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화제를 모은 브래드 피트의 영화 ‘머니볼’은 2007년 메이저리그에서 최하위팀인 ‘오클랜드 애스렉틱스’의 빌리 빈(Billy Beane) 단장이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하버드대 경제학자 영입을 계기로 메이저리그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이다. 오클랜드 에스렉틱스 팀은 빌리빈 단장이 만들어낸 머니볼 이론을 통하여 경기의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하여,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런 풍부한 데이터는 앞의 영화에서의 야구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데이터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축적된 빅 데이터(Big Data)들을 분석ㆍ가공하여 새로운 비즈니스적인 기회로 삼고, 빅 데이터의 잠재적인 힘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세계적인 리서치회사인 가트너(Gartner)에서 빅 데이터를 ‘2012년 조직 및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10대 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지만, 사실 국내의 내로라하는 IT 기업들도 아직 데이터에 대한 관리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상생활이라는 큰 범위가 아닌 하나의 기업 내의 데이터만으로 제한한다 하더라도 인사, 교육, 생산, 구매, 영업, R&D 등 수많은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있다. 그 중에 교육부분만을 예로 들어 어떤 데이터들이 생성되고, 생성된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기업에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먼저 교육과정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과정을 개발하고 나면, 기업 내의 학습 구성원들은 과정에 대한 수강신청, 과정 수강, 학습결과 확인 등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보통 이런 형식의 교육을 형식적 교육(Formal Learning) 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업에서는 이런 형식적 교육 이외에도 OJT(On the Job Training), 멘토링, 학습 동아리, 코칭 같은 비형식적 교육(Informal Learning)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형식적, 또는 비형식적인 교육을 통하여 기업 내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데이터에는 과정 내용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학습 패턴, 팀이나 부서별 학습현황, 핵심인재나 고성과자의 학습 형태, 역량별 과정 현황, 사원들의 학습 관심분야, 성(性)별, 나이별, 직급, 직무 별 학습 현황도 확인이 가능하다. 기업의 교육 담당자는 이러한 자료의 분석을 통하여 기업의 연간교육계획을 구성하거나, 사원의 육성전략, 이동배치, 승진, 경력개발전략, 팀이나 조직의 개발전략 등을 기획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학습효과분석을 통하여 경영성과와 연계하면, 성과 향상 중심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런 좋은 효과들을 얻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e-HRD 시스템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의 교육담당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형식적, 비형식적 교육을 진행하고, 교육의 결과를 추출 및 분석하여 기업 내 교육을 더 스마트하게 진행하고, 교육을 통한 경영성과 기여에 초석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머니볼에서 빌리 빈 단장은 선수 구성위원회 앞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관점을 가지고 사람들을 과대평가합니다. 나이, 외모, 성격 같은 것 말입니다. 하지만 전 오직 데이터만을 볼 것 입니다’ 라는 말을 했다. 혹시 우리 기업교육에서, 아니 우리 기업에서도 아직 이와 같다면, 먼저 지금 당장 우리 회사의 빅 데이터가 무엇인지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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