방향 단 하나의 세포가 분화하여 1경(京)개의 세포가 되고, 그 각각의 세포가 사람의 생명을 존속하기 위하여 활동하듯, 기업 또한 원초의 목적을 위하여 다양한 조직과 기능으로 분화된 것이다. 그 목적은 ‘사업’이었다. 기업의 모든 조직은 사업의 성공과 발전을 위하여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HR에 대한 저평가의 원인은 HR 기능이 사업과 유리되어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많은 기업의 CEO는 CF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경영에 임하듯 CHRO 또한 마찬가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CHRO가 재무적 지표들을 인사와 연결해 조직의 약점과 강점을 짚어주고, 업무에 적임자를 배치하며, 회사의 경영 전략이 인재 관리에 미칠 영향을 조언하는 능력을 갖추길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다수 CHRO는 프로세스 지향적 성향의 관리자로 인재관리, 복리후생, 보상, 노사관계 전문가다. 이들의 관심은 인재채용, 직원 몰입도, 동기부여, 기업문화, 갈등관리 조율 등 조직 내부에 집중된다. 긴박한 상황하에서 CEO가 사업전략을 수정 하고자 할 때, 어떤 CHRO는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인사원칙 운운하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사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문제의 본질과 긴박성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여 사업이슈 해결을 위한 HR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에 서툴다. CFO와 CHRO간 기능분리를 구실로 어떤 회사에서는 CHRO가 회사의 주요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상 주요 결정의 과정과 취지를 명확히 모르는 CHRO가 경영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그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 낼 수 있을까? 1. CHRO는 CEO의 그림자로서 CEO가 주관하는 대부분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는 CEO가 CFO와 더불어 CHRO를 경영의 파트너로서 인식할 때 가능하다. 한 때 CHRO가 되기 위해서는 현장 경험이 필수라고 여겼던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장은 날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고,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오히려 장애로 작용하는 부작용이 많았다.현실의 문제를 새로운 틀에서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보다 유용하다. 그러려면 현재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빠짐없이 공유하여야하고 이를 통해 HR 관점에서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유연성과 상상력이다. 2. CHRO를 경영의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 CEO라면 하루빨리 CHRO를 없애야 한다.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CHRO는 전략실행에 비효율을 초래할 뿐이다. 대신 인사 기능을 두 개로 나누는 것이다. 하나는 인사운영(인사지원팀, HR Administration)을 담당하여 주로 임금, 노무 및 보상체계 관리업무를 수행한다. 인사지원팀은 CFO에게 보고해 직원 보상이 비용 측면뿐아니라 인재 관리 측면에서도 고려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하나는 인적역량개발(인재개발팀, HR Leadership and Organization)을 담당하여 회사의 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각종 HR Data를 활용하여 인적자원경쟁력을 측정하고 분석하며 CEO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팀이다. 이를 위하여 현장의 Line 관리자(부서장)들에게 인사 기능의 많은 부분을 위임함으로써 현장인사를 가능케 하여 입체적으로 인사 기능을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HR 담당자의 역할 HR 기능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있으나, 사업이 있는 곳에 인사가 없을 수 없다. 최근 제기되는 인사 기능에 대한 염려는 경영환경 변환기에 인사 기능이 변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핵심이라면 인사 또한 조직의 핵심기능이다. 인사담당자가 사업담당자의 눈치를 보고, 수동적으로 결정사항을 실행만 하는 회사에 어떻게 창의적 인재가 정착할 수 있으며, 창의적 경쟁력이 생겨날 수 있겠는가? 기업 생성 초기에 HR 부서에 대한 기대는 무엇이었던가? 인사기능 본연의 취지를 깊이 인식한다면 새롭고 다양한 저마다의 사업환경 하에서 HR 조직과 기능은 보다 다양하고 유연하게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1. 사업지향형 인사조직을 구축하라! 인사담당자는 물론 인사조직 전체가 사업과 호흡하며 사업 감각을 키워야 한다. 기업의 모든 세포는 사업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사업을 떠난 그 어떤 기능도 이미 죽은 기능이다. 끊임없이 현장을 보고 듣고 질문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현장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고HR 관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된 대안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회사 내 모든 밸류체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 HR Black box를 제거하라! ‘인사권’이라는 낡은 개념도 폐기되어야 한다. 세 명의 승진 후보자가 있다. 셋 중 하나는 승진이 되고 둘은 안 되었다. 승진 탈락한 직원이 이유를 물었으나, 회사에서는 인사권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거부한다. 인사권이라는 미명하에 존재하는 HR Black box는 인사제도가 ‘일관성과통합성(Consistency & Integrity)’을 잃을 때 발생한다. 인사의 일관성과 통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이 녹아 있는 정교한 콘텐츠와 프로세스를 갖춘 인사제도가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들이 구성원 간에 충분히 공유되고 공식적으로 소통될 때, 비로소 HR 담당자가 변화 리더로서의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의 소통을 가로막는 기존의 ‘인사권’을 부수는 것은 우리 인사담당자들의 책임이다. 구성원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인사상의 결정사안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혹은 해당자에게 일관된 논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인사권’은 기업이 넘어야 할 장벽이다. 3.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허브가 되라! HR의 핵심 R&R은 조직 내 소통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조직 내 수직·수평 커뮤니케이션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조직 내 모든 기능과 계층에 접근 가능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고, 직원들로부터 듣고 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패턴화하고 분석하여 CEO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여야 한다. 직원들이 HR 부서를 경영진만의 대변자라고 인식하는 순간 HR 담당자의 역할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며, 경영진과 직원 간의 신뢰도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진지하게 소통하는 조직이 혁신할 수 있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4‘. 眞理’가 아닌‘進理’추구자가 되라! 변화상황에 따른 HR 전략을 수립하고 유연하게 실행하라! HR 담당자가 원칙만 우선시하는 ‘철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가장 유연하게 상황을 타개하는 합리적 제안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사업환경 하에서 참된 이치(眞理) 또는 불변의 원칙이 있을 수 없다. 종교근본주의자가 아닌 이상 고정불변한 ‘眞理’나 ‘原則’은 존재하지 않는다. ‘眞理’가 아닌 ‘進理’ 즉, 더 나은 성장으로 ‘진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새로운 이치’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의 성공과 성장’만이 기업의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인사담당자는 ‘進理’ 추구자가 되어야 한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HR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사원칙과 실행전략을 끊임없이 모색하여야 한다. 5. 상시적 변화와 긴장에 버텨낼 수 있는 Resilience Program을 확보하라! 오늘날 직장인들은 세계 경제 불황, 구조조정, 임금삭감, 정치적 혼란 등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성인남녀 20만여 명의 정신건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대 직장인의 68%는 업무가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한다(성균관 의대 정신건강연구원, 2016년 6월).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원은 질병, 결근, 업무 실수, 갈등 야기, 판단력 저하 등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는 경향이 높다. 또한 이러한 직원이 소속된 집단은 제대로 된 팀워크를 발휘하기도 어렵다. 이 모두가 기업에 있어서는 예상치 못한 막대한 비용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에서는 2010년대 들어 기업 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이 빠르게 확산되어 왔으나, 최근 이를 HR 또는 HRD 영역에서 다루어 조직 차원의 스트레스 대응능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영환경 악화 시에도 회복 탄력성을 유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주요한 HR 기능이 되고 있다. 즉 HR 프로그램을 통하여 직원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이겨내게 하고 이를 조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 및 조직의 스트레스로 인한 잠재적 비용을 크게 절감하여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음이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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