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네오는 빨간 알약을 선택했을까? 1999년 개봉된 영화 <매트릭스, The Matrix>에 나오는 장면이다.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빨간 알약을 먹으면 자신이 환상 속에 살고 있었 음을 깨달으면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그 현실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냉혹하고도 고통스러운 것들뿐이다. 그러나 파란 알약을 선택하면 평온하고도 행복한 지금의 삶을 그대로 영위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환상 속에서 고통을 잊은 채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복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해 놓은 프로그램이다. 극중에서 네오는 잠깐 고민한 후, 빨간 알약을 선택한다. 그는 냉혹한 현실을 하나씩 극복해가면서 결국 인류를 컴퓨터 세계에서 구원하게 된다.

평화로운 가상의 세계를 거부하고 냉혹한 현실을 택한 네오의 선택을 모두가 지지한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그런 네오가 되어보라고 한다면 주저하고 거부할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냥 이대로의 삶이 우선은 평화롭고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주중에 회사업무가 끝나고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가? 일찌 감치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몸을 던지거나 게임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친구, 선후배와 어울려 매일같이 알코올에 찌들어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말은 또 어떠한가? 토요일 일요일 내내 소파, TV와 일심동체가 되어 좀비 같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라고 권유한다면 과연 그 말을 그대로 따를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성공한 미래의 모습을 원하면서도 현실의 변화는 대부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가 편하기 때문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어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과거 우리가 정답이라고 알고 있던 거의 대부분은 오답으로 변해버렸다. 최신 트렌드였던 많은 것들이 모두가 외면하는 구닥다리가 되어버렸다. 변하는 시대에 맞추어 현실적인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대부분은 거부하고 저항한다. 귀찮은 일 시킨다며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 지금 우리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의 물결에 같이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타이밍을 놓치고 획기적인 어떤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다시 일어설 수 없는 환경으로 내 몰릴 것이다.

의류전문 복합쇼핑타운을 표방하며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던 업체가 있었다. 그곳에서 해외사업부 수석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연구하던 김하영(가명)이라는 친구와 잠시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장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벤처창업센터 입주기업 심사 자리에서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살려 인터넷 기반의 해외직구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비용이 저렴한 창업센터 입주를 지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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