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4일제, HR이 챙겨야 할 이슈는?
인터뷰 - 문주희 휴넷 인재경영실장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7월 1일부터 매주 금요일 모든 임직원이 휴무하는 전면 주4일제를 실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근무 제도를 선도해 온 휴넷은 지난 2년 여간 시행한 주4.5일제 기간 동안 매년 20% 이상의 실적 성장을 이뤘고, 올 상반기에는 주4일제 시범운영과 임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제도의 장점과 개선사항을 파악하며 전면 주4일제를 준비했다.
문주희 휴넷 인재경영실장은 “휴넷의 주4일제는 급여는 100% 받고 근무시간은 80%이지만 성과는 100% 이상 내는 우리 기업의 핵심가치 Arete(탁월한)를 구현하는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며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결코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최강 조직을 위해 ‘or’가 아닌 ‘and’를 추구하며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도로 주4일제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주희 휴넷 인재경영실장. 사진=휴넷 제공
문주희 휴넷 인재경영실장. 사진=휴넷 제공

주4일제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휴넷은 2019년 말부터 금요일은 4시간만 근무하는 ‘주4.5일제’를 시작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반신반의하며 도전적인 마음이 컸지만, 2년여 기간 동안 주4.5일제를 운영하면서 우려와 달리 직원들이 금요일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충분한 재충전과 더불어 직원 행복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4.5일제가 시행된 최근 3년간 매년 실적이 20% 이상 오르며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인재 채용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성장률과  업무 성과 등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아졌기에 과감하게 전면 주4일제를 시행하게 됐다.
앞으로 주4일제를 통해 직원들이 창의적으로 혁신하고 더 신나게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운영 중인 휴넷의 주4일제를 소개한다면.

매주 금요일을 전체 휴무일로 하고 있으며, 금요 휴무일은 출근하지 않고 자유롭게 휴식과 성장의 시간을 통해 의미 있는 나만의 하루로 만들어 가는 ‘마이데이(My Day)’라고 부른다.
연차 소진, 급여 삭감 등이 없는 온전한 주4일제이며, 이와 함께 기존의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무제한 자율휴가제, 안식휴가제 등 앞서 시행 중인 근무・휴가제도도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고객접점 부서 등 일부 부서는 금요일 당직 인원을 배치해 휴무일을 다르게 적용하는 등 부서 상황에 맞게 유연한 4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4일제 전면 도입을 준비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성공적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선 리더와 직원, 동료 직원 간 등의 ‘신뢰’라고 본다. 상호 신뢰의 기반에서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높은 생산성과 업무 몰입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휴넷은 네 가지 측면에서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아웃풋 수준에 타협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하자는 주4일제의 목적과 원칙을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원칙처럼 자율을 주는 만큼 스스로 책임을 지는 문화를 지키고자 한다.
둘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려 한다. 주4일제 전면 시행 전 회의 일정을 줄이거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조율하는 작업도 미리 진행했고, 불필요한 일을 과감하게 없애거나 전략적으로 폐기하는 노력,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핵심이기에 이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생산성 강화 교육도 가졌고, 팀/사업부별, 전사 차원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목표과제를 수립하고 적극 해결해 나가고 있다.
셋째, 소통과 공유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유연하게 근무하는 환경에서는 공유가 중요하기에 팀원 간 매일 아침 스크럼을 통해 업무현황과 일정을 공유하는 등 소통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사 협업 솔루션을 새롭게 도입해 더 빠르고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풋이 아닌 아웃풋으로 평가하고 자율에 맡기되 엄격하게 성과관리를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시 성과관리, ‘1on 1 미팅’ 강화 등 리더십 변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제도 도입 준비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가장 어려운 점은 부서별, 직무별 상황이 다른 부분이었다. 특히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 프로젝트 과제 중심으로 운영하는 조직 등에서는 금요일 전체 휴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HR 차원에서 하나하나 기준이나 조건 등을 제시하기 보다는 현업 자율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향으로 조율할 수 있었다. 부서별 특성을 존중해 현업 팀에서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휴넷 직원들의 업무 모습. 휴넷은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부서별로 주4일제 시범운영 후 직원 설문조사를 가졌다. 그 결과 우선 완전 자율로 월~금요일 중 각자가 자유롭게 하루를 쉬는 마이데이를 선택할 경우 일주일 내내 혼란과 생산성 저하 우려가 있고 협업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휴넷 제공
휴넷 직원들의 업무 모습. 휴넷은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부서별로 주4일제 시범운영 후 직원 설문조사를 가졌다. 그 결과 우선 완전 자율로 월~금요일 중 각자가 자유롭게 하루를 쉬는 마이데이를 선택할 경우 일주일 내내 혼란과 생산성 저하 우려가 있고 협업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휴넷 제공

제도 도입 전 직원 의식조사도 실시했다. 결과는 어땠나.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부서별로 주4일제 시범운영 후 직원 설문조사를 가졌다. 그 결과 우선 완전 자율로 월~금요일 중 각자가 자유롭게 하루를 쉬는 마이데이를 선택할 경우 일주일 내내 혼란과 생산성 저하 우려가 있고 협업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원들 스스로의 진단임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주4.5일 대비 생산성이 ‘낮아졌다’ 10.6%, ‘비슷한 수준이다’ 33.6%, ‘높아졌다’ 54.8%로 주4일제가 생산성을 높이는데 더 긍정적이라는 결과도 얻었다.  특히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마이데이에 휴식해 업무 집중도가 향상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울러 팀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그라운드룰이나 운영기준을 수립하게 했는데 제약사항을 팀 내부적으로 많이 둔 일부 팀의 경우 만족도나 운영의 효과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참고해 최종적으로 자율적인 요일 선택보다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것이 몰입도와 생산성을 높인다고 판단했고 직원들이 가장 많이 택한 금요일에 전 직원이 쉬는 것으로 결정했다.

주4일제 외에도 혁신적인 인사제도를 운영 중이다.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유연한 근무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2014년부터 시행한 시차출퇴근제도 초기부터 결재 등 기안 없이 매일 자유롭게 시간을 변경할 수 있고, 부여된 휴가 일수에 관계없이 개인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자율휴가제(2017년), 주1회 자율 재택근무제(2021년), 5년 근속시마다 1개월의 유급휴가를 지원하는 학습휴가제(1999년)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연근무제 외에도 절대평가 및 셀프 승진추천제 도입(2016년), 직원행복기금 신설(2018년), 퇴사보너스 제도(2016년) 등 실험적인 인사제도들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혁신적인 인사제도 도입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궁금하다.

주4일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외부 경기침체가 확실한 비상 국면인데 지금 꼭 시행해야 하느냐는 우려가 내외부로 많았다. HR, 임원, 팀장급 리더진 등 모두 두려움이 크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이 직원들을 신뢰하고 과감한 결정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월~목요일 4일 동안 125% 이상 집중해 일하면 주5일 근무보다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기존 주4.5일제 도입 이후 자율과 책임의 문화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던 것처럼, 주4일제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여줄 거라는 믿음이 바탕이 됐다.
또한 휴넷의 핵심가치 중 하나는 ‘모범(Lead the Way)'다. 회사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타의 모범이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4일제가 주5일 근무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에도 주4일제가 확산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최고경영진의 메시지가 있었고 이에 대해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직원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휴넷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휴넷의 경쟁력이자 가장 중요한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로 학습문화를 손꼽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업무 시간에도 언제든지 학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제도로는 ‘휴넷 유니버시티(Hunet Univsersity)’ 교육 플랫폼을 기반으로 직원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다양한 학습경험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전 임직원 대상으로 매주 1회 외부명사를 초청하는 ‘혁신아카데미’도 2006년부터 16년째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워크플로우 러닝과 직원 간 상호 학습공유 등이 중요해지기에 리더십저니 및 온보딩저니 운영, 러닝메이커를 활용한 자발적 콘텐츠 공유 등 교육의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주4일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모범사례다. 근무시간 단축을 계획하는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

제도의 전면 도입에 앞서 일정 기간 시범운영을 통해 우리 회사와 조직에 가장 적합한 운영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넷의 경우 시범운영을 통해 업무 협업체계, 대응 이슈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예상 문제를 점검하고 직원 의견도 적극 수렴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HR에서도 디테일하게 제도 설계를 잘하는 것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조직별 자율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4일제를 통한 재충전 시간이 더 높은 업무 몰입도와 탁월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 직원들이 더 신나게 일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을 믿고 철저한 자율과 성과 중심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하기 좋은 일터 구현을 위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휴넷은 직원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복경영’을 중요 경영철학으로 생각하고,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생활을 통해 일에 더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율과 책임의 문화로 ‘일하기 좋은 회사, 구성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대변혁기 시대 사람/조직관리, 일하는 방식과 문화 등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따라 미래 조직의 중심이 되는 MZ세대들이 더욱 성장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신(新) 인사체계 변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인의 특성과 강점에 주목해 ‘정, 흥, 끼’ DNA를 잘 살려 조직 내 긍정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4일제가 제도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4.5일제를 도입한 기간 역대 최고의 실적과 성과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주4일제 도입 후에도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고 직원과 회사가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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