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

구성원의 푸념: 어릴 때도 잔소리, 커서도 잔소리, 이제 잔소리 좀안 듣고 살 수 있나 했더니, 회사에서도 잔소리다. 간식 좀 먹었더니 “그렇게 단 게 뭐가 맛있냐? 살이나 찌지." 생각할 것이 있어 천천히 걷고 있는데 “왜 좀 더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냐, 업무 속도가 안나는 이유가 있었네." 상사의 잔소리 끝에는 늘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꼬리도 따라붙는다. 아이유가 불러준 잔소리는 달콤했는데, 현실은 그리 달콤하지 않은 것 같다.

리더는 구성원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낌없이 조언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광속의 타자 소리뿐. 구성원과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게다가 잘못된 행동을 계속 되풀이하는 구성원 때문에 화가 난다. 역시 ‘요즘 것들’은 별 수 없는 걸까. 그런데 사실 구성원이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리더가 하는 말을 ‘조언’이 아닌 ‘잡음’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열심히 말했는데 ‘잡음’이라니?

구성원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리더가 피드백이라고 하는 말 중 착각하는 대표적인 잡음이 있다. 음식 선호도 또는 구성원의 옷차림이나 물건 등에 대한 지적은 피드백이 아닌 단순한 기호에 대한 참견에 해당한다. 또한 걸음걸이를 두고 판단하는 것은 리더 본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만일 이런 것들이 정말 성과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은 피드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구성원에게 단순한 ‘잡음’일 뿐이다.

또 성과에 관련된 피드백이라 하더라도 방식이 잘못 되면 잡음이 될 수 있다. 그럼, 잡음이 아닌 조언은 어떻게 해야 할까? 3T를 지켜 피드백하자! 첫 번째, Topic이다. 보고서의 오탈자를 낸 구성원에게 ‘너 저번에도 이러더니 또 그러냐? 저번 PPT에도 표를 잘못 그리고 그전엔 말이야……’로 말하는 것. 구성원의 ‘지금’ 잘못된 상황 을 지적하기 위해 불러 놓고 과거의 실수들까지 늘어놓는 경우다.

이러면 구성원은 처음 본인의 실수는 잊어버리고 왜 혼나야 하는지 억울하게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래서 잘못을 이야기 할 때는 이슈를 좁혀 정확히 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Timing이다. 문제가 생긴 그 즉시 현재 상황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안 좋은 소리를 하면 괜히 분위기만 나빠지겠지?’라는 생각에 괜히 신경 쓰게 되는 상황이 싫어 미뤄두게 되면 나중에 ‘괜한 일’로 화내는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리더들 에게 ‘상시 피드백’의 중요성이 더 강조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것은 Trust, 신뢰감이다. 리더가 하는 피드백이 그 때 그때 기분에 따라 달라지면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리더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구성원이 잘못한 상황의 영향력이 크고 작음에 관계 없이 리더가 일관된 질책을 해야 구성원은 잡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뇌가 처리하는 기억은 한계가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선별한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는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한다. 칵테일파티처럼 시끌벅적한 곳에서도 자신이 듣고자 하는 소리는 듣는다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생활하는 사무실에도 수많은 잡음이 오고 간다. 이런 환경에서 리더가 애정을 담아 잘 되기를 바라는 쓴 소리가 구성원에게 ‘잡음’이 되지 않으려면 ‘옳은 방법의 조언’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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