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애자일(Agile)’이란 용어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하나로 통용되던 말이다. 작업 계획을 짧은 단위로 세우고 시제품을 만들어나가는 사이클을 반복함으로써 고객의 요구 변화에 유연하고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개발 방법론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전통적 개발 방법론이라 할 ‘워터폴 (Waterfall) 방식’이다. 우리 기업에 익숙한 이 방식은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을 정교하게 세우고 사전에 단계별로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최근 애자일이란 용어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과 사업 등 기업경영 전반으로 사용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조직 운영과 사업 방식에서 전통적인 워터폴 방식에서 벗어나 애자일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다. 과연 애자일의 본질은 무엇이고 최근의 확산 배경과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떠하며 이런 변화들이 우리 기업들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애자일 방식의 부상 배경

전통적인 워터폴 개발 기법이 지닌 단점은 지나치게 계획과 절차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빈틈없는 계획과 단계별 엄격한 심사(Gate Review)를 중시하다 보면 당연히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증가하게 된다. 또 전체적인 관점보다 개별 포인트에서의 완결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속성상 전체적인 흐름이 단절되기 쉽다. 하나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되어야 하는 탓에 결과적으로 개발 기간 준수를 어렵게 만든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관행화된 납기일 지연과 반복되는 야근, 그리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개발자들의 번아웃(Burn-out)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애자일 방식은 이런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으며 1990 년대에 처음 등장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 개발에 적용되어 처음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것이다. 당시 웹브라우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던 넷스케이프를 이기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3) 개발이라는 회심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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