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4일제, HR이 챙겨야 할 이슈는?
인터뷰 - 조용래 엔돌핀커넥트 대표

설립 1년 반 만에 하이퍼캐주얼 게임 18종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엔돌핀커넥트.
짧은 시간 양질의 게임을 개발하며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배경에는 설립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4일제가 있다.
엔돌핀커넥트는 게임업계 인재영입 수단으로뿐 아니라 인재들이 오랫동안   즐겁게 게임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창립 이후 월요일을 휴무일로 하는 주4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조용래 엔돌핀커넥트 대표는 “오랜 시간 게임업계에 근무하며 정작 게임 만드는 사람이 즐겁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봐왔다”며 “주4일은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주어진 3일의 휴일은 온전히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아 업무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래 엔돌핀커넥트 대표. 사진=김혜리 기자

엔돌핀커넥트 소개를 부탁한다.

엔돌핀커넥트는 2021년 3월 설립된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사다. 글로벌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달고나 마스터> 등 하이퍼캐주얼 게임 18종을 개발/서비스하고 있고, 네이버웹툰 <어글리후드> IP를 활용한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 게임의 한국 마켓 서비스를 지난 6월 29일 시작했다. 하이퍼캐주얼 게임 경험을 캐주얼 게임에 접목해 월 2개의 게임을 선보이는 빠른 개발력과 유행 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주4일제를 도입한 배경은.

창업을 준비하면서 인재 영입의 수단이자 영입된 인재들이 오래 함께 게임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장치로 생각하고 적극 도입했다. 
채용 공고에는 주4일제 도입 이유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고 이 때문에 제도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이 주로 지원한다. 게임업계 인력난에도 지원자가 꽤 많다.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1년 넘게 채용을 진행한 결과 지원자의 80% 이상이 주4일제의 장점 때문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주4일제가 조직 DNA로 내재화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주4일은 열심히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3일의 휴일은 ‘노 터치’ 하는 것이 회사의 룰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휴일에는 회사 메신저나 메일로 찾지 않기, 퇴근 후에도 찾지 않기 등 업무 시간과 비업무 시간의 분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게임 개발 초기 열정이 과해 몰래 야근을 시도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당시 공지를 통해 야근은 장려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룰을 망치는 행위이고, 회사의 가장 큰 가치관을 어기는 것임을 알리기도 했다.

어떤 방식으로 주4일제를 운영하고 있나.

직원들은 토~월요일까지 휴무하고 나머지 주4일은 하루 9시간, 총 36시간 근무제도로 운영한다. 스타트업이기에 주4일제라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해  하루 근무시간을 9시간으로 하는 등 조금 보수적으로 시작했다.
주4일제는 총 3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1단계로 36시간 근무제의 주4일제다. 2단계와 3단계는 주 32시간 제도, 그리고 현재 월요일 일괄 휴무가 아닌 직원들이 원하는 요일을 매주 선택할 수 있는 주4일제로 나가려고 한다.
모두가 같은 요일에 휴무를 하면,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같은 직군의 휴무가 겹치지 않도록 해 실시간 서비스에 대응하려 한다. 선택적 요일 주4일제는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진행했던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의 80일 베타 테스트 기간 중 시범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잘 운영됐다.

엔돌핀커넥트 직원들. 사진=엔돌핀커넥트 제공
엔돌핀커넥트 직원들. 사진=엔돌핀커넥트 제공

주4일제 도입 성과를 이야기해준다면.

실제로 창업 1년이 막 지난 회사가 현재 18개의 게임을 자체 개발 및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주4일제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 많은 인재가 회사에 지원했고, 이런 직원들을 영입해 운영하다보니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5일제 회사로 다시 이직하기 어려울 거 같다”와 같은 반응으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엔돌핀커넥트의 주4일제는 한마디로 ‘일할 땐 일하고 놀 땐 놀자’인데 이 문구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경영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의지를 임직원에게 꾸준히 알리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다른 회사도 하니까, 좋아 보이니까 도입하는 것보다는, 주4일제 도입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서서히 도입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3단계에 걸쳐 주4일제 도입을 진행하는 것처럼, 현재 회사의 규모와 임직원의 마음가짐에 맞게 한걸음씩 나가는 걸 권한다. 주4일제 를 위해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내부 임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가장 큰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4일제로 가능한 직원들의 업무량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를 도입하며 이로 인해 생기는 업무 공백에 대해 미리 예측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근무 시간은 줄었는데, 근무량은 이전과 비슷하다면 운영에 큰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일하기 좋은 일터 구현을 위한 향후 계획은.

현재 임직원의 70%가 회사의 주주다. 앞으로 회사의 성과를 나누는 것에 더 주력하고 싶다. 그래야 좋은 분들이 회사를 함께 키워나갈 수 있을 거라 본다. 재택 근무로 따분해지는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워케이션, 즉 전국 한 달 살기 근무 제도 도입도 준비 중이다.
회사 이름에 ‘커넥트’를 담은 것은 언젠가 전 세계 사람이 즐기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다. 단순히 고객 뿐 아니라 직원 모두가 전 세계에 흩어져 열심히 일하며 즐기는 문화를 구현하고 싶다. 10년 뒤면 한국에 주4일제가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때 엔돌핀커넥트는 주3일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주4일제는 어려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 운영하면 회사의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스타트업은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기업이다. 엔돌핀커넥트가 주4일제로도 꼭 살아남는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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