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하이네켄 코리아 인사부 상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에 본사를 둔 하이네켄은 약 1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주류기업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하이네켄 브랜드를 시작으로 타이거,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애플폭스 등 시장의 변화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네켄 코리아 역시 2003년 한국 진출 이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오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김종훈 하이네켄 코리아 인사부 상무는 “최근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것이 원동력으로 이와 맥을 맞춰 기업 운영에서도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을 근간으로 삼고 자율과 책임을 다하는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많은 기업이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 등 리모트 워크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의 일하는 모습”이라며 “이제는 어디서 일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닌 어디서 일하든 주어진 미션을 다할 수 있는 자율 속 책임을 다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와의 인터뷰 시간을 공유한다.

하이네켄 코리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16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하이네켄 글로벌의 한국 지사로 2003년에 출범, 현재 하이네켄을 필두로 타이거,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애플폭스, 하이네켄 0.0(넌 알콜릭), 라구니타스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인사부가 주안을 두고 있는 부분을 말해 달라.

글로벌 기업의 지사들이 대개 그러하듯 우리 역시 비즈니스 및 HR 과제 등이 모두 모기업의 아젠다와 연결되어 있다. 최근 하이네켄 글로벌의 중점 people agenda는 바로 I&D(Inclusion & Diversity)이다. 이제는 표준이 되어 버린 ‘global citizenship’, ‘one globe’에 맞닿아 있는 중요한 요소로, 특히나 하이네켄은 직원들의 지사 간 이동이 활발하여 다양한 문화와 인종, 사고방식의 차이를 적극 흡수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HR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 한국 직원 중 해외 지사에 단기 파견 및 장기 주재원으로 나가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도 꽤 있다. “Steal & learn with pride”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어느 한 지사에서 잘하고 있는 사례들을 적극 차용하고 확대하며 각지에 있는 우수 인재들을 더 높은 포지션으로 이동시키는 데 매우 적극적인 편이다.
하이네켄 코리아의 경우 Patrick Lencioni의 ‘5 dysfunction of a team’ 이론을 토대로 포용과 다양성을 근간으로 신뢰 향상 및 건강한 갈등 관리를 통한 performance driven culture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많았을 것 같다.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 국내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바로 전사 재택근무에 들어가 현재 약 1년 5개월째 자율적인 재택근무를 유지 중이다. 많은 회의가 화상 회의로 전환되었으며 이제는 각자의 위치(사무실 또는 집)에서 화상으로 회의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실제로 최근 5개년 전략수립 회의와 같이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도 화상회의로 4~5시간씩 진행한 바 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몇 가지 항목들에 대해 문서로 결재가 진행되던 부분들도 이제는 모두 전자 결재로 전환을 하였고, 전직원 집체교육도 화상으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길어지고 있다. 인사부에서도 살피고 챙길 일들이 많을 것 같다.

많은 기업의 HR 부문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어떻게 생산성을 유지해나갈지 방법론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 다르다. 본질, 즉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그 장소가 어디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에 맞춰 필요한 자원을 필요할 때 제공해주는 것이 인사부의 역할이다. 단적인 예로, 집에서 랩톱으로 일을 하다 보니 눈이 쉬이 피로하다는 직원들이 있어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대화면 모니터를 집에서도 쓸 수 있도록 내부 방침을 수정했다. 비슷한 예로 사무실 출근을 원하지만 코로나 감염 우려로 대중교통 이용이 부담스럽다는 직원에겐 자차 이용을 권장하고주차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재택을 하든 사무실 근무를 하든 본인이 선택해 결정을 하고 그 안에서 주어진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인사부에서는 지원할 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집중 근무시간만 정해주고 그 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회사의 간섭이나 관리에서 보다 자유로운 자율적 근무 문화로 진화하고자 한다.


하아네켄 코리아의 인재상이 궁금하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F-1 레이싱 등 우리가 후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봐서도 알 수 있듯 하이네켄은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이미지와 문화를 지향한다. 추구하는 인재상 역시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문화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 결국은 ‘애자일’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이른바 변화주도자(change agent) 성향을 가진 이들을 선호한다. 회사의 핵심가치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하는 ‘Enjoyment’, ‘passion’, ‘respect’로 되어 있다. 

이색적인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이네켄의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한 fast-track 채용 프로그램, APGP(APAC Graduate Program)가 있다. 아시아 전 지역의 우수 인재들이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서류 지원을 하고, 1차 인·적성 검사, 2차 비디오 인터뷰, 3차 Local interview, 4차 regional assessment center group interview까지 통과한 직원에 대해 채용 후 2년간 4개의 assignment를 3개국(본국 포함)에서 수행하고 후에 본국에 복귀하여 일반 직원들보다 빠르게 관리직 업무 수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직원들 대상으로는 MTFT (Management Fast Track)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9개월간 외부 전문 코치의 1:1 코칭을 받으면서 각종 교육 및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직원에 한해 12~18개월 이내에 임원 또는 더 큰 지사의 책임 있는 포지션으로 승진/이동시키는 프로그램으로, 해당 직원의 리더십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리더십 역량의 가장 base가 ‘vulnerability’란 점이다. 즉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self reflect를 할 수 있는 부분을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

임직원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하는 방식을 획일화하지 않고 각자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적극 권장하는 문화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특정 세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직원 하나하나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다만 그 자율성에 대한 책임 또한 직원 개개인이 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에 하나로 사내 공모를 들 수 있는데, 모든 포지션은 아니지만 회사의 판단하에 적정한 포지션들은 공개 사내 공모를 통해 이동, 배치가 이루어진다. 특히 다른 포지션에 지원하는 직원들에게 서로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포지션에 선택이 되는 직원뿐만 아니라 도전했지만 아쉽게 떨어진 직원들 개인별로 면담을 통해 어떠한 부분이 좋았고 어떠한 부분은 보강이 되면 좋을지 피드백 세션을 통해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 

보상 프로그램도 특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업 직무의 경우 일명 BOB(BEST OF BEST)라고 해서 분기별 우수직원에 선발되면 아시아권의 양조장 견학을 4박 5일 일정으로 보내주고 있다. 또한 분기별 우수 직원들 중 연간 최고 우수직원 4명을 선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기장 앞 열에서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특히 젊은 남성 직원들에게 호응이 좋다. 단순 결승전 경기 관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전야제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데, 아마도 다른 기업들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보상 프로그램일 것이다.
참고로,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1년에 직무별 우수직원 4명을 선발, 본사인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 센터 방문과 함께 며칠간의 유럽 자유여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같은 보상 프로그램들이 직원의 몰입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여성가족부가 주관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됐다. 

‘유연 출퇴근제’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부문을 높게 평가해 준것 같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시차제와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해 왔다. 부서장의 재량하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여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고, 이와 함께 여성 직원은 물론 남성 직원도 부담 없이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최근에도 육아 휴직 후 복귀한 직원들이 다수 있으며 곧 육아휴직이 예정된 남성 직원도 상당수 있다. 또한 연차와 별개로 자녀의 운동회/졸업식/이사 등 가정 대소사를 위한 별도의 family leave(2일)가 있고 갑작스럽게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황 시 사용할 수 있는 sick leave도 연간 3일 지급된다. 또한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지정하여 오전근무만 하고 전직원이 퇴근을 한다.
임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기업이 챙기는 것은 이제는 하고 말고의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더 진정성 있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전략이 수반되어야 할 사안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챙겨나갈 계획이다.

언택트 속,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들었다.

과거 분기별 비즈니스 결과 공유 및 부서별 정보 공유의 장으로 활용되었던 타운홀 미팅을 최근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컨셉의 상호 소통의 장으로 변경하여 운영 중이다. 직원들이 잼보드를 활용하여 질문을 올리면 지사장 및 관련된 임원들이 현장에서 즉시 답을 주는 형태인데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20건이 넘는 매우 유의미한 질문들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앞에서 강조한 포용과 다양성을 주제로 남녀 간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변화를 선도해나갈 차세대 리더 협의체인 주니어보드를 올해 처음으로 발족한 것 역시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이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하이네켄 하면 상당히 역동적이고 신나는 직원 행사로 젊은 세대에게 유명한데 코로나로 인해 직원 행사를 할 수 없어서 이러한 부분들을 갈망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어 하반기에는 버추얼 이벤트를 통해서라도 전 직원이 한자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보려고 검토 중이다. 

인사부의 중장기 방향과 함께 개인적인 포부를 말해 달라.

현재 2025년까지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데 HR의 핵심 아젠다는 역시나 Inclusion & Diversity이다. 급변하는 세상과 세대의 차이에 대해 서로 포용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끈끈하고 탄탄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경영 키워드로, 이 중심에는 gender와 generation이라는 주제가 있다. 여성 리더, 특히 영업 조직 내 여성 리더 육성과 리더십 팀의 적절한 세대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그 방향성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현재 팀장+임원으로 통칭되는 리더십팀은 70년대생과 80년대생의 비율이 정확히 5대5이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네켄 코리아가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문화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고 한국 직원들이 보다 더 많이 해외 지사로 나가 능력을 마음 것 뽐낼 수 있도록 우수 인재를 많이 길러내는 게 바람이다. 덧붙여 개인적으로는 현재 참여 중인 MTFT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해외 지사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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