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길 슈피겐코리아 인사지원실장

‘VUCA(변동적이며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모호한)’ 시대, 두말할 것 없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의 주류로 정착하는 흐름에 발맞춰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성장을 논할 수 있다. 결국, ‘신속’, ‘민첩’으로 요약 가능한 애자일한 조직 운영과 ‘창의’와 ‘혁신’을 가능케 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춰야 하는데, 우리 기업 중에도 이러한 가치를 적극 실천하며 빠르게 위상을 높여나가는 기업이 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일어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해외에서 더 유명한 패션 라이프 전문기업 슈피겐코리아 이야기다. 손성길 슈피겐코리아 인사지원실장은 “우리는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를 개발, 판매하는 기업이지만 사업구조적으로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IT 기업을 지향한다”라며 “현재도 어떻게 하면 시스템의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자일’은 이미 회사 ‘DNA’ 고속 성장하는 기업들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 즉 달라진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남들보다 빠르게 선보인다는 점이다. 슈피겐코리아의 고속 성장에도 이 같은 ‘민첩함’이 중심에 있다. “하나의 공식처럼 상반기에는 아이폰, 하반기에는 갤럭시 폰이 새롭게 출시된다. 참고로, 휴대폰 케이스 구매는 출시 전 한 달, 출시 후 한 달 사이에 구매가 가장 활발한데 즉,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최소 한 달 전에는 우리의 제품이 아마존 플랫폼에 노출돼 있어야 한다. 결국 출시될 스마트폰의 사양에 대해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는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제품이 노출되는 위치에 따라 판매율이 결정되기에 무엇보다 페이지 상단 노출이 중요하다. 아마존 플랫폼 상단 노출은 주로 고객 리뷰, 판매량, 브랜드 파워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그 기준이 매번 바뀌기에 그때그때 알고리즘을 파악하여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관건이다.” 손 실장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아마존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며 새롭게 출시될 스마트폰의 사양을 빠르게 파악, 그에 맞춰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또 그때그때 바뀌는 아마존 채널의 알고리즘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했기에 오늘의 슈피겐 코리아가 존재한다 말했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업의 특성상 제품 개발-생산, 유통 등의 일련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로, 실제 우리는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를 개발, 판매하는 기업이지만 사업구조적으로는 시스템이 잘 구축된 IT 기업을 지향한다.” 어떻게 하면 더 시스템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를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는 손 실장은 최근에는 꼭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업무를 볼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부작용 등을 이유로 임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고려하는 기업들도 많지만 우리 내부적으로 확인했을 때는 사무실 근무보다 오히려 재택근무 환경에서 일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 다. 이에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원하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중으로, 실제 오는 7월부터는 ‘자율좌석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 정해진 틀을 따르기보다는 필요한 방향으로 대규모 공채가 축소되고 직무별 수시 채용, 경력직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저마다 필요한 인재를 빠르게 수급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공채가 가진 장점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만 공채로 진행하고 상반기에는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채용'방식을 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슈피겐코리아 또한 하이브리드형 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분기마다 채용을 하고 있으니 정기 공채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상/하반기에 진행되는 정기 공채보다는 텀이 짧으니 수시채용으로 불러야 할지 아니면 '하이브리드 채용'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비즈니스에 맞는 가장 최적의 방법으로 채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구개발, 해외영업 등 주요 포지션은 분기 채용에 얽매이지 않고 현업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그때그때 채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분위기가 급변하는 환경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찾다 보니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이지만, 우리의 경우는 신입직, 경력직 정확히 반반 비율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저마다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틀을 따르기보다 자사에 적합한 방향으로 선택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도전, 창의 열정’으로 대표되는 기업마다 있는 인재상에 대한 생각도 다름을 강조했다. “슈피겐코리아에는 한 줄로 요약되는 인재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사업부문별 인재상이 있다. 가령 경영지원부서의 인재상에 도전, 열정, 창의 이런 걸 다 갖다 붙이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그보다는 로열티가 더 중요한 요건일 것이다. 직무 중심 인사가 화두인 것처럼 인재상 또한 각 사업부문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판단에서 사업부문별로 인재상을 각기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

구성원이 중심에 선 일터 실천 슈피겐코리아에는 다른 기업에서는 찾기 힘든 이색 제도가 있다. △점심시간 1시간 반 △ 정해진 프로그램이 없는 전사 워크숍 등이 그것이다. 손 실장은 “이전 사무실이 아파트형 공장 건물이다 보니 점심시간에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는 직원들 목소리가 많아 점심시간을 한 시간 반으로 늘렸다. 2~3년에 한 번씩 가는 전사 해외워크숍도 정해진 프로그램이 없다. 바비큐 파티하면서 단체사진 찍는 1~2 시간을 제외하면 그 외에는 삼삼오오 서로 맘 맞는 사람끼리 즐기고올 뿐이다. 심지어 경영진은 업무 등 이유로 워크숍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상안을 고민해보라고 할 정도로 누구나 공감 하는 문화, 어느 한 사람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문화를 지향한다.” 손 실장은 “너무도 당연한 논리로 직원들의 행복감이 높아져야 성과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평소 인사지원실 스텝들에게도 구성원 들이 원하는 것은 최대한 지원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들에게 직원의 성향에 맞춰 코칭, 피드백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더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원들의 성장을 가이드 할 수 있도록 코칭하고 피드백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이에 따라 e-DISC 등의 성격유형 검사를 진행, 그 결과를 바탕으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리더 들에게 분기에 한 번 이상 팀원들에게 피드백하도록 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에는 '즉시 멈춰야 하는 것'과 '즉시 시작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말하도록 되어 있다. ‘즉시 멈춰야 하는 것'과 '즉시 시작해야 하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팀원 개개인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로, 이 또한 직원들의 업무 방향 성에 대한 정확한 코칭을 하기 위함이다.” 슈피켄코리아는 인재 선발, 배치에 있어서도 구성원 중심으로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남성 타깃의 슈피겐 브랜드가 유명하지만 내부에 브랜드가 몇 개 더 있다. 여성 타깃의 씨엘 그리고 여성과 남성 중간 성격의 케이솔로지가 있는데 이전까지는 브랜드별로 필요한 인력을 선발했지만, 앞으로는 인력을 먼저 선발, 각각의 브랜드에서 업무를 경험해보고 지원자가 직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 중이다. 이와 함께 같은 직무여도 브랜드가 달라 상호 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습조직이라는 명칭 하에 소통의 장을 확대할 수 있는 채널을 보완할 예정이다.” ‘구성원이 중심에 선 일터’를 목표로 계속해서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챙기는 슈피겐코리아, 10년 후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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