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5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회사에서의 인력 효율화와 임금인상 인사업무 15년 차인 구팀장에게 주어진 업무는 인력 효율화이다. 구팀장이 다니고 있는 회사는 2008년 이후 5년 연속 매년 -5% 이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2010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1단계인 비용절감 운동을 추진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2011년이 되기 전에 회사는 비상경영 2단계로 중요업무에 집중하고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는 연기 내지는 폐지하였다. 이에 따라 채용도 동결시키고, 모든 교육도 연기시켰다. 하지만 2011년에도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2012년 수출선 다변화 등 적극적인 생존경영 전략을 펼친 끝에 상반기 매출에 있어 상당 부분 호조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 적자였다. 한편 CEO는 인사부서에 비밀리에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지시하였다. 구팀장은 현재 노동조합과 임금협상 중이다. 노동조합은 올해는 회사의 적자폭이 크게 개선되었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4년 동안 임금동결을 감수한 노동자들의 노력을 높이 사야 한다며 200%의 성과급과 5%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사부장과 구팀장은 실무협상을 통해 회사가 아직은 적자상태이며, 생존을 위해서는 조금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노조 간부들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구팀장은 한편으로는 CEO의 지시사항을 수행해야 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를 믿고 5년 동안 임금 동결을 감수하면서까지 생산과 영업현장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 주고 있는 임직원에게 동기부여책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2주가 지났다. 여전히 임금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성과급 200%와 기본급 5% 이상에서 한발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 노조가 최후통첩을 해 왔다. 회사가 3주내에 만족할만한 제안을 하지 못한다면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가 적자탈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외부에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시점에서 총파업만큼은 막아야 한다. 구팀장은 CEO에게 노동조합이 제시한 조건과 함께 3주 후 회사가 제안한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총파업을 하겠다는 노동조합의 입장을 보고했다. CEO는 인력효율화 작업에 대해 묻는다. 사실 구팀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인력효율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인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이는 파국적 노동조합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진행을 하지 않고 있었다. CEO의 강한 질책을 받고 구팀장은 자리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는 노동조합과의 10번째 실무협상 일시를 알리는 협조공문이 놓여 있었다. 3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노동조합에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스러웠다. 인사부장을 불렀다. 인사부장은 이번에는 일정 수준의 노동조합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만 계속한다. 구팀장은 영업과 생산팀장을 찾아가 현장의 정서에 대해 물었다. 5년 동안 회사가 적자상태이다 보니, 구성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심각할 정도로 훼손돼 있다고 한다. 몇몇 핵심인재들에게 경쟁회사의 스카우트 제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벌써 2명의 직원이 이직한 상태라고 한다. 이번 노동조합의 요구 조건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적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5년간의 임금 동결로 이미 경쟁사와의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고, 동일한 상황에서 경쟁사는 지속적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는데 반해 우리 회사가 5년 연속 적자인 것은 경영층의 잘못이 더 크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존차원의 인력 효율화에 대한 얘기는 꺼내보지도 못했다. 영업과 생산팀장은 회사의 제시 조건에 불만이 있을 경우 총파업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회사에 대한 불만은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성과급과 기본급 인상을 종용한다. 인사담당자의 고객은 CEO가 우선이다 『HR Champions』란 책에서 인사담당자의 역할을 크게 4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전략적 파트너이다. 사업전략과 HR전략과의 연계가 가장 중시되며, 미래 사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선행하거나 맞추어 인사정책과 인력운영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둘째, 변화 촉진자이다.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대해 변화의 방향을 알고 이를 제시하며 선행관리하는 역할이다. 셋째, 구성원 옹호자이다. 구성원들의 가려운 점을 파악하여 선행 추진함으로써, 동기부여 시키며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어가는 역할이다. 넷째, 행정 전문가이다.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제도를 기획 수립하고, 적재적소에 적합한 인력을 배치, 유지관리 육성시키는 역할이다. 이러한 인사담당자의 역할은 그가 속한 회사의 성장단계별 수준(창업기이냐 성장기이냐 등)과 회사의 규모(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등)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창업기의 중소기업이라면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보다 행정전문가가 적합할 것이다. 조직을 빠른 시간에 안정시키고 그 토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제도 등 행정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오래된 대기업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제도적 정착보다는 변화관리와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보다 중시된다. 회사가 위기 상황에 있다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전략적 파트너이다. 즉, 생존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한다. 인사담당자의 고객은 CEO와 CEO를 제외한 임직원이다 평상시에 인사담당자는 구성원들의 옹호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시장 가치(경쟁력)가 높아야 한다. 이 구성원의 시장가치를 더 높여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사람이 인사담당자이다. 그러나 회사의 상황이 악화되고 지속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인사담당자는 냉정해야 한다.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CEO를 보좌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결국 전 임직원을 바꿀 수 없다면, 한 명의 CEO를 바뀌거나, 역으로 CEO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CEO만큼 고뇌를 하지는 않는다. 결국 CEO의 어깨 위의 부담을 내려 줄 그 누군가가 인사담당자이다. 인사당당자는 온정과 냉정을 겸비해야 한다 회사에서의 인사담당자는 형이며 또한 동료이고 동시에 고충 상담자이다. 어느 저녁자리에도 인사담당자는 참석이 가능하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고,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좋은 품성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인사담당자는 옳은 판단을 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을 파악하여 역량에 맞는 인사를 구현해야 한다. 만약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중요한 자리의 장으로 추천되면, 끝까지 반대하여 막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한편 조직 생존을 위해 인력감축이 필요한 시기에는 이를 감행하는 결단력을 가져야 한다. 당신이 구팀장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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