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극단적 성과주의가 월街 점령시위 불렀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항공(JAL) 회장이 미국식 성과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101회 하나금융그룹 드림소사이어티에 강연자로 참석한 그는 “성과주의의 극단적인 사례는 사회 폐혜를 낳는다”며 미국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월가 점령 시위대는 미국 뉴욕에서 전세계로 세를 확장하며 선진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을 요구했다. 가즈오 회장은 일본식 집단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어떻게 해외에 정착시켰냐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질문에 “욕심을 부려 더 많은 월급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만족을 알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주의가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켜 자극제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혜택을 입지 못한 사람들은 (회사와) 반대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고액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대신 ‘회사의 발전’과 같은 정신적 보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경영 비결은 도덕성 갖춘 인재 등용과 대의명분

미국교세라의 경영진은 모두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가즈오 회장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모두 현지 공장이나 영업조 등 밑에서부터 꾸준히 성장한 사람들로 등용한다”며 “밑에서부터 꾸준히 성장한 사람들 가운데 좋은 인격과 됨됨이를 갖춘 이들을 임원으로 앉힌다”고 밝혔다. 인사의 원칙을 묻는 김 회장의 질문에 대해 그는 "능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인간적으로 약간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기용하지 않는다”며 “능력과 인간성 중 하나를 고르라면 인간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예순이 넘어 불가(佛家)에 몸을 담기도 했던 가즈오 회장은 도덕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그는 “앞서 일본항공이 도산한 것은 거만함으로 인해 도덕성과 인간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객들이 떨어져나간 주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런 도덕관을 바탕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간부들에게도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켰다. 회사의 실적이 재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선 데 대해 그는 “말단 직원들이 일을 하든 말든, 간부가 보든 말든 처우 개선만 요구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잘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시점”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의 사업 다각화와 관련해선 대의명분과 강한 의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교세라를 설립할 당시를“국민들에게 싼 통신요금으로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명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단품 주조만으론 미래가 불안하다”며 “단계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가 있으면 용기가 나고 강한 의지가 샘솟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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