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서 배우는 인재경영

많은 이가 마흔을 인생의 허리라고 부른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크고 작은 그 어떤 모임에서도 중심이 되는 나이다. 그러니 마흔이 흔들리면 가정도 모임도 직장도 사회도 국가도 흔들리게 된다. 오백여 명구(名句)로 구성된 논어(論語)에는 사십(四十)이라는 말이세 번 등장한다. 사십대가 주는 인생의 무게만큼은 2,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이 어구들은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四十而不惑’ 마흔에 미혹되지 않았다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자신의 일대기를 요약 하면서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명명했다. 공자는 학문에 뜻을 둔지 25년, 그 뜻을 일으켜 세운지 10년만에 불혹이 되었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믿음으로, 세상의 그 어떤 매력적인 것에도 유혹당하지 않을 만큼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불혹. 혹하지 않음.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과 휴식에 흔들리지 않고, 돈과 빵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자는 지자불혹(知者不惑)이라 했다. 불혹이 되려면 지자(知者)가 되어야 한다. 공부를 많이 하라는 말인가, 아니면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라는 말인가? 공자는 또 말한다. 지인지자(知 人知者)라고. 지인(知人) 즉 사람을 제대로 알면 지자가 된다는 말이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볼 줄 아는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국가나 조직이나 사람 때문에 흥하고 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제나라 관중(管仲) 같은 재상을 뽑아놓으면 한 세대가 지나지 않아 패권국이 되고, 진나라 이사(李斯) 같은 재상을 뽑아놓으면 한 세대가 지니지 않아 나라가 망하기도 한다. 신입사원 채용에도 경력직원 채용에도 경영진의 승진이나 영입에도 그렇다. 면접관은 사람을 보는 정확한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이 조직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경영진을 세워놓으면 명품기업으로 바뀌지만, 변변치 못한 인사를 경영진으로 세워 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업은 힘들어지게 된다. 곧은 자를 리더로 세우면 조직에 생기가 돌지만, 굽은 자를 리더로 세우면 곧은 자도 굽은 자가 되어 조직이 굽어지게 된다.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 다. 더욱 마흔의 나이에 사람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식견과 지혜를 갖는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공자의 불혹은 어쩌면 마흔 리더가 가져야 될 도전적인 목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年四十而見惡焉, 其終也已’ 마흔에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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