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의 인재경영

우리사회의 갈등지수는 높은 반면 갈등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34개국 중 3위로 높았으나 갈등관리 수준에서는 31위에 머물렀다.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제도, 사회 통념,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그렇기에 갈등 요인 최소화도 중요하지만 표출된 갈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느냐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 출범하면서 많은 갈등과 마주해야 했다. 거대한 두 조직의 상이한 업무와 절차를 통합하다보니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장 먼저, 발생하는 갈등을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갈등 관리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업무조정위원회는 대표적인 갈등 해소기구다. 부서 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여 중복업무를 제거하고 업무의 방법과 절차를 표준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52건의 검토 요청이 있었고 부서 간 협의와 조정을 거쳐 100%가 원만한 해결을 보면서 빠른 시간에 업무를 안정화할 수 있었다.

업무적 통합보다 화학적·정서적 통합은 훨씬 더 어려웠다. 전문 가들이 인수·합병 성공률이 낮은 주요 원인을 조직문화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의 실패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그 중대함을 엿볼 수 있다. 양 공사는 조직문화가 다르고 경쟁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직원들 간 이질감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수 없었다. 통합과정에서 잠복되어 있던 알력과 불협화음을 제거하고 일체감을 형성하는 것이 절실했다. 필자는 직원들의 융합을 위해 다양한 소통프로그램을 만들어 접촉면을 조금씩 넓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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