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모험가 김승진 선장

“흰 천과 바람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해양모험가 김승진 선장은 드라마 속 유명 대사를 현실로 옮겨왔다. 그는 무동력 요트를 타고 바람을 벗삼아 209일 동안 4만 1,900km의 망망대해를 일주했다. 그것도 2014년 10월 당진 왜목항을 떠나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은 무기항 세계 일주였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고 아시아에서는 6번째 기록이라는 점도 대단하지만, 그의 나이 50을 넘겨 도전하고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값지다. 하늘의 명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에 그는 왜 바다로 나간 것일까? 낯설고도 흥미진진한 그의 모험 이야기로 항해를 시작해본다.

Falling in Ocean

20년 전 어느 날이었다. 바다 낚시를 나갔다가 그의 옆을 지나가는 요트와 마주쳤다. 소리도 없이 조용히 다가온 큰 요트가 김승진 선장의 마음에 ‘훅’ 들어왔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요트를 타면 에너지 걱정 없이 멀리까지 나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3살이던 딸도 떠올렸다. 딸과 함께 태평양을 건넌다면 그 자체로 아이에게 좋은 자연교육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그가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바다와 요트의 매력에 빠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우선 책과 잡지를 통해 바다와 요트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 국내에는 자료가 많지 않아 외국에 나갈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자료를 수합했다. 그러던 중 2001년 단독 무기항 무원조 세계 일주에 대해 접했다. 그는 다시 한번 고동치는 심박동을 느꼈다. ‘이거다!’ 싶었다. 찬찬히 자신의 버킷리스트인 무기항 일주를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다. 아니,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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