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oros Fund Management), 코가-콜라(Coca-Cola),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엑슨모빌(ExxonMobil), 머크(Merck), 월트 디즈니(Walt Disney), 암젠(Amge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갭(Gap), 애플(Apple).  열거한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해당 인더스트리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최고의 직장(Best Companies or Best Employers)’ 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위 ‘잘 나가는’ 회사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 기업 모두 ‘매칭 기프트(Matching Gift)’라는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비영리단체의 광고 제작을 도와주는 단체인 GettingAttention이 ‘25개 최고의 매칭 기프트 기업들(25 Best Matching Gift Companies)’을 발표했는데 이들 기업이 1위부터 10위를 차지했다([그림 1] 참조).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은 직원이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면 기업은 이에 대해서 일정 비율로 금액을 매치해 주어서 기부 효과를 배로 만들어 주는 제도이다. 기부금을 받는 외부 비영리단체는 기부금이 커지는 효과를 누리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경영 활동을 넓히게 된다. 물론 정부 정책에 따른 세제 혜택도 따라온다. 기부와 봉사활동을 주도하는 직원은 회사에 대한 만족과 몰입이 올라가고 사회적 선(Social Goodness)을 주도하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매칭 기프트는 직원, 기업, 나아가 사회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선한 프로그램이다. 기존 CSR과 ESG 프로그램들은 직원과는 별개로 회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매칭 기프트는 구성원의 주도하에 기업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직원과 함께 참여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매칭 기프트: 직원 몰입을 올리는 HR 제도 매칭 기프트가 진행되려면 직원의 기부금 혹은 봉사활동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기부금에 따른 매칭 기프트의 예를 살펴보자. A라는 직원이 만원을 B라는 유기견 보호 단체에 기부하면 회사도 만원을 매치해서 총 2만원이 B단체에 전달된다. 이처럼 금전적 기부에 따른 매칭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매칭 기프트를 도입한 대부분 선진 기업은 시간에 대한 매칭도 함께 진행한다. 시간 매칭은 직원이 외부단체에 봉사활동을 진행하면 기업은 이에 대해 일정 금액을 매치하고 이를 다시 기부에 쓰이게 하는 방식이다. 앞에 예의 A라는 직원이 B단체에서 2시간 동안 유기견을 구제하는 봉사활동을 했다면 회사는 시간당 만원으로 총 2만원을 매치해 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매치된 금액은 다시 외부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사용을 제한한다.    앞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칭 기프트는 구성원이 주도하고 회사가 매치를 통해서 뒤따르는 모습이다. 즉 직원 주도형(Employee-driven) 제도이다.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이 직원 몰입(Employee Engagement)를 높이는 HR 베네핏 제도로 분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코네티컷에 위치한 HR 컨설팅 기업 OperationsInc가 2017년 직원 250명 이상 기업의 복리후생 제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상위권에는 ‘학자금 상환(Tuition Reimbursement)’나 ‘교통비 지원(Transit Benefits)’이 차지했다([그림 2] 참조). 흥미로운 점은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직장 내 은행 업무 지원, 법률 자문 서비스, 애완견 보험 지원)과 동일한 등수로 직원 복리후생 프로그램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매칭 기프트는 직원 복지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HR이 주도적으로 도입하고 운영하고 있다.

매칭 기프트: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ESG 제도 매칭 기프트에 대한 다양한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더블더도네이션(doublethedonation.com)’에 따르면 포츈 500대 기업의 65%가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기업이 외부 비영리기관에 제공하는 현금 기부의 약 11%, 금액으로는 약 28억 6천만달러(원화로 약 3조 7천억원)가 매칭 기프트를 통해서 발생했다. 이들 기업들이 매칭 기프트에 적극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ESG 활동을 명확한 숫자에 근거해서 외부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매칭 기프트 제도는 구체적으로 해당 기업이 얼마나 많은 외부 비영리기관에 도움을 주었는지, 얼마나 많은 기부금을 전달했는지, 얼마나 많은 자원봉사 시간을 사회에 환원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을 도입한 기업은 ESG 보고서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보고서를 통해서 매년 얼마나 많은 사회적 선(Social Goodness)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직원, 주주, 고객, 투자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에게 알린다. [그림 3]은 애플이 발표한 ‘Apple’s 2022 ESG Report’에서 매칭 기프트의 성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이다. 애플은 매칭 기프트를 도입한 2011년 이후로 회계연도 2021년까지 7억 2,500만 달러(원화로 약 9,300억원)의 현금을 3만 9천 개의 비영리단체에 전달했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1억 2천만 달러는 2021년 한 해에 기부된 금액이다. 또한 2011년 이후 애플 직원은 외부 봉사활동 참가를 통해 200만 시간을 누적했고, 2021년 한 해에만 25만 6천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체 기부에 참가한 애플 직원은 4만 5천명이 넘는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기를 원하는 애플에게 매칭 기프트는 매우 중요한 ESG 제도인 것이다.

Z세대가 선호하는 매칭 기프트 ‘더블더도네이션’이 ‘러셀 1000(미국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칭 기프트를 도입한 기업 숫자가 지난 3년 동안 매년 11.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매칭 기프트는 1950년대 시작해서(정확히는 1954년 GE에서 최초 도입)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이 프로그램이 기업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한 시점은 최근 15년 안팎이다.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첫째는 앞서 살펴봤듯이 직원 만족과 ESG 경영이 부각되는 기업 환경 변화이다. 자연스럽게 기업경쟁력과 지속가능성 증대를 위해 HR과 ESG 효과성을 모두 지닌 매칭 기프트가 최적의 프로그램으로 부각되었다. 둘째는 IT 발전으로 전문 소프트웨어를 통해 매칭 기프트 제도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에 회사는 매칭 기프트 도입만 결정하고 나머지 프로그램 실현은 외부 전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끝으로 새로운 인구 집단인 Z세대가 본격적으로 기업에 진출한다는 사실도 매칭 기프트 도입에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Z세대는 전세계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2025년까지 미국 근로자의 24%를 구성할 전망이다. 당연히 기업은 Z세대의 만족과 몰입, 그리고 리텐션을 위해 이들과 맞는 프로그램을 찾고 도입하려 한다. Z세대 특징은 디지털, 소셜미디어, 유연성, 멀티태스킹, 다양성, 능동적 소비, 자기표현 등이다.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윤리적 세대라는 점이다. 즉 Z세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윤리적 소비에 중요한 가치를 두는 집단이다. 매칭 기프트 프로그램이 지닌 사회적 선과 공공의 가치 증진이 Z 세대와 잘 맞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 Z세대에 대한 조사도 동일한 경향을 보여준다. 2023년 2월 한국리서치는 Z세대와 윗세대에게 세 가지 주제(성향,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 직업 선택 시 고려하는 기준)에 대해 동일한 질문을 하여 세대 간 차이를 파악했다. Z세대에게는 ‘본인의 특성과 더 가까운 것’을 선택하게 했고, 윗세대에게는 ‘Z세대의 특성과 더 가까운 것’을 선택하게 했다. 만약 둘의 응답에 큰 차이가 없다면 Z세대에 대한 세대 간 의견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지만, 둘의 응답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윗세대가 Z세대를 오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림 4]는 직업 선택 시 고려하는 기준에 대한 결과이다. Z세대가 직업 선택 시 수입, 적성과 흥미, 근무 환경, 성장 가능성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데에는 Z세대의 생각과 윗세대의 평가가 일치하였고, 대외적 인지도, 보람 및 자아실현 등에 대해서도 인식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큰 차이가 난 항목은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이다. Z세대의 66%가 직업 선택 시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반면, 윗세대에서는 49%만이 Z세대가 직업 선택 시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였다. 해석하면 한국 Z세대도 윤리적 세대의 특징을 지니지만 윗세대는 본인의 색안경으로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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