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바이러스(COVID-19)가 각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 똑같은 사태를 맞았지만 대처 과정이나 결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갤럽 인터내셔널 조사에 따르면, 29개 조사대상국 중 한국 7위, 미국 27위, 일본 28위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에 대한 국정수행 평가는 일본 국내에서도 그다지 좋지 않다. 이처럼 각국 리더에 대한 최근 평가는 신종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위기상황에서 초기에 얼마나 적시적절하게 대처하였는가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적 유행병(pandemic)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1918년 스페인독감, 58년 아시아독감, 68년 홍콩독감, 2002년 SARS, 그리고 COVID-19이다. 때마다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신종바이러스도 언제쯤 종식될지 예측할 수 없다. 오리무중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게 될것이다. 지난 3월 초 브루킹스 연구소는 적어도 1,5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으로 보았다. 5월 초 사망자가 누계 25만명이란 점에서 보면 과장된 느낌도 들지만, 최근 1개월 사이에 5배나 급증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만도 없다. 만약 일부에서 우려하는 2파(波), 3파의 판데믹이 발생한다면 그 이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세계적 유행병은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음을 역사는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각국 리더는 불행을 미연에 예방하거나 초기에 종식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본고에서는 그 원인을 리더십과 연계하여 나름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임기응변형 리더십

첫째는 지도자의 인성(人性)이다. 필자는 아베(安倍晋三) 정권 발족 몇 개월 후 동경으로 와서 지난 7년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 안 아베 총리를 둘러싼 각종 불상사를 매스컴을 통해 알게 되었고, 또 국회에서 총리와 각료, 고위 관료들이 질의에 응답하거나 해명하는 생방송을 보았다. 이는 리더의 설명책임(accountability)을 다하는 바람직한 제도적 장치이다. 하지만, 응답하는 언행을 보면서 적잖이 실망했다. 모두가 한결같다고 할 정도로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거짓말을 하거나, 앞뒤가 안 맞는 해명으로 강변하거나, 금방 사죄하고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가 ‘기억에 없습니다’, ‘규정대로 (파기)했습니다’, ‘검찰 조사 중인지라 답변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식이었다. 이런 행태는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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