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LG경제연구원 경영연구부문 연구위원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우리는 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이 경제 사회는 물론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지금의 경영환경에서는 상시적 위기를 뛰어넘은 혁신이 더욱 강조된다. 그런데 이 같은 상시적 위기가 아닌 돌발적인 위기도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100여 년 전 대공황보다 더 큰 공포감이 감돈다. 상시적인 위기이건, 돌발적인 위기이건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짜 강한 기업과 강해 보였지만 속 빈 강정인 기업이 누구인지,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됐다. 코로나19에 대한 개방적·민주적·창의적 대응과 국민의 위대한 시민의식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 세계에서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았던 위기의 나라에서 한국형 방역 모델이 세계적 표준이 되고, 한국산 방역 물품이 전세계로 수출되는 기회의 나라로 바뀌었다. 우리가 부러워했던 선진국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우리에게 위기 극복의 비결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 이런 모습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위기를 잘 극복한 조직은 그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모든 경쟁 조직으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탁월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 경영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명확한 방향 설정과 함께 구성원들의 공감을 유도하라

위기 극복의 출발점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잡는 데 있다. 방향이 명확해야 구성원들이 위기 극복에 몰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영진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방향성 설정과 이를 실질적으로 수행해야 할 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나 기업은 전략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수행해야 할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경영전략가 게리 하멜에 따르면 “구성원들은 경영진들과 달리 정보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 즉, 큰 그림에서 고민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경영진들과 달리 구성원들은 소속된 작은 단위의 조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급급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성원들은 큰 위기 상황이 전개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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