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흥열 포항스틸러스 대표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은 CEO 등 최고경영자가 가진 힘에서 결정된다. 도전, 열정 같은 추상적 키워드를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지표로 형상화하는 것은 오롯이 CEO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항스틸러스의 새 수장이 된 양흥열 대표에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대표 ‘인사통’, ‘혁신통’으로 통하는 양 대표의 모습에서 포항스틸러스의 내일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모습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흥열 포항스틸러스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성적이 기대에 미치고 못하고 있지만 포항스틸러스는 여전히 ‘최초’의 역사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축구 명가”라며 “올 초에도 ‘풋볼퍼포먼스센터’를 국내 최초로 건립,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리딩 클럽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가 부활’이라는 분명한 청사진 아래 구단을 총체적으로 ‘레벨 업’해 나가고 있는 양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창단 46년 역사에 빛나는 포항스틸러스 구단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마디로 요약하면 포항스틸러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명가였고, 그리고 현재는 축구 명가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구단”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축구 명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엄격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단순히 성적만 좋아서는 감히 명가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것으로, 우승권의 경기력 외에도 역사와 전통, 여기에 더해 대한 민국 축구 발전을 선도하는 리딩 클럽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 등의 조건이 갖춰졌을 때 명가라 말할 수 있다.
우리 포항스틸러스는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초 창단팀 (1973)으로, 그동안 이회택, 최순호, 홍명보, 황선홍, 이동국 등 대한 민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를 비롯하여 60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하였 고, 성적 또한 리그 5회, FA컵 4회, ACL 3회 등 통산 우승 12회라는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 축구전용 구장 건립(1990), 최초 클럽하우스 건립(2001), 최초 유스시스템 구축(2003), 최초 풋볼퍼포먼스센터 건립(2019) 등 그야말로 포항스틸 러스가 가는 길이 곧 대한민국 축구 발전의 이정표가 될 정도로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선도해왔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우승권의 전력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경기성적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고무적인 사실은 지난해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다시금 축구 명가 부활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을 명가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났다. 기억에 남는 성과를 말해 달라.

기억에 남는 성과라고 한다면, 요 몇 년간 하위권에 맴돌던 팀을 지난해 상위 스플릿에 올려놓으면서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여 구단및 팬들에게 축구 명가 부활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는 점을 먼저 꼽고 싶다. 또한,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선도해온 과거의 명성을 이어 나가고자 국내 최초로 ‘풋볼퍼포먼스센터’를 건립하여 선수들의 체력 및 경기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 성과라 할 수 있겠다.

풋볼퍼포먼스센터,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풋볼퍼포먼스센터는 유럽 및 남미 축구단 등이 활용하고 있는 축구선수들에게 특화된 경기력 향상 지원시설로, 실제 이를 활용하고 있는 클럽들은 하나같이 도입 전과 비교해 선수들의 경기체력이 10% 이상 향상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보통 축구선수들이 한 경기를 치르면서 10~11킬로 정도를 뛰는데, 1킬로 더 뛸 수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차이다. 운동경기에서 체력은 곧 경기결 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나 몸으로 부딪히며 전후반 90분을 소화해야 하는 축구 경기에서의 체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선순위다.
우리 포항스틸러스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즌 내내 일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판단,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확보를 위해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을 동시에할 수 있는 풋볼퍼포먼스센터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현장 실사를 위해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 아스널을 직접 방문했다. 또한 카타르 아스파이어 재단, 브라질 코린치안스 등 해외 유수의 체력 증진센터 운영 사례도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우리 선수단에 최적화된 센터를 구축했다.
총 20억 원이 투입된 풋볼퍼포먼스센터는 스프린트 파워, 몸싸움 저항능력, 심폐지구력, 점프력 향상 등을 위해 축구선수에게 특화된 총 76종 96개 품목의 최신 트레이닝 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센터 외부에는 인조 잔디 필드를 조성해 재활을 비롯한 다양한 훈련을 소화할 수 있게 돼 있다.
선수단은 훈련 시기별로 풋볼퍼포먼스센터를 달리 활용해 ▲운동 종류, 포지션, 주전·비주전·재활선수 등의 구분에 따른 선수 개별 맞춤형 체력측정, ▲체력측정 데이터와 GPS 데이터, 개인별 경기기록 등 선수 개인별 데이터를 축적해 종합 분석 후 세분된 항목별 진단, ▲진단에 따른 선수 개인별 체력 개선 프로그램 및 포지션별 특성에 맞춘 별도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기 출전 선수를 육안으로만 판단하는 한계에서 탈피해 누적된 데이터 및 경기 근접 시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상의 컨디 션을 유지한 선수를 중심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선발뿐 아니라 교체 선수도 지구력, 스프린트 능력, 점프력 등 운동항목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특성에 뛰어난 선수를 활용할 예정이다. 아마도 다른 많은 구단이 우리의 사례를 보고 풋볼퍼포먼스센터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선수들의 기량이 한 단계 발전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는 구단 CEO로 알고 있다.

보통의 구단 CEO들은 선수들과 크게 접촉하지 않는다. 감독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일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구단 CEO도 선수들과 어느 정도의 소통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크게 ‘관찰’과 ‘오픈 마인드’로 요약할 수 있는데, 먼저 소통하려는 대상을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상대를 잘 살펴야 거부감 없는 소통의 주제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는 것이다.
실제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누가 골을 넣는지, 누가 어시스트를 했는지 등은 따로 메모해 두지 않는다. 경기결과에 대한 분석은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바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인데, 대신에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리 선수 가운데 누가 차징을 당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는지, 누가 일찍 교체됐는지 등을 메모해 둔다. 이러한 메모는 후에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사실 처음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을 때는 반응이 크지 않았다. 구단 CEO에게 메시지를 받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일 것인데, 그러나 지금은 내가 건넨 메시지보다 답장이 더 긴 경우가 왕왕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메시지가 오가다 보니 이제는한 구단 식구로서의 친밀감이 형성됐다고 생각을 한다.
선수 개개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소통 외에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편지를 보내고 있다. 구단 CEO로서의 선수 들을 향한 당부, 바람 등을 담고 있는데,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구단 CEO의 세 가지 소원 즉, ▲우리 선수들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 ▲우리 선수들 지속 성장·발전해나가는 것, ▲우리 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것 등을 꼭 실천해 나가자”고 주문하고 있다. 마지막 말을 하기 위해 앞에 두 가지를 꺼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하는 것은 앞의 그것들과 따로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구단의 목표를 구단의 중심인 우리 선수들이 계속해서 인식, 이를 위해 노력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보내고 있다.

올해 주력할 부분에 대해 말해 달라.

축구 명가 부활을 위해 다음 세 가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먼저, 선수 기량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구단을 만들어 갈 것이다. 다른 구단과 비교해 취약한 재정상황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으 로, 현재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육성, 발전시켜서 목표를 달성해가 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풋볼퍼포먼스센터뿐 아니라 개인맞춤형 영양컨설팅, 정신력/팀워크 강화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 수준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음으로, 팬과 함께 호흡하는 최고의 팬 프랜들리 구단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스틸야드를 가득 채운 팬들이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면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좀 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SNS를 활용한 경기홍보는 물론 나를 비롯한 모든 사무국 직원들이 가두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경기마다 다양한 경기이벤트 및 푸짐한 경품을 준비하여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선수들이 함께하는 재능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끝으로, 선수-스태프-사무국 간 최고의 팀워크를 가진 구단을 만들어 갈 것이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이 구단의 목표를 명확히 공유 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사장 인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최고의 체력수준과 조직력을 갖춘 One-Team을 만들어 축구 명가 부활을 실현해낼 것이다.

올해 목표를 리그 20승으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세운 데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리그 20승은 K리그 1(12팀)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위해 필요한 승수로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를 의미하는 중요한 목표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는 통상 4개 팀이 참가하는데, FA컵 우승팀과 리그 1, 2, 3위 팀이 참가하게 된다. 한 해의 성적은 보통 7~8월에 결정된다. 여느 달에 비해 경기가 많거니와 한창 더울 때라 체력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우리 구단이 풋볼퍼포먼스센터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축구 명가 부활의 첫걸음 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5~7위 수준을 오가고 있으나, 하반기 반등을 통해 3위 이상의 목표를 기필코 달성할 것이다.

얼마 전 부임한 김기동 감독과의 케미도 궁금하다.

쉽게 말해서 찰떡궁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승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고 또한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는 점도 일맥상통한다. 축구계를 보면 “축구는 예술이다. 페어플레이가 중요하다”라며 내용 있는 경기를 중시하는 감독유형이 있는가 하면, “축구는 전쟁이 다. 즉,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류가 있는데, 나도 그렇고 김 감독도 그렇고 확실히 둘 다 후자에 속한다.
김 감독은 선수 위에 군림하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와 함께 뛰는 동료다. 아마도 우리의 경기를 눈여겨봤더라면 잘 알 것이다. 여느 감독들의 정장 차림과 달리 김 감독은 늘 트레이닝 복장을 입고 경기 장에 들어서는 감독이다. 본인도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선수가 골이라도 넣으면 경기장의 또 다른 선수들처럼 격정적인 골 세레모니를 펼친다. 득점이 터지면 뜨겁게 환호하고, 부당한 판정이나 실점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감독으로, 김 감독은 항상 선수와 같은 위치에서 소통하고 감정을 나누기에 선수들을 그를 더욱 깊이 신뢰한다.
축구는 감독의 리드에 따라 11명의 선수가 함께 움직이는 팀 스포츠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감독은 선수 들을 자신의 전략을 이행하는 수단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사람으로, 실제로는 친동생처럼 대한다. 훈련 중이 아닐 때는 선수들과 유쾌한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 김 감독의 이러한 색깔이 나와 잘 맞는다. 개인적으로 ‘인간관계는 부드럽게, 일 앞에서는 누구보다 냉정하게’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데 김 감독의 성향과 나의 성향이 상당 부분 비슷하다.

인사/혁신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구단의 혁신을 리드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어느 부분을 강조하는지 궁금하다.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 번째는 목표의식 공유다. 조직이 하나로 똘똘 뭉치기 위해서는 명확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구심점을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의식 공유로 생각 하고 있다. 일반기업이든 축구단이든 사람들로 채워진 조직은 구성 원들이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구단에 와보니 축구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고, 또상대방이 있는 게임이기에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운도 많이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직원들이 목표 의식이 구체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신년회 때 직접 구단의 목표 및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매주 편지를 통해서 우리의 달성목표를 강조하고 것도 이런 이유다.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실현된다”는 믿음을 갖도록 틈나는 대로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소통이다. 주위의 구단들을 보면, 구단 사무국과 코칭스태프 간 또는 코칭스태프과 선수 간 불협화음으로 인해서 탄탄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갈등요인이 생기면 팀은 망가진다. 분야를 막론하고 소통이 중요하지만 구단은 특히나 소통이 중요하다. 격주 단위로 사무국 직원들과 마케팅 미팅을 갖는 것도 또, 감독과의 미팅을 갖는 것도 구단의 성장 발전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의미도 있지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끊임없는 학습과 혁신이다. 실제 틈나는 대로 구성원들에게 요즘 같은 급변하는 세상에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일관하는 조직은 곧 퇴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구성원 스스로가더 나은 방향으로의 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과거 포스코 혁신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철저하게 익힌 것으로, 당시 직원들에게도 “변화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혁신을 추진할 때 같은 내용을 열 번 이상 설명하지 않으면 한 번도 안 한 것과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실 변화와 혁신은 그리 어렵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본지의 독자인 인사담당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먼저, 균형감각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인사 쪽경력 외에도 마케팅, 홍보, 혁신 등의 분야도 두루 거쳤다. 아마도 인사 쪽 경력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몰랐을 수도 있는데, 다른 영역에서 인사를 바라보니 인사담당자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자연히 알 수 있게 되더라. 인사 담당은 경영자의 스태프면서 동시에 직원들의 대변자로, 누구보다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이 뭘 원하는지,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찾아서 경영진에서 건의하는 역할, 반대로 경영자의 생각을 직원들에게 전파,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같이 겸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다면,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혁신의 노력을 이어갈 것을 주문 하고 싶다. 사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혁신하는 게 쉽지 않다. 다른 부서의 경우 바꿨다가 결과가 아니면 쉽게 되돌릴 수 있지만 인사의 경우는 한 번 바꿈으로써 미치는 영향이 실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주저하는 게 사실인데, 그럼에도 세상의 속도에 맞춰 또는 세상의 온도에 따라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최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등 인사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는데, 어려운 일임은 틀림없지만 이에 맞춰 변화를 단행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인사, 더 나은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끝으로 조직 수장으로서의 비전과 포부, 그리고 포항스틸러스가 어떤 구단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말해 달라.

구단이기 때문에 경기력 측면에서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다. 결국 스포츠는 4 강 아니겠는가. 지난해 4위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올해는 목표를 3위로 세우고 있다. 개인적인 포부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면, “양흥열이가 와서 다시 포항을 명가 반열에 올려놨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성적부터 챙겨야 한다. 현실적으로 올해 리그 우승은 힘들다. 3위 안에 드는 것, 이를 통해 ACL 진출하는 것이 목표고, 그리고 내년에는 FA컵이든 리그든 ACL이든 반드시 한 가지는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좀 더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최종 목표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다. 이제까지 더블 크라운 우승이 단 한 번 있었다. 그 주인공이 우리 포항스틸러스다. 트리플 크라운 또한 최고 명가 우리 포항스틸러스에서 이뤄야 할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포항스틸러스가 많은 사람에게 선수를 잘 키워주는 구단으로 기억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프로팀뿐 아니라 유스팀도 마찬가지다. 과거 포항 유스팀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동국, 신진호, 이명주, 김승대, 손준호 등이 포항 유스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당시에 많은 축구자원들이 포항 유스팀에 몰리고 또 이들이 포항스틸러스로 입단, 그야말로 선순한 구조가 이어졌기에 지난 시간의 영광들이 가능했다.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재현해내고 싶다.

 

◆ PROFILE
2018년 1월 포항스틸러스 대표

2016년 2월 포스코 노무외주실장 전무

2015년 3월 포스코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2008년 3월 포스코 홍보실장

2000년 3월 포스코 인사팀장

포항공대 정보통신대학원 MBA 수료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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