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현대사는 ‘촌놈’들의 서울 정복사다. 할아버지 또는 아버 지가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했다는 가족사가 집집마다 있다. 출세 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로, 도시로 몰려나왔다. 도시는 성공의 상징이었다. 코로나19가 이런 선남선녀들의 소박한 꿈을 옛날 얘기로 만들어버렸다. 도시의 삶이 송두리째 의미를 잃는 시절이다. 모여 있으면 안 되고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새로운 생활방식은 밀집 공간인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가 늘면 도심에 살 필요가 없어져 도시 집중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도시 탈출 현상까지 벌어질 조짐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굴지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트위터는 급기야 ‘평생 재택근무’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회사가 자리한 도시의 월세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근교로, 시골로 옮겨가는 것이다.

‘재택근무에 좋은 곳’이란 가치

국내에서도 재택근무는 더 이상 임시 대안이 아니다. 결국 직장인들은 회사에 꼭 나올 필요가 없고, 그래서 직장 가까이 살 일이 없어졌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전원도시로, 나아가 시골로 내려가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아이들 교육 문제가 골칫거리였는데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면서 홈스쿨링이 차라리 나을 것이란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시골 마을에 노인만 남았다고 푸념해 온 지방자치 단체들이 눈여겨볼 지점이 여기다. 도시에 지친 직장인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재택근무하기 좋은 곳’이란 광고를 내거는 것이 어떨까. 문제는 재택근무가 끝난 뒤에도 이들이 계속 할 일이 있느냐다. 농촌에도 ‘귀농귀촌’이 목표가 아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4300곳 넘는 중국 타오바오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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