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grit)이라는 이름의 성공유전자 컨설팅회사 대표로 있으면서 수많은 전문인력을 채용, 육성하고 관리해왔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아무리 신입이어도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친구가 어느 정도 성장할 지가 얼추 눈에 보이기 시작했 다. 2~3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갈 친구, 큰 존재감 없이 취미로 직장 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친구, 20년 후에는 조직의 정점에 서서 임원은 물론 CEO 자리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는 친구 등.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조직에서 성장하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비결을 하나 제시해 달라고 누군가 나에게 요청한다면, 이런 경험을 토대로 ‘끈기와 열정’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조직생활에서 성과를 내고 윗사람에게 인정 받고 승진하고 하는 건, 수백 개의 요소가 교차해서 나온 결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끈기와 열정이 없으면 단기간의 실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아무리 인맥이 좋아도 끈기와 열정이 없으면 신기루와 같은 과장된 결과물만 남길 가능성이 높다. 조직이라는 건 오래가고 영원해야 하는 건데, 끈기와 열정이 없으면 지속적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능이 다소 떨어져도 끈기와 열정이 높은 친구가 결국에는 최종 승자가 되는 경우를 나는 여러 번 목격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보면서 성공의 키워드는 결코 재능이나 학맥 인맥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에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여러 번 경험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오래전에 있었던 경험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2년에 한 번씩 선발하는 공개채용에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 2명씩 총 4명이 한꺼번에 입사한 해가 있었다. 이들 중에 눈에 띄는 친구가 두 명 있었는데, A군과 B양이었다. A군은 SKY 출신으로 논리 이해력이 발군의 실력이었지만, 항상 엄숙하고도 진지한 표정으로 표정 변화가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친구였다. 반면, B양은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 계약직으로 판매업에서 일을 하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긍정적 성격에 인사성도 밝아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환한 느낌을 주는 친구였다.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누구라도 조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누가 오래가고 누가 빨리 승진하는지, 그리고 누가 문제 사원이고 누가 단명하는지가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직감이란 것이 작용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결정적 단서가 잡히게 된다. A군과 B양의 경우도 그랬다. 처음 얼마 동안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직관이란 것이 작용하면서 둘의 차이가 느껴지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구체적 사건들이 얹어지 면서 직관이 사실이 되어 돌아오기 시작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밝고 환한 사람이나 긍정적 분위기를 갖춘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100%는 아니지만 대개는 즐겁고 긍정적인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호감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긍정적이고 즐거운 사람’ vs. ‘심각하고 부정적인 사람’, 누구와 일하고 싶은지를 질문해 보자.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거의 대부분이 전자의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여기에는 단지 성격에 대한 선호도도 있겠지만, 실제로 업무 성과적인 측면에서도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성과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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