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사업이라고 하면 과연 그 기준이 무엇일까. 피터 드러커가 이미 오래 전에 제시한 기준을 살펴보자. "새로운 사업은 일단 성과를 내면 아주 오랫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해야만 한다. 투자된 자본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50배는 회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 사업은 실패한 것이다. " 그렇다. 적어도 50배 즉, 10억 원을 투자했으면 500억 원은 벌어야 미래 성장 사업이라고 불러줄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혁신적이어야 하고, 성장성도 높아야 하며, 당연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이왕에 맞은 경제위기를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미래 성장 엔진을 찾겠다며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목표 자체가 작다는 점이다. 이익만 낼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50배를 벌 수 없다면 그 사업은 이미 낙제점이다. 회사 자원이 장기간 투입되고 핵심 인재가 새 사업에 매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반드시 생각해야만 한다. 두 번째는 '잘 나가는' 기존 부서가 미래 성장 사업 과제를 맡는 경우가 많다. 대개 그런 부서는 인력이나 자금 면에서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덤으로 혁신사업을 맡게 된다. 이 경우 경기가 나빠지면 기존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신규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세 번째는 기존의 다른 사업과 똑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첫해부터 ‘20% 순익은 내야 한다’고 압박하는 식이다. 신규사업은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어른과 같은 방식으로 체급적용을 하면 언제든 처지게 돼 있다. 국내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미래 성장 엔진' 노래를 불렀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기업이 별로 없는 데는 이런 문제들이 있다.

혁신적 미래 사업은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메트릭스’ 로 보면 ‘물음표(?)’ 사업이다.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전혀 없는 새 사업이다. 성장성과 점유율이 높은 '스타(star)'사업이 성장성이 떨어져 '현금젖소'가 되고, 마침내 '개(dog)' 사업으로 추락하는 사이클을 피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물음표에 대한 투자는 필수다.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이제 혁신은 질이 아니라 양이 승부를 결정짓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P&G와 3M 등이 선구적으로 정착시킨 신규사업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따를 필요가 있다. 먼저 신규사업을 책임질 임원을 지명하고, 그 밑에 신규사업을 전담할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둬야 한다. 그리곤 이들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3년이든 5년이든 시간을 줘야 한다. 그 대신 '최소 50배'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주면 된다. 기존 사업 개선 투자에 비해 신규사업 모험투자는 절대투자 금액이 적다. 일을 많이 벌여 그 중 한 개만 터져도 회사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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