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ON GLOBAL REPORT

신기루 같은 한국 경제의 미래 비전 2050년이 되면,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적으로 더욱 풍요로울 것이라고 했다. 2007년에 골드만삭스가 그랬고, 2012년에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21세기정책연구소가 그랬다. 이 두 기관은 1인당 국민소득에 있어서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참고로 2015년 현재, 한·일 간에는 약 5천 달러의 격차가 있다. 미국과 일본의 유력한 연구기관들의 전망이었기에 누구나 믿고 싶고, 그렇게 실현되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장밋빛 비전은 우리에게 희망과 프라이드를 안겨주었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신흥국 대표 주자로 불리었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또한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과 강한 성취욕에 기초한 인적자원의 비교 우위가 가져온 결실이라고 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그것도 급속한 글로벌화와 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소와 논밭마저 팔면서 자식 공부는 끝까지 시켜야겠다는 부모들의 희생과 열정 그리고 이에 보답하려는 자식들의 높은 학구열과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본다. 여기에 정부와 기업까지도 인재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강 건너 불이 아닌 한국의 미래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 경제를 보면 신흥국가 대열에서 가장 먼저 낙오할 것만 같다. 1인당 국민소득에서는 앞서지만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짐으로써 경제 규모에서는 이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크게 못 미친다. G20 회원국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날로 추락하는 실상이다. 그 일례를 IMD(국제경영개발원)와 WEF(세계경제포럼)가 매년 발표하는 국제경쟁력 순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시아의 용 4마리만을 놓고 보더라도 IMD 순위는 한국이 25위(2015년)로 싱가포르(3위), 홍콩(2위), 대만(11위)보다 낮고 WEF 순위도 한국은 26위로 싱가포르(2위), 홍콩(7위), 대만(14위)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지켜보면서 내심 일종의 통쾌감과 위안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우리의 처지가 ‘잃어버린 20년’의 긴 터널 입구까지 와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중국과의 경제관계도 확대 균형에서 축소 불균형으로 나아가는 추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점차 저하함에 따라 대중국 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또한 어둠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환경만을 탓할 때는 지났다. 컨트롤 가능한 내부환경(내수진작 등) 개선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미래는 불안감만 가중될 뿐이다. 왠지 2050년이면 일본을 앞선 경제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신기루와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원인은 인재의 육성과 확보에 소홀 오늘날 성장엔진이 추진력을 잃어가고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지적한다면 ‘인재 육성과 인재경영’에 있다. 시대적 환경 변화에 앞서지는 못할망정 뒤떨어지지는 않는 ‘인재의 육성과 확보’란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와 대부분의 기업이 비전과 전략 측면에서 부적절하였다는 판단이다. 예컨대 왜 삼성은 애플보다 훨씬 많은 스마트폰을 팔고서도 이익은 애플보다 적은 것일까? 이는 고부가가치를 낳는 독창적인 제품과 서비스 창출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몇 배나 긴 노동시간의 육체적 노동을 하면서도 손에 들어오는 부가가치는 몇 배나 적다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이나 확보보다는 보편적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단순 반복의 육체적 노동자를 육성하는 데 대부분의 돈과 시간을 쏟아 부어왔던 까닭이다. 현재보다 미래의 한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더욱 걱정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IoT,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시대에는 지금까지와는 크게 다른 역량을 갖춘 인재가 요구된다. 즉 국가의 부(富)는 이러한 산업이나 분야에서 창출될 것이고 그 비중도 점증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고용도 이들 분야에서 새로이 창출되고 기존 산업에서는 크게 축소될 것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4차 산업시대가 되면 일본의 노동인구의 49%가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으로 대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루칼라, 서비스직, 나아가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의 복잡한 고도 업무까지도 대체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 또한 일본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인재 확보는 국가나 지역사회의 매력에 더욱 좌우될 수도

일찍이 산업혁명으로 육체노동자의 일이 기계로 대체되었고 이어서 지식노동자의 일은 IT로 대체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두뇌 노동자의 일마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 조류에 어울리는 인재의 육성과 확보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인재 육성에 시간이 걸린다면 과감히 전 세계 노동시장으로부터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삼성그룹이 성공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인재 육성과 해외 인재의 확보로서 상세 설명은 지면상 생략하겠지만, 지역 전문가 제도, 삼성 MBA 제도, 핵심 인재 매니지먼트 등이 그 일례이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의 인재 확보는 그야말로 삼고초려와 같은 것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중요 책무 중의 하나이다. 인사담당 임원에게 일임할 사안이 아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이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으로 실패할 확률이 지극히 높다. 한편, 아무리 CEO가 삼고초려의 예를 다하여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해당 회사의 매력이 미약한 탓도 있을 수 있겠지만 때로는 그 국가나 사회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2000년대 초반, 필자가 ‘탤런트 매니지먼트’와 관련하여 노키아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노키아는 인재 모집 광고를 내면 전 세계로부터 우수 인력이 제 발로 찾아온다고 하였다. 그 당시 삼성은 전 세계를 누비면서 삼고초려를 하였어도 성과는 미흡했다. 이것이야말로 노키아에 비해서 삼성의 매력도,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낮았던가를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역전되어 그 갭이 오히려 벌어지는 추세이다. 특정 기업의 매력도(魅力度)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해당 국가나 지역사회의 매력도 또한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경우, 기업의 매력도보다는 정부나 사회의 매력도가 더 큰 문제점일 수도 있다. 남북간 군사대치에서 오는 안전 불안감, 과격한 노동분쟁의 반복, 경직적인 조직문화, 좋지 않은 정부 부패인식도(2015년 37위) 등이 글로벌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한다. 최근 한국에서 해외로 일자리를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일본 사회에서는 한때 이들을 매국노 취급하였다. 일본 사회의 특이점으로 지적되는 이지메(왕따, 괴롭힘)의 일종이다. 정년퇴직 이후에 한국 기업으로 재취업하는 경우에도 같은 취급을 당하였다. 외국이나 경쟁사로 자국 사람이나 자사 직원이 전직하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국이나 자사의 조직문화나 제도,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하루빨리 고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회사에서 계속 활용하기에는 성과에 비해 보수가 너무 높아서 퇴출시키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외국이나 경쟁 회사로 재취업 하는 것은 눈뜨고 좌시할 수만은 없다는 식이다. 연공서열식 인사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정도(正道)겠지만, 매국노로 취급하거나 마녀사냥하듯이 추적조사를 하여 언론에 대서특필하는 것은 오히려 글로벌 인재들에게 블랙 시장으로 낙인찍혀 글로벌 인재의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국가나 기업의 백년대계는 인재경영에서 찾아야 조직의 백년대계, 조직의 성쇠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 역량이 국가 미래를 좌우하듯이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 언론에 두뇌 유출 기사가 심심찮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현각 스님도 불교계의 폐쇄적 문화를 지적하며 한국을 떠난다고 한다. 미래사회에 대비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미 육성하고 확보한 인재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핵심 인재들의 이직을 막고 지속적으로 높은 동기부여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보수도 중요하지만 마음 관리를 비롯한 비금전적 측면에서의 매니지먼트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한국 사회는 ‘우리와 너희들’이라는 피해의식이 강하며 기득권 지키기, 즉 자기 밥그릇은 절대 빼앗길 수 없다는 풍토가 강하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에 있어서는 순혈주의보다는 혼혈주의, 즉 조직의 다양화(Diversity and Inclusion)가 강조되고 있음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개인은 물론 구성원 전체의 파이가 커진다는 점도 공감하지만 지금 당장 내 영역이 침범당하고 내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은 참지 못하겠다는 성향이 강하다. 그 결과 글로벌 인재의 확보만이 아니라 각종 개혁이나 구조조정마저도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때로는 다 같이 죽자는 구호가 더 공감대를 형성하는 양상마저 보인다. 세계 각국의 보이지 않는 인재 쟁탈전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정부는 물론 기업체의 해외 인재 사냥이 과격해지고 있다. 삼성의 인재가 중국의 하이얼이나 샤오미 등 경쟁회사로 자리를 옮겨간다는 보도가 늘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앞으로는 더욱 광범위하게 중추 핵심 인력으로까지 유혹의 손은 뻗칠 것이다. 한국이 2050년의 경제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과 확보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인재 육성 및 확보를 위한 2030플랜’이라도 세워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 노사, 국회 등의 주체별 역할과 책임 또한 공개되어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고급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출입국 절차, 소득세 등 관련 세제 개정 및 자녀교육, 건강관리, 문화생활 등의 인프라 확충과 관련한 규제 완화와 재정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미래의 국가 경제발전에 필요한 핵심 인재들에 대한 관련 법령 개정과 규제 완화에 있어서 정부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기업체들의 조직혁신은 경직된 상태이지만, 정부는 아베노믹스 추진 속에서 해외 고급 두뇌 유치를 위한 관련 규제 완화에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기업체는 인재의 육성과 확보에 있어서 실질적 주체임을 재인식하고, 노사는 미래지향적 사업구조 재편에 적극 동참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를 위해서 금전적·비금전적 측면에서의 인센티브를 강구하여야 한다. 이는 우대나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를 보장받는 길이며 노사 모두에게 더 많은 부(富)를 안겨주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