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소장]

1. 기업가치의 산정방식이 바뀌고 있다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의 이동 2019년 6월, 애플의 시가총액이 단 하루 만에 10조원이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갑자기 10조원이라는 돈이 사라지자 애플은 패닉에 빠졌고,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의아해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무엇이 애플에 이런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일까? 원인은 애플의 디자인 최고책임자인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의 퇴사 보도였다. 아이브는 애플에 30년 가까이 근무한 디자인 분야의 최고책임자이다. iMac, iPhone 등의 히트 상품이 모두 그의 손에 의해 나왔으며, 애플 부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퇴사 보도로 애플의 기업가치가 10조원 떨어진 것이다. 시장은 아이브라는 인재가 가진 디자인 능력에 10조원의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이것은 ‘인적자본’이 기업가치의 원천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애플만이 아니라 세계의 일류기업들은 확실히 ‘인적자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적자본을 활용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점점 더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세계의 시가총액 랭킹을 한번 살펴보자. 2022년 기준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메타처럼 소프트웨어나 플랫폼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들 기업은 인재, 지적재산과 같은 무형자산으로부터 가치를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인적자본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가진 특성이나 능력에 의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2005년의 랭킹과 비교해 보면, 유형자산에 강점을 가진 제조업이나 금융업의 후퇴가 눈에 띄게 두드러짐을 알 수가 있다.

무형자산에 투자를 늘리는 선진국 인적자본(Human Capital)은 사람의 지식과 능력을 ‘가치를 생산하는 자본’으로 파악하는 개념으로, 관련하여 최근 새로운 기업평가의 중요한 공시기준의 하나로 ‘인적자본 ROI’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인적자본 ROI’가 국제규격으로 정해져 글로벌 수준에서의 데이터가 정비되는 추세로, 그 배경이 되는 것이 2008년 9월 발생한 리먼 브러더스 사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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