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영국의 노동 시장 유연성)

최근 몇 년간 AI를 중심으로 불어온 기술의 발달은 이미 기업들로부터 대체 가능한 인력들의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기술의 활용도가 높은 IT 기업들은 조직 개편을 위해 이미 수만명의 기존 직원들을 해고(layoff) 하였고 또 추가적인 해고가 예정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사람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기술에 의해 해고되지 않거나, 혹은 어떻게 하면 기술을 활용해 고용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에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 단위의 대처와는 별개로 현재 여러 노동시장의 거시적인 흐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이 다양한 노동·고용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적인 확산에 중요한 요인이다. 비즈니스의 여러 요소 중 인적자원과 관련된 부분은 해당 시장 인력의 민첩성과 유연함, 즉 비즈니스가 속한 국가의 민족적 가치관과 문화, 정치적 요소로부터 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 시장을 살펴봄으로써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거나, 주요 비즈니스 이해관계자에 타국의 고객이나 비즈니스 파트너가 섞여 있는 경우, HR 담당자가 이러한 국가간 노동 시장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는 또한 비즈니스 인력 관리에 있어 전략적 계획과 운영 효율성의 중요한 측면이기도 하다. 노동 시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것은 기업(고용주)과 직원 간의 사적 계약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슈들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국가의 정책 및 거시 경제적 측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고라고 다 같은 해고가 아니다 노동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해고와 관련된 규정 및 용어에 대해 잠시 정리하고자 한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한국에서 해고라는 용어가 직원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모두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영어 표현으로는 Dismissal, Fire, Layoff 등 다양하게 있다. 각각의 차이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고용주는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 한해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단시간 근무로의 변경을 제안할 수 있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함부로 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사정으로 인해 직원에게 업무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직장에 출근하지 말아달라고 하거나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제공하는 것을 레이오프(lay-off)라 할 수 있다. 고용이 완전히 종결되는(terminated) 해고는 아니지만 비즈니스 사정에 따라 주당 근무시간이나 급여를 줄이는 것을 단시간 근무(short-time working)라고 한다. 만약 기업 입장에서 직원에 대하여 제공할 업무가 충분하지 않아 인원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리해고, 즉 영어로 redundancy라 표현한다. 쉬운 예로 Covid-19 때 항공 산업이나 여행업에서 일거리가 없어 직원들에 대한 고용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환경이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경우, 정리해고(redundancy)를 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필수 고급 인력, 예를들어 장기간의 충분한 훈련이 필요한 시니어급 파일럿이라든지 인력 대체나 해고가 쉽지 않은 직무의 경우 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lay-off나 short-time working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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