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은 앞선 20년보다 이사회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올라 지배구조의 건전성 확보가 시급해졌고, 대기업들은 2025년 ESG 경영공시(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 이행을 앞두고 있는데,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된다. ‘기업지배보고서’는 2019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공시 의무가 부과되었고, 2026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이를 공시해야 한다. 즉, 비재무적 성과지표인 ESG 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경영을 해 나가는 데 영향이 더 커지는 것이다. 유럽도 ESG 경영을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관련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갖춰야 한다는게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 내부의 판단이다. 이런 분위기에 덧붙여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외국인투자자, 소액 주주 등과 연대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제동을 거는 것을 ‘위기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매각·분할·합병 등의 안건은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주친화책을 요구하면서 이들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2018 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을 반대한 적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방어 및 의사결정 활동을 이사회(board of directors)에서 해야 하는데, 이사회는 경영자를 감시·감독하고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기업경영에 핵심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토록 하기 위해선 ‘이사회의 독립성’이 필수이다.

행동주의 펀드/단체의 등장이 이사회에 스포트라이트를 던졌고, ESG 중요성의 부각으로 우리는 이사회를 점점 더 진정한 ‘전략적 자산’으로 구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또한, 서구기업들처럼 이사회가 독특한 경쟁 우위의 원천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반적인 시각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이사회는 회사 경영진들과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하며, 경영진들의 리더십보다 우수한 수준의 리더십을 보유한 이사회로 구성 및 운영될 때 고성과 기업의 토대가 만들어진다. 우리 기업들이 지향해야 하는 전략자산 이사회(Strategic Asset BOD)의 구조와 특성을 살펴보고, 서구기업들과 같이 거버넌스의 선진화를 고민하고 개선을 촉진하고 진화해야 할 것이다. 콘페리는 고성과 기업과 이사회를 연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1. 이사회 리더십(BOD Leadership) 고성과 기업에는 탁월한 CEO와 이사회 리더라는 두 축이 있으며, 이사회 의장이든 사외이사든 그 형태에 관계없이 이사회의 역할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다. 모든 이사가 훌륭한 이사회 리더(의 장/부의장)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사회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사회 리더가 보유해야 할 필요한 핵심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서구기업들에서도 이사회 이사와 위원회 리더들은 주주 커뮤니케이션과 이사회와 주기적 회의에 점점 더 많은 참여가 요구되고 있고, 실무 적인 시간 투여가 가능한 전문가들이 이사회 이사로 추천 및 선정 되고 있다. 2. 이사회 승계 계획(BOD Succession Planning) 고성과/고역량 이사회 이사의 신원 확인과 영입은 신중한 계획과 검토가 필요하다. 고성과 이사회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어떤 기술과 역량이 최고의 미래 가치를 더할지 예측하고 장기적인 이사회 승계 계획을 수립한다. 그들은 기회주의적인 동시에 미래의 도전에 맞춰진 배경과 성공적인 경험을 가진 감독들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서구기업들은 해당기업의 기존사업 영역뿐만 아니라, 유관산업과 ESG 관점의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이들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회사 임원들이 활용할수 있도록 이사들의 다양성(Diversity)을 점검하고, 이러한 내용을 기업지배보고서(Governance Report)에 담고 있다. 3. 이사회 평가(BOD Evaluation) 고성과 이사회는 활동주의 펀드들이 개입되어 이사 교체가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성과가 좋지 않은 이사들의 교체와 개선 작업을 진중하게 관리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문화가 있다. SK의 경우 이사회 이사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사회에서 CEO 평가도 다양한 계량/비계량 지표들과 과정과 결과를 함께 검토하여 진행 하고 있다. 4. 신규 이사 영입(New Director Selection) 이사회 평가의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실/저성과 이사를 퇴출하는 것은 어렵다. 이사 후보가 과거 좋은 결정을 내린 이력과 일관된 판단 패턴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이사회 참여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런 현실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사회는 장기간 이사회에서 파트너가 될 새로운 이사회 후보자들의 성공 행적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이사들과의 적합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사 후보들을 검증해야 한다. 5. 이사 보상(Director Compensation) 고성과 기업들은 높은 주인의식을 가진 이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매우 높은 연봉을 주고 있으며 상당한 자본 지출을 요구한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기본급, 이사회참여수당, 성과인센티브 등 다양한 보상 항목을 제공하며, 1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이상의 보상 수준이 제공되기도 한다. 연간 약 10시간에서 40시간 정도의 시간 투여라는 면에서 놓고 보면, 상당한 보수일 것이다. 이러한 이사들은 업계 동향, 경쟁업체 및 고객과 같은 필수 요소에 대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6. 다양성(Diversity) ‘사고의 다양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사회 의사 결정을 강화하기 위한 명확한 모범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서구기업들의 선진화된 이사회는 성별, 민족, 연령, 지리적 다양성 등 다양성을 폭넓게 정의하지만, 모든 이사 후보자들은 관련하여 공정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린 이력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Digitalization에 정통한 차세대 경영진들과 사외이사들이 새로운 다양성 차원의 이사회 이사 후보군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7. 전문적 이사(Professional Directors) 서구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전문성을 보유한 이사들이 등장하여 이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규직 임원이 아닌 3~5개 기업의 매우 몰입적이고 효율적인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이사들은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을 조사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IR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회사 지사와 생산현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고객 경험을 직접 파악하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와 스타트업 같은 기업들은 이러한 인재들을 이사회 이사로 활용하고 있다. 8. 이사회 의제(Board Agenda) 고성과 기업은 탁월한 CEO 리더십과 사내 핵심인재들이 풍부하고 윤리적/고성과 지향 문화라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의 이사회는 이러한 주제들을 점점 더 중요시하고 있으며, 지금과 미래에 기업 전략과 그에 대항하여 실행하는 데 필요한 인재에 대한 강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회사의 장기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이사회 참여는 이사회가 참여적이고 효과적인 이사회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다. 또한 오늘날의 기업 거버넌스 환경에서 고성과 이사회는 감독 및 규정 준수를 넘어 M&A, 리스크, 인재 및 마케팅을 비롯한 전략과 관련된 여러 구성 요소에 더욱 깊이 관여해야 한다. 이사회는 이러한 보다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건설적으로 도전하고 의견과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있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수탁자의 책임(Fiduciary Responsibility)을 넘어서야 한다. 효과적인 이사회 감독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중 하나는 기업이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주주들에게 전반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사회 역할이다. 인재 개발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형식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이사회가 인재를 위해 그들의 시간의 5% 미만을 소비하기 때문이며, 이사회가 금융 자본을 평가하는 것만큼 인재 확보와 개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무시하는 비용은 조직문화 관리 실패, 주요 경영진들의 이탈, 회사 성과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사들은 경영진이 최고 성과자들을 채용하고, 유지하고, 동기 부여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사회가 먼저 전략과 컴플라이언스 문제에 집중하고 인재 논의를 CEO 승계와 임원 보수 결정에 연계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또한 이사회 구성 및 이사회 갱신에 대한 사전 예방적 접근방식을 반영하여 이사회 구성원들이 경영진이 제시하는 전략적 대안에 건설적으로 도전하는 외부 견해에 기여할 수 있는 관련 지식과 경험을 갖도록 보장해야 한다. 성별, 민족성, 경력 및 사고방식이 다양하게 혼합된 이사회는 독립적이고,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대한 위협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성장의 기회를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성과 이사회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이사회와 경영진 사이의 신뢰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CEO와의 강력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험 많은 의장(Chairperson) 또는 수석 이사(Lead Director)를 두는 것이다. 모든 이사회 의제가 광범위하고 전향적인지 확인하는 것 외에도, 의장 또는 수석 이사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신뢰, 건설적인 담론 및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할 책임이 있다. 고성과 이사회는 장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집합적으로 그리고 개별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측정되는 회사의 가치 있는 자산이 되어야 하는 사명을 반영한다. 여기에는 올바른 인력과 리더십, 올바른 의제, 올바른 정보, 올바른 과정, 올바른 구조, 올바른 문화를 갖는 것이 포함된다.

구조와 구성, 감독 프로세스, 문화, 회사 경영진과 주주들에 대한 가치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인정되는 이사회는 모든 이사회가 열망해야 할 표준이 되어야 한다. 한국 A 미디어 기업의 경우, 고성과 이사회를 구성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콘페리의 BOD의 발전 모델(BOD Progression Framework)에 기반하여 BOD를 구성하였으며, 다양성 차원에서 비유관 산업 출신 이사와 여성 이사를 추가 구성 및 운영하게 되었고, 전략위원회, 감사위원회, 임면 및 보상위 원회 등을 운영하여 이사들의 전문성을 기업 경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규정을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 확보 및 공시 의무 때문만이 아니라, 10여 년 전부터 계속 지적되어오던 거버넌스 관련 문제점들을 겸허하게 검토하고 이를 개혁하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회사의 변화와 혁신은 누구의 강요가 아닌 기업 스스로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임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한국의 기업들은 정부의 강요에 의한 개혁보다는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인식하여 과거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선순환적 접근이 필요하며, 발상 전환하에서 이사회 구성과 운영의 선진화와 경영의사결정의 효율화와 가치창조경영을 실천할 ESG 경영 차원의 선진화된 이사회 구성과 거버넌스 경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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