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수의 조직문화

“회사가 실적이 안 좋은 것이 우리 책임인가? 모처럼 모였으면 좀 재미있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면 안 되나? 매번 이런 식으로 우울한 이야기만 꺼내는 건지 진짜 답답하네!” “그러게 말이야~. 대충 끝내고 우리끼리 한 잔 하러 가는게 어때?”

전화를 받으러 나왔다가 우연히 듣게 된 젊은 직장인들의 대화 내용이다. 회식을 나온 모양인데, 부서장이 우울한 이야기만 해대니 짜증나는 모양이었다. 거기에다 술 마시고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금기행동 1위, ‘했던 이야기 하고 또 하고’가 계속되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신경질이 난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방금 전까지 필자가 나눴던 대화가 “왜 그렇게 많던 회식이 사라졌는가?”로 시작하여 “젊은 친구들의 금주문화 때문에 부서회식이 줄어들고 있는 거야”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5분도 안 되는 짧은 대화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치 ‘리더십 돌아보기’를 위해 부하들로부터 다면평가를 받고 그들의 의견이 담긴 피드백시트를 받아보았을 때의 느낌. 남들은 아는 데나만 몰랐던 나의 단점이나 개선점을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 뭔가 소소한 깨우침이 일어났을 때의 느낌이 든 것이다. “그랬었구나, 부서회식이 인기가 없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스컴에서는 사라져가는 회식문화의 주된 이유로 술보다는 취미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의식변화를 주로 거론해 왔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왠지 설득력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그런 논리라면 젊은 직장인들의 음주소비량이 줄어들 어야 하는데 과거와 비교해 늘면 늘었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 부족한 해석에 영 개운치가 않던 터에 이런 좋은 기회가 포착이된 것이다. 그것도, 변해가는 회식문화에 대해 자의적인 해석을 하 고 있던 바로 그 타이밍에 말이다.

시간이 가기 전 ‘회식문화’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알아보기로 했다. ‘조직력 강화’라는 테마를 가지고 워크숍을 진행하던 몇 개 회사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간단한 설문을 실시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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