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 남아있던 개신교 예배를 전면 금지한다.” 1685년 10월 태양왕 루이 14세는 종교 자유를 허락하였던 낭트칙령을 폐지하는 퐁텐블로칙령을 반포하였다. 종교 탄압의 광풍이 불기 시작한 즈음이라 프랑스인 누구도 이 선언이 영국이 산업혁명을 일으켜 세계를 제패하는 계기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일이다. 프랑스 내 개신교인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던 앙리 4세의 낭트칙령이 폐지되자, 2만여 명의 위그노인은 영국으로 망명하게 된다. 위그노인 들은 주로 상업, 철강업, 정밀기계공 등 기술 엘리트 시민이었고, 프랑스 경제 기반을 떠받치고 있던 터라 이들의 인력유출은 바로 프랑스 국부 유출로 이어졌다. 영국에 도착한 신진 기술 엘리트들은 엘리 자베스 1세의 적극적인 후원과 자신들의 지식 그리고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방직산업과 무역업을 일구었고 당시만 해도 뒤떨어진 영국 산업의 부흥을 가져온 원동력이 되었다. 불과 1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영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었지만, 프랑스는 경제난에 시달리고 배고픔에 지친 시민들의 혁명으로 정권이 붕괴되고 말았다.

국가 간의 인재와 기술 경쟁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역사적 사건은 시간을 돌려 현재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교훈을 주고 있다. 외부로부터 혁신적인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 기업이 성공을 거두는 사례를 목격하면서 최근 기업들도 개방과 협업 (Open & Collaboration)에 나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조직운영 사례를 연구해 보고 우리 기업들의 시사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방과 협업(Open & Collaboration)

소위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생활소재 기업인 P&G를 꼽을 수 있다. P&G는 내부 기술혁신과 연구개발만으로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2000년 초부터 전사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연구소의 제품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기술은 외부로부터 소싱하기 시작한 것이다. 프링글스 감자칩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인쇄하는 상품을 기획한 후 내부개발로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 하고, 외부에 적당한 기술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러 사업체를 탐색해 본 결과 이탈리아의 작은 제과점이 케이크에 글씨를 인쇄하는 기술을 벤치마킹해 보고 계약을 맺어 기술을 인수하였다. 그 결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기간과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P&G는 이러한 외부기술 소싱을 C&D(Connect & Development)로 정의하고 확산함으로써 신제품 개발 전반의 프로세스와 비용을 획기적 으로 혁신하였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