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협력실 이사대우

너무나도 슬픈, 그러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독사. 직업 상 하루 일과의 시작과 마무리는 늘 (어쩔 수 없이) 최신 뉴스 검색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뉴스 가운데 필자의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독사이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무연고 사망자로 불리는 고독사가 2,010명으로 2013년 1,280명에 비해 57%나 증가해, 향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의 고독사(孤獨死)는 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돌발적인 질병 등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하는데 홀로 살다가 홀로 죽어서 대부분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독사, 말그대로 너무나 외롭고 슬픈 일이지만, 아무도 그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 더욱 우리를 아프게 한다.

상상한 바와 다른 일본의 고독사 형태

한편,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그 대응방안을 놓고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단위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나 일본에서는 연간 약 3만 명이 고독사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독사의 대부분이 병사나 자살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원인 불명인 경우도 많다. 특히, 고독사라고 하면 홀로 사는 고령자들로 생각하기 일쑤이나 경제·사회적으로 한창 왕성하게 활약할 청년층이나 중장년층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일본소액단기보험협회 고독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독사(2017년 기준 2,066명 대상) 원인으로 병사가 60.6%, 자살이 12.1%, 원인 불명이 2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사망 연령대를 보더라도 49세 이하 남성이 약 19%, 여성이 약 29%를 차지해, 우리가 심정적으로 추정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더 큰 문제는 자살과 사고사를 제외한 고독사 즉, 고독사의 70% 이상은 생활이나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욕이나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에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이른바 ‘자기방임(Self-Neglect)’ 1) 때문에 발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하지 않아 쓰레기장처럼 만든다든지, 필요한 만큼의 식사를 하지 않는다든지, 건강이 악화되었음에도 치료를 거부한다든지 해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킴으로써 ‘완만한 자살’에 이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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